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9

2008.01.15

임플란트와 틀니의 운명적 만남

  • 이규호 하버디안치과 원장

    입력2008-01-09 1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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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플란트와 틀니의 운명적 만남
    치아는 노화로 인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관 중 하나다. 특히 노년층은 충치나 풍치, 치주염 등으로 치아를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의치다. 실제 2006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35.3%가 의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가량이 의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이런 노년층에서 치아 상실 대체물로 선호하는 게 틀니다.

    요즘은 틀니 안에 임시 이장재를 넣어 수정 과정을 거친 뒤 틀니 완성본을 만들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잘 빠지는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틀니가 잇몸에 꼭 맞지 않으면 아랫니와 윗니가 맞물리지 않을뿐더러, 음식물을 씹을 때 잇몸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저작력(씹는 힘)을 잇몸으로 감당해야 하므로 자연치아보다 씹는 힘이 20~30% 약하다. 이 때문에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기 어렵고, 음식물을 잘게 씹지 못해 소화불량에 걸릴 수도 있다.

    제2의 치아로 각광받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이런 불편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노인들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는 쉽지 않다. 수술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실된 치아가 많거나 무치악(이가 전혀 없는 상태)인 경우 시술이 어렵고, 치아를 받치는 치조골이 약하면 시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거나 전신의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도 오랜 시술기간을 견디기가 힘들 수 있다.

    ‘소형 치아 이식술’은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임플란트와 틀니를 결합한 시술법으로, 보통 위아래 각 4개의 소형 인공치아를 잇몸을 절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조골에 심은 뒤 이에 맞는 틀니를 만들어 씌우는 방식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 인공치아 하나하나가 직접 힘을 받는 임플란트와 달리 틀니의 압력을 인공치아와 잇몸이 나눠서 받기 때문에 시술이 간단하다. 시술시간은 30분 정도다.

    또한 이 시술법은 틀니를 치아에 고정하므로 틀니가 빠질 우려가 적다. 시술이 끝나고 1~2시간 후면 식사를 할 수 있고, 저작력이 높아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도 씹을 수 있다. 미국에서 도입된 이 시술법은 최근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성공률도 90%에 이른다.



    임플란트와 틀니의 운명적 만남
    소형 치아 이식술은 잇몸뼈 상태는 좋으나 경제적으로 무치악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거나 오랫동안 틀니를 사용해 잇몸뼈가 흡수된 경우 필요하다. 무치악 환자는 하악에 2~4개, 상악에 4~6개의 소형 인공치아를 이식한 뒤 보철물과 결합하는데, 잇몸뼈 흡수가 심해 임플란트를 전체적으로 심을 수 없는 경우엔 뼈가 충분히 남은 부분에만 소형 인공치아를 심은 뒤 틀니를 연결한다.

    소형 치아 이식술로 결합한 틀니가 자연치아나 임플란트보다 불편한 점은 있겠지만 노인 환자들에게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규호 하버디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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