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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많이 큰 ‘포털’ 신문과 주도권 싸움

다음·네이버·야후 등 독자 1000만명 시대 … 뉴스 홍수 속 기사 취사선택 권한 ‘막강 무기’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많이 큰 ‘포털’ 신문과 주도권 싸움

많이 큰 ‘포털’ 신문과 주도권 싸움
인터넷이 미디어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뉴스 유통의 구조가 새롭게 재편되기 시작했다. 종이신문 머릿기사보다 각종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등장하는 뉴스가 더욱 강력한 ‘의제 설정(agenda setting)’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혁명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다음, 네이버, 야후 등 웹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포털들의 뉴스 사이트(이하 포털 뉴스). 국내외 100여개 언론사의 콘텐츠가 한자리에 집중되는 각 포털 뉴스는 이미 1000만명이 넘는 독자를 거느리고, 하루 순방문자 200만명에 최대 6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며 뉴스 유통망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2년 전만 해도 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던 ‘언론사 닷컴’들이 이제는 포털 뉴스의 콘텐츠 제공자(CP)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는 실정.

콘텐츠 이용료 상승·언론 소송 등은 부담

전문가들은 포털 뉴스가 강세한 이유를 한마디로 ‘경제성’ 측면에서 해석한다. 폭증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언론이 아닌, 상호 비교·분석할 수 있는 정보의 너른 마당이 필요하다는 것. 이른바 정보의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를 검색 능력이 뒷받침된 포털 뉴스가 차지했다는 해석이다. 게다가 뉴스가 사실 전달만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개념이 강조되면서 뚜렷한 이념적 색깔이나 화제성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언론사 닷컴’은 힘을 잃게 됐다.

포털 뉴스들은 언론사 기자를 영입해 10명 내외의 뉴스 편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편집회의에서 하루 최대 8000여건의 기사를 1000여개로 간추려 전달하고 있다. 포털 뉴스가 기존 언론과 달리 새롭게 뉴스를 평가하기 시작하자, 이해 당사자들은 기사 작성 언론사가 아닌 포털 뉴스 편집자들에게 기사 압력을 행사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실질적인 미디어 기능을 하고 있지만 포털 뉴스 측은 “우리는 언론사가 아니며 뉴스의 유통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포털 뉴스가 이미 실질적인 언론 구실을 하고 있는데, 언론사인가 아닌가를 놓고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책임지지 않고 권력의 지위만 누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 같은 논쟁 속에서도 각 포털 뉴스는 자신들만의 장점과 특징으로 새로운 미디어의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2년 전 자체 뉴스 생산 능력을 갖춘 ‘미디어 다음’은 전 세계 최초로 ‘인터넷은 미디어다’라는 명제를 가장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회사로 기록됐다. 기자 출신 10여명을 활용해 네티즌이 원하는 기사를 직접 작성하는 것은 물론, 포털의 장점인 게시판 댓글과 토론을 활용해 여론 형성을 주도해가고 있다. ‘미디어다음’은 2004년 한 시사주간지가 선정한 국내 10대 언론사에 포함되기도 했다.

‘다음’과 치열한 선두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뉴스’는 섹션별로 책임 에디터 제를 도입하며 오프라인 언론사 편집팀과 비슷한 조직체계를 갖췄다. 네이버 뉴스 박정용 팀장은 “가장 많은 기사와 신속한 업데이트 속도로 여론 주도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검색’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네이버답게 뉴스 역시 1997년 이후의 거의 모든 뉴스를 사용자 구미에 맞게 검색할 수 있어, 네티즌들의 뉴스 소비 패턴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인터넷 미디어를 개척한 ‘야후! 코리아’는 앞선 두 파워에 밀려 조금 주춤한 상황. 그러나 최근 ‘야후로 본 세상(칼럼)’을 신설하는 등 30, 40대 고급 네티즌의 만족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밖에 스포츠 콘텐츠를 독점하고 있는 ‘파란닷컴’이나, 프로그램에 의해 편집되는 ‘구글 뉴스’ 역시 뉴스 콘텐츠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터넷 미디어의 중심임을 입증하고 있다.

강한 파급력은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언론임을 부인하고 있는 포털 뉴스. 그러나 이들 역시 고민이 없을 리 만무하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콘텐츠 이용료 문제와 앞으로 예상되는 언론 소송, 그리고 언제든 기사 공급을 중단시킬 수 있는 언론사 등이다. 포털 뉴스의 대세론에 대해 야후 미디어의 김재영 팀장은 “포털 뉴스가 스스로를 언론사로 인식하며 활동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며 “의도하지 않은 힘을 갖게 됐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기사에 대한 편집 유통이 오히려 언론권력의 핵심이라 했을 때 이미 포털 뉴스는 언론권력의 상당 부분을 장악한 셈이다”며 “앞으로 종이신문(저작권)과 포털 뉴스(배급권)의 주도권 싸움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간동아 2004.12.02 462호 (p72~73)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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