주간동아 655

2008.10.07

문답 여기저기 많이 쓰이는 ‘Point’

품위 있게 대화하는 간접화법 Part 3

  • 조인직 동아일보 기자·미국 컬럼비아대 MBA 과정 재학 중 cij1999@donga.com

    입력2008-10-01 1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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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답 여기저기 많이 쓰이는 ‘Point’
    이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는데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은 거의 교수와 학생의 쌍방향 대화로 진행된다. 교수는 이건 어떻게 생각하냐, 저건 어떠냐고 물어보면서 수업의 90%를 보내다가 마지막 10분 정도를 남기고야 ‘wrap(정리)’ ‘recap(재차 정리)’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이나 용어들을 해설해준다.

    토론이 필요 없어 보이는 통계학 같은 과목에서도 교수들은 Feel free to interrupt(언제든 끼어들어 이야기해라)나 Any questions so far?(여기까지 한 것 중에 질문?)를 수시로 외쳐댄다.

    학생들은 주제에서 빗나간 말도 의외로 많이 한다. 하지만 미리 서두에 자락을 깔아놓는다. “I think it’s a little bit off topic, but~(약간 토픽에서 벗어난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Just out of curiosity(그냥 호기심에 여쭙는 말씀인데요)”라면서 자신이 묻고 싶었던 말을 꺼낸다. 약간 타이밍을 놓쳤지만 좀전에 논의됐던 주제에 대해 한마디를 더 얹으려면 보편적으로 “Going back to the previous question, I would argue that~(아까 질문으로 돌아가서, 저라면 이렇게 주장하겠어요)”라고 풀어나간다.

    교수가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에 딱 꽂히는 말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맞장구는 우리도 평소에 응용해볼 만하다. “Exactly, very well put(바로 그거야. 아주 말 잘했어)” “You are making an excellent point(아주 정확한 지적이야)” 등이 노상 들리는 말이다.

    ‘Point’는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에 많이 쓰인다. 질문의 핵심을 잘못 알아들었을 때 “Sorry, I didn’t get your point(미안하지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라 하고, 진도는 나가야 하겠는데 학생들이 자꾸 발언권을 요청할 때 교수들은 “Let me come back to my point first(일단 내가 하려던 거 말 좀 할게)”라며 주의를 환기한다.



    교수들이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고 난 뒤, 왠지 학생들이 못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는 “Are we together?(내 말 알아듣겠니?)”라고 물어본다. 그래도 확신이 안 서면 “Don’t fall behind. You need to catch up(뒤처지면 안 돼. 잘 따라와야지)”라고 강조한다.

    수업시간에 눈에 띄게 ‘과묵한’ 필자는 class participation(수업참여) 점수가 너무 깎일까봐 “원래 남들 앞에서 발표를 잘 못하는데 어떡하죠”라며 교수에게 동정표를 구한 적이 있다. 교수는 “Thanks for bringing this to my attention. We’ll try to find a way to get you involved(그 이슈에 대해 내가 관심을 기울이게 해줘서 고마워. 우리 함께 네가 수업에 더 잘 참여할 방법을 찾아보자)”라며 상냥한 코멘트를 날렸다. 언제든 학생들이 교수에 대한 강의 평가(feedback)를 부학장 등에게 e메일로 보낼 수 있어서 그런지 교수들도 친절한 편이다. 수업시간 말미에 교수가 교실 뒤의 벽시계를 보며 하는 말은 세계 어디나 비슷하다. “Okay, we are running out of time(자, 이제 끝낼 시간이 다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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