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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싼타페, 덩치 커도 날렵하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시승기 … 금세 시속 140km 도달, 코너링도 부드러워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뉴 싼타페, 덩치 커도 날렵하네!

뉴 싼타페, 덩치 커도 날렵하네!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0년 6월 출시해 총 110만 대를 판매한 스테디셀러 싼타페의 후속 모델이다. 하지만 이름만 빌려왔을 뿐, 디자인·엔진·플랫폼·변속기 등 ‘내용’은 전혀 다르다. 값도 훨씬 비싸, 기존 싼타페가 1837만~2457만원이었다면 신형은 2륜구동이 2200만~2930만원, 4륜구동이 2406만~3116만원에 이른다. 무려 383만~659만원이나 비싼 셈이다. 때문에 업계 한편에선 “시장지배력에 기댄 현대차의 횡포”라는 말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물론 현대차 측은 “그만큼 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체급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신형 싼타페는 기존 제품에 비해 전장은 175mm, 축거(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80mm가 더 길다. 현대차 국내상품팀 배용주 대리는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투싼’과 기존 싼타페 간 전장 차이가 꼭 175mm다. 그만한 차이로 브랜드가 달라졌듯, 새 싼타페 또한 사실상 기존 싼타페보다는 한 급 위”라 설명했다.

디자인도 확 바뀌었다. 기존 싼타페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히트를 칠 수 있었던 데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큰 몫을 했다. 신형 싼타페 역시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기존 제품의 특징은 모두 버렸다. 그렇다고 밋밋해진 것은 아니어서, 옆으로 길게 찢어진 HID 헤드램프만 해도 특이하다, 새롭다는 평가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전면, 후면 모두 다소 도전적이면서, 근육 발달한 남성의 상체처럼 강인하고 단단한 면이 돋보였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기존 싼타페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 느낌이었다. “신형 싼타페를 기점으로 기존 중소형 차 위주의 수출방식에서 탈피,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주력 상품을 전환할 것”이란 현대차의 구상과 의지가 디자인에도 충분히 반영된 듯했다.

자동차 전문가인 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기존 싼타페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 바로 독창적 디자인이었다. 신형 싼타페 역시 ‘외제 무슨 무슨 브랜드랑 닮았다’는 식의 뒷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는 역시 몰아봐야 제 맛이다. 서울 계동 현대차 사옥에서 시승용 차에 올랐다. 경력 7년의 베테랑(?) 운전자지만 SUV 경험은 거의 없어 아무래도 낯설었다. 그런데 의외였다. 좌석은 안락하고 실내 분위기 또한 안정감이 있었다. 공간이 넉넉해 체구가 큰 남성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을 듯했다. 차체가 높아 붕 뜬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승용차와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확 트인 시야가 편안함과 자신감을 더해주었다.



실내 인테리어 섬세하고 꽉 찬 느낌

출발 전 운전석 위치 조정부터 했다. 의자 왼편을 더듬자 가로·세로 모양의 작은 바(bar) 두 개가 만져졌다. 가로 모양 바는 좌석의 밀고 당김을, 세로 모양은 등받이 각도를 자동 조정하는 것이었다. 움직임이 부드러워 재미 삼아 몇 번을 작동해봤다. 이어 실내 인테리어를 훑어봤는데, 전체적으로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는 섬세하고 기능적인 면모가 마음을 끌었다.

뉴 싼타페, 덩치 커도 날렵하네!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면의 푸른 조명이었다. “(조명을) 넣을 수 있는 곳은 다 넣었다”던 배용주 대리의 말처럼 계기판이나 오디오 외 부분까지도 청신하고 고급스런 느낌의 푸른빛으로 온통 감싸여 있었다. ‘화이트 블루’는 현대차가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차원에서 내세우고 있는 색이기도 하다. 반면 기아차는 빨강을 채택하고 있다.

가만 살펴보니 운전석 오른편에 있어야 할 사이드브레이크가 왼쪽 발 아래 설치돼 있었다. 실내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인 듯했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수납공간을 마련해놓은 점도 눈에 띄었다. 웬만한 기기들은 운전대에서 다 작동이 가능했고 구성 또한 기능적이었다. 2열 시트의 경우 쿠션과 시트백을 각각 앞쪽으로 젖히면 곧 넓고 평평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조작이 쉽고 힘도 별로 들지 않았다.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승용차만 운전해본 깜냥이어선지 아무래도 핸들이나 페달의 움직임이 무겁고 둔하게 느껴졌다. 계동에서 홍제동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길이 꽤 막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페달을 연이어 밟아야 했다. 차가 큰 데다 디젤인 만큼 반응이 느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금세 쓱 앞으로 나가, 익숙해지기 전엔 차간거리를 충분히 두지 않을 경우 추돌사고를 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예민함과 날렵함이 맘에 들었다. 하지만 시속 40km, 50km 정도로 속도를 높이는 순간 ‘윙’ 하는 기어변속음이 생각보다 크게 들리는 점이 거슬렸다. 페달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여전했다. 이는 디젤엔진 자체가 갖고 있는 기본적 한계인 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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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강한 느낌을 주는 신형 싼타페 후면.

그러나 이런 ‘사소한’ 불만들은 차가 홍제동 너머 일산 방향 내부순환로에 들어서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속도를 높여갈수록 신형 싼타페의 진가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회전반경 작아 차선 두 개면 유턴 가능할 듯

무엇보다 피부에 와닿는 것은 뛰어난 안정성이었다. 차가 도로 위로 미끄러지는 듯했고 흔들림도 거의 없었다. 차체가 높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게 될 만큼 코너워크도 자연스러웠다. 웬만한 커브는 굳이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었다. 충격 흡수력 또한 뛰어나 ‘SUV 같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소음이 잘 제어돼 있는 점도 맘에 들었다. 자유로에 접어든 다음 창문을 열어봤는데, 시속 110km를 넘어선 상태였으나 작게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더 빨리 달려보고 싶어 인천공항로로 접어들었다. 시속 140km까지 속력을 높였다. 하지만 속도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만큼 가속이 부드럽게 이뤄진다는 뜻일 것이었다.

돌아오는 길, 왠지 아쉬워 다시 구기터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터널 속에서 한 번 더 시원하게 달린 뒤 유턴을 했다. “국내 SUV 중 회전반경(5.4m)이 가장 작다”는 현대차 측 자랑 그대로 차선 두 개 폭만 되면 여유롭게 차를 돌릴 수 있을 듯했다.

주행 능력은 우수한 듯한데, 그렇다면 안전성은 어떨까. 신형 싼타페는 미국 교통관리국에서 실시하는 신차 충돌안전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안전성을 의미하는 ‘F.S.S.T(Five Star Safety Technology)’ 수준 충돌안전성을 확보했다. 현대차 측은 이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7년 내수 6만 대, 북미시장 13만 대 등 총 21만여 대 판매를 목표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미 1만여명의 소비자가 구매계약을 마친 상태다.

채영석 국장은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가 정말 욕심을 가지고 만든 차”라며 “BMW, 벤츠 등 유럽 프리미엄급 SUV들과 막바로 경쟁하긴 어렵겠지만 북미 중대형 SUV 시장에서 일본 차들을 앞지르기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2005.12.20 515호 (p62~63)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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