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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 특파원의 중국 차세대 지도자 열전|(20) 장바오순(張寶順)

뱉은 말 반드시 실천 퇀파이의 핵심

산시성 당서기, 탄광 등 현장 챙기기… 한직 돌면서도 탁월한 업무능력 발휘

  •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뱉은 말 반드시 실천 퇀파이의 핵심

뱉은 말 반드시 실천 퇀파이의 핵심

장바오순(張寶順).

지난해 1월 장바오순(張寶順·58·사진) 산시(山西)성 당서기 겸 인민대표대회 주임은 새해 첫 외부 행사로 산시성의 큰 탄광 중 하나인 자오메이(焦煤)그룹 산시석탄전기공사를 찾았다. 갱도 입구에서 막장까지는 무려 8km. 탄차(炭車)를 타고 7km를 들어간 뒤 다시 1km를 걸어야 석탄을 캐는 작업장이 나온다.

석탄은 중국이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다. 2006년 중국의 석탄 에너지 비중은 69.4%로, 석유의 20.4%보다 3.5배 많다. 이처럼 중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의 4분의 1이 산시성에서 채굴된다. 2006년 생산한 23.73억t 가운데 5.81억t이 산시성에서 채굴됐다. 산시성은 중국의 석탄 보고(寶庫)인 셈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광부들의 안전이다. 연간 탄광사고로 사망하는 광부가 산시성에서만 500명에 이른다. 2006년 중국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한 광부는 4746명. 그나마 6000명 선을 계속 웃돌다 2005년부터 줄어든 숫자다. 장 서기가 새해 벽두부터 탄광을 찾은 것도 바로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안전하게 일하고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는 얼굴이 까마귀처럼 검어진 광부들을 바라보며 안전을 제일로 강조했다. 매일 한두 명꼴로 숨지는 산시성의 탄광사고 사망자 수가 크게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501명이던 사망자 수는 2003년 496명, 2006년 476명 등으로 해마다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탄광이 갈수록 노후화해 지하갱도의 길이가 늘기 때문이다.



중국 석탄 寶庫 지역 광부 안전 최우선

하지만 중국 전체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산시성의 탄광사고 사망자가 전국의 10분의 1이라는 점에서 다른 성보다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장 서기 하면 많은 사람들은 ‘약법삼장(約法三章)’ ‘삼불(三不)’ ‘삼계(三戒)’를 떠올린다. 약법삼장은 자신에 대한 경계다. 삼불은 자신과 부하직원에게 동시에 주문하는 내용이며, 삼계는 부하직원에 대한 당부이자 경고다.

약법삼장이란 중대 사업이나 중요 자원,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은 절대로 혼자 심사하거나 허가하지 않으며, 친구든 친척이든 근무지에서 장사· 투자 등 경제활동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며, 절대로 권력을 무기로 뇌물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삼불이란 작게 열 수 있는 모임은 크게 열지 말고, 짧게 할 수 있는 대화는 길게 하지 않으며, 간편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모임은 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삼계란 감독한답시고 주민을 괴롭히지 않으며, 심사·허가를 한답시고 뇌물을 받지 않으며, 협력한답시고 남의 일을 훼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중국엔 예부터 ‘관리가 부임하면 새롭게 세 가지를 시도한다(新官上任三把火)’는 말이 있다. 이는 당초 제갈량(諸葛亮)이 장군에 임명된 뒤 10만~100만명에 이르는 조조(曹操)군을 세 차례나 불로 공격해 대승을 거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후 이 말은 새 관리가 부임하면 티를 내기 위해 새로운 것 몇 가지는 반드시 시도한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대부분 공염불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언제 시작했느냐는 듯 사라지는 사례도 많다. 주변 사람들이 장 서기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허튼소리’를 하지 않고 한번 내뱉으면 반드시 실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장 서기는 젊은 시절 잘나가는 청년 간부 중 한 명이었다. 35세 젊은 나이에 부부장급인 중국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공청단)의 서기를 지냈다.

그와 경력이 가장 비슷한 사람은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정치국 위원이다. 공청단에서 각각 10년 이상씩 근무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수장으로 하는 ‘퇀파이(團派·공청단 출신)’의 핵심인물이 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나아가 1990년대 초반 똑같이 공청단에서 빠져나와 ‘전업(轉業)’한 것도, 심지어 성의 부서기와 서기로 나가기 전에 8~10년씩 오랜 기간 실권 없는 부(副)부장급 직책을 떠돌았다는 점도 흡사하다.

한때 잘나가던 그는 그러나 1993년 4월부터 2001년 9월 산시성 부서기로 옮길 때까지 8년5개월을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언론 분야의 한직(閑職)을 맴돌아야 했다. 아무런 실질적 권한이 없는 신화사 부사장 자리에서 재직하는 동안 그의 직책이 바뀐 것은 단 한 번이다. 1998년 3월 신화사 부사장 겸 당조(黨組) 성원이던 그가 5년 만에 신화사 부사장 겸 당조 부서기로 바뀐 것이다.

젊은 시절 그를 주목했던 정치분석가들은 이 기간 그를 백안시했다. 하지만 그는 2001년 9월 산시성 부서기 겸 산시성 당교 교장으로 전보됐다. 2년 반 뒤에는 산시성의 대리성장에 당선됐다. 부부장 또는 부성장급 자리에서 13년 만에 부장급 또는 성장급에 오른 것이다.

뱉은 말 반드시 실천 퇀파이의 핵심

2006년 중국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한 광부는 5000명에 육박한다.

젊은 시절 주목받지 못하다 서서히 두각

2005년 7월엔 산시성 서기에 올랐으며, 2006년 1월엔 산시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자리까지 꿰찼다. 같은 해 10월 당서기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 1월엔 인민대표회의 주임직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그의 실력 덕분이다. 2001년 9월 그가 산시성에 부임한 뒤 2002년 전국 31개 성 가운데 21위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6년 1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산시성의 GDP 역시 2002년 2325억 위안에서 2006년 4753억 위안으로 4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2005년 성급 지도자 평가에서 그는 왕치산(王岐山) 베이징(北京) 시장과 한정(韓正) 상하이(上海) 시장, 리위안차오 장쑤(江蘇)성 당서기 등과 함께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한직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일하는 태도 또한 본받을 만하다. 신화사 재직 시절 익힌 감각으로 그는 종전의 지도자들과 달리 탄광사고를 은폐하지 않고 적극 공개해 되레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퇀파이의 핵심 인사이면서도 동갑인 리위안차오나 후배인 리커창(李克强)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게 밀린 장 서기. 그가 앞으로 어디까지 다시 만회해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바오순 프로필

·한족(漢族)

·1950년 2월생

·조적(祖籍)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 1971년 4월 : 공산당 입당

1987년 6월 : 런민(人民)대학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과 졸업

1992년 : 지린(吉林)대학 경제관리학원 경제학 석사

1968 : 친황다오 항무(港務)관리국 근무,

          관리국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共靑團) 서기

1975 : 친황다오 항무관리국 당위 부서기

1979 : 공청단 중앙청년공작부 간사, 부처장, 부부장

1982 : 공청단 중앙서기처 후보서기 겸 공농(工農)청년부 부장

1985 :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 중국청년기업가협회 회장

1991 : 전국청년연합 주석

1993. 4 : 신화사 부사장, 당조(黨組) 성원

1998. 3 : 신화사 부사장, 당조 부서기

2001. 9 : 산시(山西)성 부서기, 당교 교장

2004. 1 : 산시성 부(副)성장, 대리성장

2005. 7 : 산시성 서기

2006. 1 : 산시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2008. 1 : 산시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연임

             제14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

             제16기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제17기 당 중앙위원회 위원

             제10기 전국인민대표

             제8기 전국 정협 상무위원

             제9기 전국 정협 위원





주간동아 2008.04.29 633호 (p48~48)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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