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8

2004.11.04

허둥대는 우리당 차기 당권 경쟁 ‘워밍업’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10-27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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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둥대는 우리당 차기 당권 경쟁 ‘워밍업’

    2004년 1월 개최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당의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은 국감 마지막 날인 10월22일 밤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었다. 기간당원 자격 요건과 시·도지부장 선출 방식 등을 담은 당헌·당규안 처리가 목적.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등으로 위기감이 감도는 당내 사정을 감안할 경우 매우 이례적인 활동이지만, 차기 당권을 둘러싼 우리당 내외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당은 2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초에 개최키로 잠정 결정했다. 이르면 12월 말 전당대회 대의원 2만명에 대한 선정 작업을 벌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를 위해 11월11일 창당 1주년을 맞아 중앙당 조직 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에 허둥대는 가운데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가시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

    서울과 경기 등 몇몇 지역의 기간당원 확보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천정배 원내대표를 비롯해 임채정 장영달 문희상 김원웅 한명숙 김혁규 의원 등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고지 선점을 위한 워밍업을 하고 있고, 개혁당파 및 노사모 회원들과 현역 의원, 차기 총선 출마 희망자들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측근 그룹에 사발통문을 돌려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장영달 의원은 “차기 지도부는 당의 정통성 정체성을 이어받은 인물이 돼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출마를 시사했다. 김혁규 의원의 경우 범영남권 대표로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나돈다. 특히 이강철 전 대통령특보와 영남권 제휴는 이미 정지작업을 마쳤다는 말도 있다. 이부영 의장의 경우 현직 당의장이란 위치 때문에 조심스러운 태도지만 당내에서 그의 출마설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정기국회 중에 경선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당의 이번 당권 경쟁은 과거와 다른 구도 아래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금과 조직은 과거에 비해 큰 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당지도부의 판단. 출마를 노리는 한 중진 의원의 측근은 “자금보다 대중과의 호흡을 통한 지지 분위기를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당 세력 관계는 유동적이다. 우리당의 계파가 과거 당권파와 비당권파에서 노선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획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386그룹의 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세력은 중도ㆍ보수파. 총선 직후 세력화 작업이 이뤄질 때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이들은 최근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와 일토삼목회(一土三木會)라는 모임을 발족했다. 유재건 안영근 조성태 의원 등이 주도하는 ‘안개모’의 경우 국가보안법 폐지문제와 관련 당지도부의 노선에 반기를 들 정도로 선이 뚜렷하다. 일토삼목회의 경우 김진표 홍재형 강봉균 정덕구 이근식 김한길 김명자 의원 등 전직 장·차관 출신을 비롯해 문희상 유인태 의원이 모임에 참여했다. 이광재 백원우 서갑원 의원도 이름을 올려 회원 수가 40여명에 이른다.



    이광재 의원이 이끄는 신의정연구센터도 실용주의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친노(親盧) 직계그룹’이 개혁파 386의원들과는 성향이 다른 것.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의원 등은 대부분 개혁 그룹에 속해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보조를 맞춘다. 운동권 선배격인 임채정 장영달 의원 등이 연결고리. 지도부가 전당대회를 당초 1월에서 3월로 연기해 치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선 이유도 지나친 과열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처리 등 당력을 모아야 할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원내 구심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에 부담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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