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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의 ‘밤의 경제학’

갈 데까지 간 酒色잡기 ‘풀싸롱’ 들어보셨나요

갈 데까지 간 酒色잡기 ‘풀싸롱’ 들어보셨나요

모든 것은 진화합니다. ‘밤문화’도 예외는 아니죠. 요즘 밤문화의 흐름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강하게, 하지만 단순하게!’ 오늘의 주제인 ‘풀싸롱’은 이러한 우리 시대 ‘유흥문화’의 한 끝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지난해 등장했다는 ‘풀싸롱’은 국내 밤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풀코스싸롱’을 줄인 말인 이곳은 말 그대로 술과 성매매를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유사한 문화는 있었습니다. 일명 ‘북창동 문화’입니다. 그러나 풀싸롱은 ‘북창동’이 넘지 못했던 ‘현장 성매매’의 벽을 뛰어넘은 상품입니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인 셈이죠.

업계 관계자들은 풀싸롱의 인기 비결로 몇 가지를 꼽습니다. 먼저 유흥문화의 간소화입니다. 그로 인해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아졌고, 단속 위험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풀싸롱은 종종 집단 성매매로 이어져 남성들의 기묘한 ‘동료의식(?)’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풀싸롱이 경기도 수원에서 시작됐다고 하지만, 풀싸롱이 꽃을 피운 곳은 서울 강남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강남에만 현재 200여 개에 달하는 업소가 성업 중이라고 합니다.



등장한 지 1년이 넘어서면서 풀싸롱도 분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성매매와 안마가 결합된 상품을 내건 업소가 등장했는가 하면 ‘조조할인’(저녁 9시 이전), ‘심야할인’(새벽 3시 이후)을 채택한 업소도 호황이랍니다.

‘순진한’ 남성 손님을 위해 수위를 낮춘 일명 ‘17%’라는 곳도 등장했답니다. 여성의 수준을 높인 대신 성매매는 뺀 형태라는군요. ‘텐프로’ 업소 수준의 여성들이 ‘북창동식’으로 놀아주는 곳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업주들은 ‘놀긴 놀되 지킬 것은 지킨다(?)’를 고집하는 남성들에겐 이만한 놀이터도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업주에 따르면, 같은 이름의 업소가 등장한 이후 그 이름이 보통명사가 됐다고 하더군요.

현재 인터넷상에는 풀싸롱 매니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가 10개도 넘습니다. 이 홈페이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이 넘는 ‘견적문의’ e메일이 쇄도한다고 합니다. 한 매니저에게 “요즘 경기가 어떠냐”는 e메일을 보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손님이 넘쳐납니다. 예약 필수. 예약 시 미리 견적을 뽑아드립니다.”

2004년 9월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우리 사회를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도심의 집창촌이 서서히 사라진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롭게 생겨난 ‘그늘’도 만만치 않습니다. ‘풀싸롱’이 그런 예입니다. 음지로 들어간 ‘성매매’의 폐단, 한숨만 나오는 요지경 세상입니다.



주간동아 2007.10.30 608호 (p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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