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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곳에 안주 금물 떠나라! 또 다른 여행지로

  • 최광진 미술평론가 理美知연구소장

작가는 한곳에 안주 금물 떠나라! 또 다른 여행지로

작가는 한곳에 안주 금물 떠나라! 또 다른 여행지로

고갱의 작품 ‘신의 날’

멀리 낯선 곳을 여행하고 오면 한동안은 생활에 활기가 넘친다. 여행은 낯선 곳일수록 효과가 크다. 익숙한 생활 패턴에서 벗어난 곳은 편견과 집착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미술의 사명이 있다면 사고의 여행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불평하거나 쉬운 작품만 찾는 사람은 여행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다.

작가들은 숨겨진 여행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발견한 장소가 우리의 생활공간과 비슷한 곳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좋은 여행지는 우리가 사는 곳과 다르면서 호감 가는 점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작품은 보는 이에게 당혹감을 주면서 미소짓게 만들어야 한다. 당혹감이 미소로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릴지라도 반드시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다. 미소가 많아지면 대중적이 되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관광지처럼 인기작가가 된다.

관광지가 되면 곧 장사꾼이 달려들듯, 인기작가에게는 유혹이 따른다. 진정한 작가라면 유혹을 물리치고 또 다른 여행지를 찾아나서야 한다. 대중과 화랑주는 그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지만, 그것을 믿고 눌러앉으면 작가로서의 생명이 끝나고 상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겉은 점차 화려해지고 기쁜 기운이 흐르지만 속은 메마르고 썩어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대중은 머지않아 그를 냉정하게 차버린다. 그렇게 차인 작가는 회복하기 힘들다.

우리가 정말 작가를 위한다면 그를 보내줘야 한다. 그가 모험을 겁낸다면 억지로라도 밀어내야 한다. 비록 그가 새로운 시도를 하다 실패할지라도 격려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이름난 관광지(작가)만 찾는다면 진실한 작가들은 굶어죽고 장사꾼이 판을 치게 된다. 몸에 좋다면 쓴 것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쓴 것도 맛있을 수 있다.



주간동아 615호 (p83~83)

최광진 미술평론가 理美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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