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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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현장미술가 항암 투병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10-29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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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만금 현장미술가 항암 투병
    “이렇게 갑자기 아파서 죄송하네요.”

    암 선고를 받고 위의 60%를 잘라낸 최병수씨(45)는 많이 여윈 모습이었지만, 말 중간 중간 농담을 할 만큼 밝았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최씨는 우연히 1987년 6월항쟁을 상징하는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대형 걸개그림을 그리고 민중미술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반전,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전하는 현장미술 작업을 해온 그는 아예 새만금으로 거처를 옮겼고,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리우+10년’ 회의에서 얼음 펭귄 조각을 만들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03년에는 바그다드에 ‘야만의 둥지’라는 걸개그림을 내걸기도 했다.

    그가 건강에 이상을 느낀 것은 바그다드에 들어가기 직전 요르단에서였다. 엄청난 피를 쏟아 요르단 병원에서 바그다드 입국을 만류했지만 비자 문제 때문에 서둘러 바그다드로 가서 전시를 했다. 그러고 나서 우리나라에 돌아와 검사를 받았는데 처음엔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다가 9월 다시 출혈을 했고 결국 3기 위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아 위 수술만 받고 회복 중이다. 최씨는 “답답한 병원 생활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고집을 부려 일단 10월22일 퇴원해 양평에서 요양하다 다시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같이 미술하고 시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제가 몸 챙기기로 유명했어요. 그 좋아하는 라면도 안 먹었는데, 이런 병에 걸려 부끄럽습니다. 이젠 마음도 잘 챙겨야겠어요.”



    최씨의 수술비와 병원비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환경재단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 ‘긴급구호자금’을 내놓았으며,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병원비를 충당할 후원모금도 벌이고 있다. 후원계좌는 농협 539-02-225650(예금주 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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