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5

2005.03.08

“공익제보자 의로운 싸움 버팀목 될 터”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3-04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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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제보자 의로운 싸움 버팀목 될 터”
    “홀로 싸우며 모든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제보자들에게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거대한 집단의 부패에 맞서 싸우다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은 공익제보자들이 모여서 만든 ‘공익제보자 모임’(공제모) 김승민 간사(34)는 모임을 결성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4년 12월29일 첫 모임을 한 공익제보자 모임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http:// cafe.daum.net/cleanvoice)를 만든 후 회원이 416명으로 늘었다. 비록 모두가 공익제보자들은 아니지만, 카페는 사회를 좀더 맑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제보자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모임에는 이문옥·전 감사원 감사관(대표), 한준수 전 연기군수(고문), 현준희 전 감사원 감사관, 이지문 공익의호루라기를 부는사람들 소장(부대표) 등 낯익은 인사들과 오염혈액 수혈 비리를 밝힌 대한적십자사 직원 4명,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연구원 3명 등 현재는 모두 17명이 운영진으로 참가하고 있다.

    김 간사는 “이들 모두가 현재도 각각 5~14건씩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신이 밝힌 제보 내용 때문에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그러나 비록 완결되지는 않았지만 하나씩 싸워 이겨 이제는 성과를 내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등 카드회사들의 불법행위를 금융감독원에 제보했다 금감원이 우리카드에 신원을 알려주는 바람에 동생 김승희씨(32)와 함께 회사를 그만둬야 했던 김 간사는 자신도 카드사와 금감원 측으로부터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고소당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오히려 감사원의 카드 특별감사에서 제보 사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김 간사는 “공익제보자 모임은 제보자들이 서로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새로운 공익제보자들의 발굴과 일반 제보자들의 제보 내용에 대한 법적 조언과 상담, 내부 고발자 보호법 제정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며 “제 기능을 잃어버린 부패방지위원회의 입법부 전환 운동이나 부패방지법에 정의된 공익제보의 범위와 제보자의 성격을 민간기업과 민간인으로 확대하는 것도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런 취지에 호응, 1% 기부운동을 펼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은 자체 모금운동을 벌여 500만원의 기부금을 이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부금을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시민단체처럼 회원이나 국가로부터 회비나 지원을 받는 것은 공익제보자 활동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사양하기로 했습니다. 2월3일 청와대에서 있은 부패방지위원회의 부패방지시책 보고회에는 150명의 사회각계 인사가 초청됐지만, 공익제보자들은 단 한 명도 끼지 못했습니다. 부패에 대한 현 정권의 시각과 투명사회를 향한 열망이 아직 바닥 수준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몇 만원씩의 모임 운영비는 공익제보자로 인정을 받은 운영위원들만 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김 간사는 “공익제보자 모임이 공익제보로 인정된 제보자의 변호에 실비 지원을 하고, 정신적 고통을 못 이겨 자살한 제보자의 유가족 등 극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추가 모금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뜻있는 사람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아름다운 재단 공제모 계좌 162-910001-22937(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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