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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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感? 아니, 과학이다!

  • 김상용 교수 sangkim@korea.ac.kr

    입력2005-07-15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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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고 최대의 경영대학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들의 지상 특강을 이번 호부터 연재합니다. 마케팅, 경영전략, 경영관리, 국제경영 등 각 분야의 필수 지식과 연구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편집자〉
    마케팅은 感? 아니, 과학이다!
    오늘날 ‘마케팅’이란 단어는 유행어 혹은 상식적인 단어처럼 여러 곳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다. 또 누구나 전문가인 양 마케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얘기하듯 마케팅이 정말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그토록 많은 제품과 기업이 시장에서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마케팅이란 ‘숫자보다 감(感)에 영향받는 예술(art)’이란 통념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성공적인 마케팅은 반드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만일 일반인이 이 분야 권위지인 ‘마케팅 사이언스(Marketing Science)’나 ‘마케팅 리서치(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마케팅연구’ 등에 실린 논문의 표지를 본다면 “이게 정말 마케팅 얘기 맞냐”며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될 것이다. 개론서를 읽은 정도로는 ‘예술’에서 ‘과학’으로 바뀐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며, 제대로 훈련받은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케팅은 感? 아니, 과학이다!

    나이키가 개최한 ‘디바댄스 강좌’에 참석한 청소년들.

    요즘 기업에서 관심을 갖는 용어들, 예를 들면 판매반응함수, 마케팅모형, 데이터베이스(DB) 마케팅, CRM(고객관계관리), 일대일 마케팅, 인터넷마케팅, 모바일 마케팅 등에는 과학적 분석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이런 단어들의 공통점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데이터를 집대성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좀 지난 얘기긴 하지만 우리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성공적으로 DB마케팅을 수행한 예 하나를 살펴보자. 대우자동차는 1995년 영국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업광고 대신, 1년간 대우자동차를 시승하며 모니터 구실을 할 200명을 모집한다는 직접반응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많은 이들은 이 캠페인을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깜짝 이벤트라 생각했다. 물론 모니터 요원을 뽑는 것이 다였다면 이는 그저 창의성에 바탕한 ‘예술’의 수준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우차는 이 이벤트를 응모자 15만명, 그러니까 잠재고객 15만명에 대한 DB를 확보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했다. 이후 대우차가 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성공적 마케팅은 과학적 분석 뒷받침돼야



    기업 각 부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통합해 활용하는 DB마케팅과 CRM의 성공적 예도 늘고 있다.

    2004년 여름 SK생명은 인터넷 고객과 오프라인 고객의 데이터를 통합, 활용해 ‘업셀링(up-selling)’과 ‘크로스셀링(cross-selling)’을 효과적으로 해냈다. 자사 웹사이트에서 인터넷 전문 보험상품인 ‘레저보험’을 저가에 판매하고 이때 입수한 고객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수익 일반 보험상품을 마케팅하는 전략을 실행한 것이다.

    성공적인 DB마케팅이 이루어지면 기업은 일회성 거래에서 탈피해 고객과 ‘단골’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바로 이런 마케팅 활동을 CRM이라 하며, 그중 특히 개별 고객 하나하나를 향한 활동을 ‘일대일 마케팅’이라 한다. 이 같은 DB마케팅과 CRM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을 이용한 실시간 공간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고객 위치를 실시간 파악, 그의 쇼핑 패턴이나 취향과 일치하는 상점이 근처에 있으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위치를 알려주고, 해당 상점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쿠폰까지 다운받을 수 있게 해준다면 어떨까.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 또한 더는 ‘가상’이 아니다.

    2003년 5월 OB맥주가 시장에 새로 진입할 당시, 휴대전화로 쿠폰을 다운받아 공짜 맥주를 마신 젊은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동통신 회사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접근하는 고객에게 국제전화 로밍서비스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DB마케팅의 한 사례다.

    이처럼 확보한 고객 DB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정확하게 추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마케팅의 핵심 과제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활성화한 상황에서는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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