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5

2008.05.13

정확한 국가통계 있어야 선진국으로 간다

미국, 연방통계 예산으로 연 6조원 투자 … 일본·호주 통계인프라 강화에 총력

  • 전종우 한국통계학회장·서울대 교수(통계학)

    입력2008-05-07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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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국가통계 있어야 선진국으로 간다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일반인들. 통계는 사회구성원 간의 진지한 토론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다.

    통계란 자연현상, 경제현상 등을 포함한 제반 사회현상을 숫자로 계량화한 정보다. 여기서 사회현상은 각자 인과관계를 가지고 끊임없이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뜻하는데, 통계는 이 과정을 포착한 사진과도 같다. 따라서 사회현상을 계량화하는 데 통계보다 유용한 수단을 찾긴 어렵다. 이런 점에서 통계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의 기초 자료가 된다.

    통계 중에서도 국가기관이 국가 운영을 위한 기본 정보로서 중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통계를 ‘국가통계’라 한다. 국가통계는 국가사회의 통합을 위해 필수적인 정보다.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구성원 간의 진지한 토론이 중요한데, 이는 현상(fact)을 제대로 파악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리고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국가통계다.

    국가 선진화를 위한 효율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며, 이에 대한 사후적 성과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적절한 정책 수립은 현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라는 토대가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정책의 성과평가 또한 정책이 설정한 목표 달성 정도를 계량화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정책의 효과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평가 자료는 다음의 새로운 정책 수립에 환류됨으로써 정책의 품질을 높일 것이다.

    정확한 통계 없인 적절한 정책 수립 불가능

    국정 운영에서 통계가 갖는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선진국들은 국가통계를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고 통계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미국은 매년 연방정부통계 예산으로 6조원 정도를 투자한다. 일본은 최근 ‘통계행정의 새로운 전개 방향’을 범정부 차원에서 수립해 중장기 통계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등은 최근 통계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이다.



    영국 호주 등 선진국들의 통계청은 ‘건전한 사회적 토론의 토대 제공’을 기관의 미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국가통계의 획기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국가 발전과 국가 기능의 다양화, 경제활동의 복잡화, 국민 욕구와 사회적 가치관의 다양화로 앞으로도 통계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통계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개선, 발전돼야 할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 국가통계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통계에 대한 이해와 관심 부족, 그리고 좋은 통계의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조직, 인력, 예산)의 부족에 있다. 앞으로 국가통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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