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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아! 백두산 공정

한국인 호텔 교묘한 영업 방해

북쪽 산문 안쪽 3곳 사실상 개점휴업 … 철거 통보에 차량통행 방해로 죽을 맛

  • 중국 옌볜=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한국인 호텔 교묘한 영업 방해

한국인 호텔 교묘한 영업 방해
2006년 5월 ‘창바이산개발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서-남-북 3곳의 백두산 산문에 일제히 통제시설을 설치했다. 이때부터 개인 차량은 완전히 통제됐고, 백두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모두 위원회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백두산을 유네스코에 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보호 조치”라는 것이 중국 정부의 설명.

이 조치 이후 산문 안쪽에 자리한 호텔 등 각종 편의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간에 맞춰 셔틀버스를 갈아타면서까지 굳이 산문 안쪽 호텔에 투숙하려는 관광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호텔들은 그야말로 ‘한번 들어오면 나가지 못하고, 나가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오지 아닌 오지로 전락했다.

현재 백두산 북쪽 산문(북파·北坡) 안쪽에는 총 3개의 호텔이 있다. 참빛그룹(회장 이대봉)이 운영하는 천상온천관광호텔(이하 천상호텔), 1996년 대우그룹이 지은 대우호텔,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소유한 창바이산국제관광호텔(이하 국제호텔)이 그것. 2006년부터 중국 정부와 철거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해온 온천별장은 2007년 7월 강제 철거를 당했다. 현재 서파와 남파에는 산문 내 관광시설이 전혀 없다.

호텔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철거 압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5월 ‘위원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위원회 측이 “자연보호를 위해 산문 안의 모든 관광시설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뒤 갈등이 시작된 것. 이미 철거된 온천별장도 15년 기한의 합작계약을 맺어 2013년까지 영업을 보장받았지만, 위원회는 “남은 계약 기간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철거를 강행했다.

위원회의 철거 압력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천상호텔 박화자 총경리의 설명이다. “얼마 전에도 철거를 통보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전화나 공문 등으로 철거를 종용한다. 천상호텔의 경우 2003년에 이미 중국 정부와 35년짜리 운영 계약을 맺었지만 위원회 측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각종 시설물 설치, 위원회 측이 자연경관 훼손

한국인 호텔 교묘한 영업 방해

2007년 7월 철거된 온천별장 자리는 공터로 남아 있다. 창바이산개발관리위원회는 이 인근에 가건물을 짓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철거 압력과 함께 중국 정부(위원회)의 교묘한 영업 방해에 분통을 터뜨린다. 산문 통제로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호텔이 운영하는 차량도 마음대로 백두산을 드나들 수 없도록 함으로써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천상호텔 한 관계자는 “오전 6시 이전과 오후 7시 이후에만 호텔 차량이 허가를 받아 백두산을 오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식재료를 운반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의 영업 방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참빛그룹은 천상호텔 외에도 천상호텔-창바이폭포-백두산 천지에 이르는 관광계단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한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매출이 20만 위안(약 2600만원)을 넘을 만큼 유명한 관광코스. 그러나 올해 초 중국 정부는 허가를 받은 이 관광로와는 별도의 길을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천상호텔 측의 영업을 방해했다. 작년 여름에는 이를 두고 중국 공안요원들과 호텔 관계자들 간에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참빛그룹은 창바이폭포에 이르는 등산로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선양 총영사를 지낸 오병성 참빛그룹 고문의 말이다.

“중국 정부의 영업 방해로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교묘한 방식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중국 정부에 맞서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위원회는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우리에게 철거를 요구하지만, 백두산 산문 안쪽에 각종 시설물을 만들면서 자연을 해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위원회 측이다. 심지어 오폐수 처리시설도 없는 화장실을 만들어 백두산을 훼손하고 있다.”

인터뷰 장영호 국제관광호텔 총경리

“여름 성수기에도 투숙률 50% 이하 … 횡포 계속되면 외국자본 안 올 것”


한국인 호텔 교묘한 영업 방해

장영호 국제관광호텔 총경리(오른쪽).

- 백두산 북쪽 산문 통제 이후 관광객이 줄었다는데.

“여름 성수기에도 호텔 투숙률이 50%를 밑돈다. 평양 무용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영업이 거의 안 되고 있다. 겨울에는 호텔을 찾는 관광객이 전혀 없다.”

- 철거 통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나.

“위원회의 횡포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천상호텔과 국제호텔이다. 규모나 시설도 가장 크다. 위원회는 툭하면 ‘언제 철거를 시작할 거냐’는 식으로 연락을 해온다. 3개 호텔 책임자들이 자주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위원회는 관리권이 위원회에 넘어가기 전에 호텔 측과 중국 정부가 맺었던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관리체계가 바뀌었으니 관리방식도 달라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맺은 계약도 지키지 않는 중국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어떤 외국자본이 백두산 개발에 뛰어들겠나.”

- 철거는 불가피한가.

“몇 년 안에 산문 안쪽 호텔들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같은 영업 방해가 계속된다면 위원회가 철거를 강요하지 않는다 해도 사실상 폐업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백두산에 투자한 금액에 상당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라도 백두산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

- 보상 협의는 진행되고 있나.

“중국 정부와 보상 협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와 중국 정부 측의 제시 금액이 너무 차이난다. 합의가 가능할지 솔직히 의문이다. 국제호텔의 경우 중국 정부는 1800만 위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호텔 건축비와 부동산 가격만 7000만 위안에 이른다. 이익금과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1억 위안은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보다 더 많이 투자한 천상호텔 측에는 4000만 위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주간동아 618호 (p46~47)

중국 옌볜=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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