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5

2008.05.13

알로에 세계경영 날개 달았다

유니베라 중국 하이난 알로에 가공공장 준공 … 밭에서 완제품까지 토털 생산체제 구축

  • 하이난 = 주영권 동아일보 출판국 시사디자인팀 기자 joo123@donga.com

    입력2008-05-07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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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로에 세계경영 날개 달았다
    알로에가 세간에 널리 알려진 지는 20~30년. 하지만 그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알렉산더 대왕 때부터 상처 치유에 쓰였고,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알로에즙을 외상 치료에 사용했다고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허약한 어린이들에게 이롭다’고 적혀 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전 세계에 약 300종이 있는 식물 알로에.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에게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사랑받는 알로에의 원료시장을 한국 기업이 석권하고 있다. 2006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명(社名)을 바꾼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총괄대표 이병훈)가 그 주인공이다. ‘오직 하나의 진실’이란 뜻의 유니베라는 전 세계 알로에 원료시장의 40%(2003년 기준 수출액 2000만 달러)를 40개국 700여 개 기업에 공급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알로에 원료시장 점유율 50% 끌어올려

    그렇다면 유니베라는 알로에를 어디서 재배할까? 기후조건이 잘 맞지 않는 데다 좁은 우리나라 땅에서 그 많은 양의 알로에를 재배하긴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니베라는 일찌감치 해외농장 개척에 눈을 돌렸다. 현재는 미국 텍사스, 멕시코 탐피코, 러시아 연해주, 중국 하이난 등에 모두 3457만8666㎡(1046만평)의 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농장 개척 20년 만에 1000만평 시대를 연 것. 이는 여의도 면적의 4.1배에 달한다.

    유니베라 해외 농장 가운데 최근 조성된 곳으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중국의 하이난다오(海南島)다. 하이난다오는 연평균 기온이 25℃인 아열대성 기후와 천혜의 관광 및 휴양 여건을 갖춘 곳으로,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중국의 하와이’다. 이곳의 기후는 알로에 재배에 최적의 조건. 또한 농장에서 재배된 최상의 원료로 만든 알로에 제품을 단시간에 아시아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리적 편리성도 지녔다. 농장 견학과 접목한 관광객 유치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베라는 하이난다오에서의 농장과 공장 준공으로 세계 알로에 원료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유니베라의 하이난다오 전략 중심에는 ‘알로콥 차이나’와 알로에 테마파크 ‘알로에 남양’이 있다. 알로콥 차이나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알로에 공급기지로 2000년에 만든 현지법인. 4월23일 알로콥 차이나의 알로에 가공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이로써 유니베라는 하이난다오에서 알로에 재배부터 제품화까지 전 공정을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가공공장 준공식 취재를 위해 하이난다오에 도착한 때는 현지 시각으로 4월22일 0시30분. 공항에서 계절을 앞서가는 후텁지근한 공기가 기자를 먼저 맞았다. 하이난다오는 3만4000km2의 면적으로 미국 하와이와 같은 위도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의 11배, 한국의 3분의 1 크기다. 중국 경제특구로 지정돼 교역은 물론 외국기업의 투자도 활발히 이뤄져 섬 전체에 생기가 넘친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알로콥 차이나 농장. 차를 타고 야자수 숲 속을 한동안 달리자 넓은 평지 위에 알로에 농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던 알로에 농장이 드넓게 펼쳐졌다. 마치 깊은 숲 속에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이랄까.

    두툼하고 싱싱한 알로에 베라 잎은 심고 난 후 2년째부터 수확할 수 있다. 8주마다 한 번씩 따줘야 더욱 잘 자란다고 한다. 키가 작은 알로에(30~40cm)와 다 자란 알로에(50~60cm)가 널따란 평지 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알로에 세계경영 날개 달았다

    중국 하이난다오에 자리한 알로에 농장 전경.

    큐매트릭스 공법으로 신선도와 기능 강화

    알로콥 차이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은 각별하다. 농장을 가로지르는 고속화철도가 건설되고 있는데, 알로콥 차이나 이름을 딴 역사(驛舍)가 지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알로콥 차이나는 지난해 하이난다오의 최대 경쟁력 보유 30강 기업으로, 현지법인 한상준(47) 사장은 하이난 10대 경제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준공식에는 중국의 고위관료들을 비롯한 현지 주민이 대거 참석해 알로콥 차이나의 위상과 지역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 공장의 준공은 4세대 알로에 공법인 큐매트릭스(Q-matrix)의 완성을 의미한다.

    1세대 알로에가 생초에서 즙을 짜는 수준이었다면, 2세대 알로에는 안전과 위생이 크게 보완된 TTS 공법으로 생산된 알로에를 말한다. 현재 생산되는 3세대 알로에는 PAD 공법을 통해 생초보다 3배 더 효과가 좋은 액티브 알로에다.
    알로에 세계경영 날개 달았다

    4월23일 알로에 가공공장 준공식에서 유니베라 이병훈 사장은 “해외 농장을 일군 20년이 블루오션 경영이었다면 앞으로는 친환경·웰빙·신농업기술을 접목한 그린오션을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4세대 알로에를 생산할 큐매트릭스 공법은 한 가지 기술과 설비가 아닌, 과학적으로 진보된 공법이다. 공정의 효율성을 증대한 TTS 공법, 면역력과 기능성을 증대시킨 MAP 공법, 영양소와 유효성분을 유지하는 RWD 공법이 조합된 세계 최고의 기술공정인 것. 이렇게 생산된 4세대 알로에는 타 공정법으로 생산된 제품보다 신선도와 유효성분 유지 면에서 탁월하다. 실제로 기존 제품보다 알로에 다당체가 10% 증가했으며, 비타민C 등 유효성분의 유지가 높아 알로에의 기능성이 크게 증대된 것. 친환경적 시스템으로 알로에의 신선도와 기능성을 크게 강화한 셈이다.

    하이난다오에서의 가공공장 준공으로 유니베라는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자리를 굳혔다. 30여 년간의 노력이 알로에를 심는 것이었다면 이젠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을 맞은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중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쓴잔을 마셨다. 유니베라의 경우 중국 하이난다오 현지 주민들을 채용해 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윈-윈 전략으로 중국 정부 및 지역에서 좋은 인심을 심어 알로콥 차이나를 세울 수 있었다.

    유니베라 관계자는 “중국 하이난다오 농장과 가공공장 준공으로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데 힘을 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새로운 생산 공정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능이 좋은 알로에를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자연의 혜택을 인류에게’ 전하는 인간과 친환경 중심의 유니베라 정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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