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2

2007.07.03

맞춤 향기 골라주는 ‘향의 마술사’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7-07-02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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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 향기 골라주는 ‘향의 마술사’
    조향사가 매장에서 직접 고객에게 어울리는 향기를 골라주는 ‘맞춤형 향수숍’이 각광받고 있다. 올 초 서울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연 ‘조향사의 집 센베리’가 그 주인공. 마케팅을 담당하는 LG생활건강 향(香)연구소 김민기(32) 연구원은 이곳에 대해 “조향사로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뜻 깊다”고 말한다.

    “LG생활건강 향연구소 ‘센베리 퍼퓸하우스’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프로슈머 마케팅’ 차원에서 만든 것이 향 제품 전문숍인 ‘조향사의 집 센베리’입니다. 고객은 조향사의 설명을 직접 듣고, 원하는 향기도 만들어볼 수 있어 즐거운 공간이죠.”

    30여 종의 향수와 칵테일 향의 치약 및 보디워시, 산사(山寺)의 풍향(風香)을 담은 방향제 등 향기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이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 연구원이 가장 애착을 갖는 제품은 자신이 개발한 향수 ‘톡식(Toxic19)’이다.

    “‘Toxic19’은 ‘독약처럼 치명적인 사랑의 묘약’이란 뜻을 지닌 향수죠. 가볍고 프루티한 느낌의 향기인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용기를 불어넣는 힘을 지녔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던 김 연구원이 조향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1990년대 후반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라는 책을 읽으면서부터다. 한국주재 일본 상사원이 쓴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화장품 산업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데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던 것.



    “책을 읽으며 향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한양대 화학공학과에 진학해 조향사가 될 준비를 시작했죠. 이후 LG생활건강에 입사하며 그 꿈을 이뤘습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프랑스 향수전문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향수 전문회사 ‘샤라보’에서 실무를 배우며 자신을 한 단계 높였다. 그는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하는 조향사는 사람들을 매료하는 향기를 창조하는 ‘마법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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