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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추락사고 ‘올 것이 왔다?’

안전지도 불충분, 의료인력도 턱없이 부족 ‘대책 절실’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금강산 관광객 추락사고 ‘올 것이 왔다?’

10월15일 오전 금강산 구룡폭포 인근 무룡교를 지탱하던 철제 로프가 풀려 다리가 기울어지면서 관광객들이 5m 아래 하천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황모(50대) 씨 등 다리를 건너던 28명의 관광객이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현장에 있던 한 관광객의 말처럼 “물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큰 사고가 났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최근 금강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금강산 곳곳의) 철제 난간들이 삐걱거리거나 녹슨 것이 많아 언젠가는 사고가 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아산 측은 “시설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현대아산 한 관계자는 무룡교에 대해 “2002년 현대아산이 애초에 있던 다리를 부수고 새롭게 만든 것으로 매년 안전점검을 했으며 올해도 8, 9, 10월에 자체 안전점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적정 인원이 5~10명인 무룡교를 20여 명이 한꺼번에 건너면서 사고가 난 것 같다. 직원들을 다리마다 1~2명씩 배치해 적정 인원이 건너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지도가 제대로 안 됐는지, 아니면 관광객들이 무시하고 건너다 사고가 난 것인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상자 사고 발생 뒤 7시간 지나서야 속초 병원 도착

직원들의 안전관리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9월 금강산을 방문했던 김모(28) 씨는 “갈림길에 안내요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다리를 건널 때 주의를 주는 이는 없었다”며 “적정 하중을 표시한 푯말도 보이지 않아 흔들거리는 다리를 대다수의 아주머니 관광객들이 우르르 무리지어 뛰어다녀서 걱정스러웠다”고 말한다.



사고 이틀 전 회사 동료들과 단체 관람을 한 이승건(31) 씨도 “사전에 북한 출신 안내원을 대하는 방식이나 험한 코스 등에 대해 치밀하게 주의를 받았지만, 다리를 건널 때 안전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한다.

사고 당일에도 구룡연 관광코스에만 1300여 명이 방문한 상태였다. 일부 관광객들은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인지 대다수 직원들이 피곤해 보였다”면서 “일부는 안내 업무를 소홀히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측은 관광객 수 증가에 따라 직원 수도 계속 늘리고 있으며 “현재 150명의 조장(안내요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로 금강산 내 의료인력 및 시설의 부족도 지적됐다. 부상자들은 사고 발생 뒤 7시간이 지나서야 속초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큰 사고였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15명이 관광 도중 사망했지만, 현재 금강산 내 의료진은 현대아산 측이 고용한 의사 1명, 약사 1명, 간호사 1명이 전부로 크고 작은 사고에 대비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금강산 관광객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육로 관광이 시작되고 10만원 안팎의 당일관광 프로그램 등이 나오면서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에는 남북 정상회담 전후 정치적 긴장이 완화되고 현대아산 측이 홍보를 강화하면서 9월에만 4만2000명을 넘어섰다. 더욱이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10월에는 하루 평균 3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고 있어 치밀한 안전 대책이 절실하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천 의원은 “금강산 관광의 안전관리 및 의료인력 부족은 법적 체계가 마련돼 있지 못한 결과”라면서 “정부가 개성공단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과 금광산 관광을 총괄할 수 있는 ‘금강산 관리위원회’ 설립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간동아 2007.10.30 608호 (p26~26)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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