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9

2008.01.15

기이한 시간여행…옛 연인과의 만남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8-01-09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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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한 시간여행…옛 연인과의 만남

    ‘저니맨’

    ‘히어로즈’는 ‘프렌즈’ ‘ER’ ‘웨스트 윙’의 종영 뒤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던 NBC의 유일한 구원투수였다. 이후 NBC는 대표작들의 잇따른 종영으로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갖춘 새로운 시리즈를 대거 편성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웨스트 윙’의 스태프진과 ‘프렌즈’의 매슈 페리가 출연해 방송 전부터 큰 화제가 됐던 ‘스튜디오 60’도, ‘뉴욕 타임스’로부터 ‘날카로운 지성과 우아함으로 시선을 끄는 작품’이라고 평가받은 ‘키드냅’도 시즌2 주문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저조한 시청률 때문이었다.

    2006년 4개 네트워크 중 시청률 꼴찌를 기록한 NBC는 2007~2008 시즌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새 드라마들을 선보였다. ‘히어로즈’의 영향을 받은 듯한 ‘저니맨’과 ‘소머즈’의 리메이크작 ‘바이오닉 우먼’, 컴퓨터 수리사가 비밀요원이 된다는 내용의 코미디 드라마 ‘척’ 등이 그것이다.

    캐치온에서 1월2일 첫 방송을 한 미스터리 시리즈 ‘저니맨’은 지난해 9월 시작해 12월 종영했는데, 첫 방송 당시엔 약 1000만명의 미국인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괴력을 과시했다. ‘저니맨’은 우연히 시간여행을 하게 된 남자 댄(케빈 매키드 분)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옛 연인 리비아(문 블러드굿 분)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신문기자 댄 배서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8년 전 결혼까지 생각한 연인이 있었지만, 비행기 사고로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 평온하고 단란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는 물론 그에게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댄은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도 모르는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는 영문도 모른 채 과거로 끌려가고, 그러는 사이 자신이 한 사람의 일생을 쫓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리비아의 사고도 시간여행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저니맨’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다소 식상한 주제와 인물설정 탓에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계속 시청률이 하락한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지나치게 자주 오가는 탓에 이야기 전개가 산만한 데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데이 브레이크’와 ‘시카고 선타임즈’를 연상케 해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그럼에도 ‘저니맨’은 매력적인데, 이는 HBO의 초대형 에픽 시리즈 ‘롬’에서 주인공 보레누스 역을 맡았던 케빈 매키드와 영화 ‘에잇 빌로’와 드라마 ‘데이 브레이크’의 문 블러드굿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엉성한 이야기 속에서 자칫 빈약해질 수 있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1월9일 방송될 3편 ‘Three Game’에서는 댄과 그의 아내 케이티가 만난 1989년의 일들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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