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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영미가 사랑하는 시

루바이 27, 루바이 49

루바이 27, 루바이 49

루바이 27, 루바이 49
루바이 27

-오마르 카이얌(Omar Khayyam)

젊었을 적에 내 스스로 박사와 성인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이런저런 위대한 논쟁들을 들었지만:

들어갈 때와 같은 문으로 나왔을 뿐



나 자신 변한 건 없었네.

루바이 49

반짝이는 금속조각처럼 허황한 일생인데

삶의 비결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할 건가- 벗이여!

허위와 진실은 머리카락 한 올 차이인데-

그대는 무엇에 의지해 인생을 살려는가?

[출전] A.W. Allison ed. The Norton Anthology of Poetry, W.W. Norton · Company, 1983, New York

일찍이 이보다 내 가슴을 후벼파는 시는 없었다. *오마르 카이얌의 4행시 *루바이야트가 1859년 에드워드 피츠제럴드(Edward FitzGerald)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영국에서 처음 출판됐을 때 유럽인들이 받았을 충격이 짐작된다. 12세기 페르시아의 시인은 인생무상을 노래하면서도 진부한 감상에 빠지지 않았다.

철학 역사학 수학 천문학 등 인간이 만든 학문을 두루 섭렵한 뒤 시인으로 돌아온 그는 말한다. 허위와 진실은 머리카락 한 올, 종이 한 장 차이라고. 그러니 두꺼운 책일랑 집어던져라. 시집 한 권, 빵 한 덩이, 포도주 한 병이 옆에 있으면, 사랑이 없더라도 황야도 천국이 되니….

*오마르 카이얌(1052~1132) 페르시아 쿠라산(Khurasan) 지방의 나이샤푸르(Nishapur)에서 살았던 시인이자 천문학자, 수학자.

*루바이야트(Rubaiyat) 4행시라는 뜻의 ‘루바이(rubai)’의 복수형. 오마르는 모두 1000여 편의 루바이를 남겼다. 제목이 없어 번호를 붙여 구분함.



주간동아 608호 (p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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