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3

2007.12.04

잣 솔방울 사료로 키워 잡냄새 없고 쫄깃쫄깃

  • 허시명 여행작가 twojobs@empal.com

    입력2007-11-28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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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잣 솔방울 사료로 키워 잡냄새 없고 쫄깃쫄깃

    ‘자시라포크’

    영어마을만 생기는 줄 알았는데 한글마을도 생겼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노동1리, 사회운동가이자 학자인 김명식 씨가 터를 잡고 사는 한글마을에서는 한글의 역사와 정신을 되새김할 수 있다. 한글마을 열림 잔치가 벌어진 날, 화천군수와 상서면장도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날 화천군 전통주 품평회도 같이 열렸다. 머루와인이 으뜸상, 평양찹쌀동동주가 버금상을 받았는데, 안주 이야기를 하다가 화천군에서 개발한 ‘자시라포크’ 얘기를 송근식 상서면장과 나누게 됐다. 송 면장이 군청 농정계장으로 있을 때 개발한 것이라며 상세하게 설명을 곁들였다.

    ‘자시라포크’는 잣 솔방울을 갈아서 먹여 키운 돼지고기다. 가을에 잣을 따내고 난 솔방울을 사료로 쓰는데 돼지고기 잡냄새가 없고 육질이 좋다는 것이다. 돼지 종돈은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분양받아 키운다. 청정지역으로 북한강과 파로호가 자리잡은 화천지역의 특성을 살려 강원도 대표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농림부로부터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인증받은 돼지고기라 했다.

    잣솔향 담은 ‘자시라포크’를 맛보기 위해 화천읍내에서 아주 오래된 송화식당을 찾아갔다. 버스터미널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데, 화천에서 군대생활을 한 사람들은 그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눈물겨운 사병 월급으로는 찾아가기 어렵고, 부모님이 면회 왔을 때 격식 있게 먹기 위해 찾아가는 식당이라고 한다. 1975년 개업한 시어머니 장정필(75) 씨에게서 일을 물려받았다는 송화식당 김경자(53) 씨는 “자시라포크 맛이 좋아 손님들이 평소 자신이 먹던 고기 양보다 더 먹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오메가3 지방산 함유 … 입에 착 달라붙는 육질 일품

    송화식당은 원래 정육점을 함께 하던 식당이라 좋은 고기를 선별할 줄 아는데, 지금은 돼지고기는 자시라포크, 쇠고기는 하이록 한우를 사용하고 있었다. 둘 다 강원도 청정 브랜드로 특화돼 있어 생산과 관리가 믿음이 가고 품질이 좋다고 했다.



    ‘자시라포크’는 춘천이마트와 원주이마트, 화천군에서는 하나로마트와 할레루야슈퍼 정육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자시라포크 삼겹살 1kg에 1만5000원 한다. 고기의 비닐포장지에는 원산지 표시 상표가 붙어 있었다.

    자시라포크 삼겹살을 구워 먹어보니 소문만큼이나 잡냄새가 없었다. 돼지비계는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했다. 고기에서 솔향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육질이 좋아 편하게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자시라포크를 판매하는 ㈜한국푸드시스템(www.gwkfs.com 033-252-6999)에서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 함량을 낮추는 생리활성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기능성 돼지고기”라고 설명했다.

    송화식당에서는 자시라포크 삼겹살 1인분(200g)에 8000원이다. 요즘은 수입 삼겹살이 들어와 저가 공세를 펴서 자시라포크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그만큼 믿음직한 고기다. 자시라포크 선물세트는 삼겹살, 갈비, 앞다리 세 부위를 섞어 3kg에 3만8000원, 뒷다리를 추가해 4kg에 4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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