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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신기남 부친 일본군 오장” … 신의장 두손들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신동아 “신기남 부친 일본군 오장” … 신의장 두손들다

신동아  “신기남 부친 일본군 오장” … 신의장 두손들다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왼쪽)과 신동아 9월호 표지.

8월16일 저녁 부산을 찾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부친 신상묵씨(1916~84)의 일본군 복무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간 부친의 ‘친일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해온 신의장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 정치권 안팎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오후 월간 ‘신동아’가 ‘신의장 부친은 일본군 헌병 오장(伍長·하사)이었다고 보도했다’는 소식이 각 일간지를 통해 전해졌다. 신의장 측은 즉각 “신동아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소설이다. 내용을 보고 나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보도 내용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신동아’가 신상묵씨의 일본군 지원병 합격 및 신씨의 창씨 개명을 입증하는 호적자료, 일본군 지원병 수료생 자격으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참석한 일, 일본군 헌병 오장이었음을 증명하는 동기생 목격자 증언을 제시했다는 것을 신의장 측이 접하면서 신의장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신의장은 “부친이 일본군으로 근무했으며, 신동아 보도 이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신의장 부친의 친일 의혹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상묵씨는 대구사범학교 졸업 후 교직에 있다가 경찰관이 되었으며 광복 후 다시 경찰에 투신했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촉발됐다. 그러나 신의장은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정책의원총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부친은 광복 후까지 교사로 재직하다 1946년 경찰에 투신했다”고 공개 반박해왔다. 신의장은 또한 이런 의혹에 대해 “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의 순수한 의도를 훼손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일축했으며, 친일행위 조사대상자 확대 문제와 관련해선 “농사꾼이 잡초를 뽑을 때 가리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동아’ 보도에 따르면 신의장 부친 신상묵씨는 1938년 전남 화순군 청풍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40년 7월 일본군 지원병 모집에 합격해 조선총독부 국군병지원자훈련소에 입소했으며 같은 해 11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출석, 입대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신씨의 대구사범 동기는 “신상묵씨는 1943년 일본군 헌병 오장이 되어 충북 옥천에서 일본군 징병 기피자 정보 수집을 했다”고 증언했다.

신의장은 “일제 하에서 군 생활을 한 것이 선친으로서는 나름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독립투사와 유족에게 부친을 대신해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의장의 이런 사과에도, 신의장이 공개석상에서 부친의 생전 활동과 관련해 여러 차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했으며 언론 보도 후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청산을 강조한 노무현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직후 이런 일이 터지자 우리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사실상 친일청산 작업을 주도한 당의 수뇌가 정작 부친의 친일 의혹에 대해선 거짓으로 일관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의 차기 전당대회 전 신의장이 본인의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신의장 부친 사태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차기 우리당 당권 구도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권의 친일청산 작업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는 한나라당은 ‘역풍’을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신의장 부친 문제가 사안이 비슷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문제로 인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신의장 부친의 친일행위 자체보다 부친의 경력을 숨겨오면서 친일 청산을 강조해온 우리당 지도부의 도덕성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과거사 청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이 ‘여권 수뇌부 부친의 친일 행적 돌출’이라는 암초를 만난 뒤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449호 (p10~11)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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