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5

2007.12.18

실종자 추적 5인의 수사일기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12-12 17:2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실종자 추적 5인의 수사일기
    성공한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는 미국 수사 드라마의 대표적인 표본이 됐다. ‘C.S.I’는 오리지널 시리즈인 ‘라스베이거스’(2000)에 이어 스핀오프 ‘마이애미’(2002)와 ‘뉴욕’(2004)까지 흥행에 성공했고,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게 됐다.

    2002년 CBS를 통해 처음 전파를 탄 뒤 현재 미국에서 6번째 시즌이 방송 중인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는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또 하나의 인기 수사물이다. 11월에는 ‘C.S.I : 라스베이거스’와 크로스오버(한 드라마에 나온 캐릭터가 다른 드라마에 등장해 두 드라마가 배경이나 내용상 일정 부분 겹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에피소드(Where and Why)를 방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말로 ‘흔적 하나 없이’라는 뜻의 이 드라마는 ‘흔적 하나 없이’ 사라진 실종자들을 찾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미국연방수사국(FBI)의 실종자 수색 전담부서 ‘Missing Person Unit’ 소속 요원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이 수사팀은 ‘희생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있다’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수사원칙에 따라 실종사건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실종자의 행적을 재구성해 범죄에 관한 단서와 주변인물들 간의 관계를 파헤친다.

    노련한 수사책임자 잭 말론 반장을 비롯해 화끈한 액션을 자랑하는 미녀 사만다 스페이드, 합리적인 사고의 판단가 비비안 존슨, 탐문수사 전문가 대니 테일러, 지능범들에게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는 마틴 피츠제럴드 등 5명이 이 팀의 정예멤버다.

    사실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의 매력은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느냐보다 캐릭터 자체에 있다. 수사팀의 핵심인 잭 말론 반장은 치밀한 방법으로 실종자를 추적하는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이지만, 유년시절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비비안 존슨은 심장질환이 있으며, 대니 테일러 역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살인사건 앞에서 언제나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수사물 속 수사대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평범함’이 없다. 그들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아이를 보고 감정적으로 흐느끼기도 하고, 사건에 동요돼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의 이야기 결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밑거름이다. 실종 당사자가 처했던 상황과 주변인들의 관계 등에 대한 조사가 종종 코끝을 찡하게 하는 슬픈 사연으로 귀결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12월16일에는 아이를 상습적으로 납치하는 정신이상자의 이야기를 그린 ‘Stolen’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