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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 기자의 禪 이야기

“참선 수행이요? … ‘여기’에 행복 있음을 깨닫는 것이죠”

  •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참선 수행이요? … ‘여기’에 행복 있음을 깨닫는 것이죠”

여름철을 맞아 각 사찰에서 진행하는 명상 수행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가 인기다.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명상, 부부명상, 20대 청년실업자들을 위한 명상,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명상, 이혼 남녀를 위한 명상, 낙태 경험자를 위한 명상…. 좌선이나 참선이 단지 특정 종교의 수행 방식이 아니라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편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선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최근 대한불교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참선 수행법을 총정리한 책 ‘간화선(看話禪)’(437쪽·1만5000원)을 내 화제가 되었다. 수행의 길은 말이나 문자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통념을 깨고 종단 차원에서 17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언어’로 정리한 이 책은 5월 출간 후 한 달 만에 1만3000부가 팔려나가는 등 재판 행진 중이어서 불황에 허덕이는 출판계를 놀라게 했다. 종교서적이, 그것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전문서적이 이처럼 단기간에 붐을 이룬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참선 수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간화선’이란 말 그대로 화두(話頭)를 근거로 수행에 정진해 깨달음을 얻는 참선법이다. ‘이 뭐꼬(是甚摩)’, ‘뜰 앞의 잣나무’, ‘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무(無)’, ‘마른 똥 막대기니라’ 등이 비교적 일반에 잘 알려진 대표적인 화두다. 2년여 산고 끝에 스님 15명과 함께 이 책을 펴낸 고우스님(경북 봉화군 태백산 각화사)은 “간화선 수행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간화선은 ‘생각의 혁명’을 이루는 수행입니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있다 없다, 너다 나다 같은 이원적 사고를 뛰어넘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며,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공(空)과 무아(無我)를 깨닫는 것이지요. 경계가 없으니 분리와 싸움이 없고, 평화가 있으니 그것이 곧 행복이지요.”



이 책에서 강조하는 수행의 목적은 흔히 짐작하는 ‘깨달음’이 아니다. 고우스님은 이렇게 설명한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갖고 싶은 것 다 가져도 행복감은 일시적이라는 데 삶의 근원적 고통이 있습니다. 간화선 수행의 목적은 ‘깨달음’이 아니라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겠다고 머리 깎고 스님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생활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간화선 수행은 다른 어떤 곳에 행복이 있다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행복이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올여름 휴가를 혹 ‘마음을 다스리는 기간’으로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조계종 홈페이지(www.buddhism.or.kr)에 개설된 ‘간화선 정보센터’에 주요 내용이 올라 있으며 질문을 받는 코너도 있다.



주간동아 2005.07.19 494호 (p102~102)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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