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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전담 변호사? 요즘 잘나가요!

연예인 관련 소송 늘면서 주가 쑥쑥 … 소속사 분쟁부터 저작권·이혼 소송까지 도맡아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연예 전담 변호사? 요즘 잘나가요!

연예 전담 변호사? 요즘 잘나가요!

최정환 변호사.

연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진실-조성민 부부의 폭행 시비 보도에 당사자만큼이나 자주 등장한 인물은 바로 양측 담당 변호사들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최-조 부부의 감정 다툼과 법적 대응 문제는 변호사의 입을 통해 정제된 표현으로 전달됐다. 이뿐인가. 연예인들과 기획사·매니저 간의 분쟁, 누드 관련 소송부터 초상권·저작권 문제까지 연예인 전담 변호사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변변한 계약서조차 없을 정도로 법률 사각지대에 있었던 연예업계에 ‘합리적 계약풍토’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보수적인 법조계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았던 이들의 위상도 최근 크게 달라졌다.

요즘 연예부 기자들이 가장 자주 찾는 사람 중 한 사람이 ABA법률사무소의 이종무 변호사(38)다. 2000년 탤런트 안재욱의 소속사 분쟁에 대한 변호를 맡으며 ‘연예인 전담 변호사’의 길로 들어선 그는 장동건, 원빈, 배용준, 김희선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의 전담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진실의 법적 대리인을 맡고 있으며, 허락 없이 배용준·이병헌·원빈·장동건·권상우 등 5대 톱스타의 사진을 도용한 일본의 출판사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시인 경력의 전원책 변호사 선구자 격

이변호사는 “연예인과 소속사 간에 벌어지는 계약 해지 소송이 가장 많으며,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초상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이라고 밝혔다. 벼락 스타가 된 신인 연예인들에게 계약 파기의 유혹은 끊임없이 도사리고 있다. 주가가 급등한 연예인들이 자신을 영입하려는 다른 기획사의 ‘물밑 작전’을 지켜보면서, 이미지가 조금 나빠지더라도 ‘돈’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아울러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미지가 무단 도용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고, ‘권리 찾기’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예인 전담 변호사들의 행보도 바빠졌다.

연예 전담 변호사? 요즘 잘나가요!

전원책 변호사.

사실 연예인 관련 소송의 선구자 격은 전원책 변호사(50)다. 1977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한 시인인 그는 방송, 영화, 무용 등 문화 모든 영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넓은 문화계 인맥을 바탕으로 91년부터 많은 연예인들의 소송을 맡아왔다. 영화배우 이미숙과 배두나의 변호인으로 활동했고, 최근 ‘정치권의 성 상납 요구’ 파문에 시달렸던 미스코리아 출신 L양의 소속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다.



전변호사는 “과거 연예인들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 제작비의 3~4배에 이르는 비용을 물어야 하는 ‘부당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전 법률 자문이 늘어나면서 계약 단계에서부터 합리적 절차를 밟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연예인 전담 변호사들의 처우는 높지 않다”는 게 전변호사의 전언이다. 다만 연예인의 사생활을 극비로 보장해야 하는 ‘이혼 소송’은 연예인 전담 변호사들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연예 전담 변호사? 요즘 잘나가요!

홍승기 변호사.

국내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전문 법률사무소 시대’를 연 인물은 최정환 변호사(43)다. ‘법무법인 두우’를 개설해 연예인 개인의 법률 고문 및 소송 대행은 물론 영화 음반 공연 관련 계약에 관여하고 있다. 지난해 30개 음반사를 대리해 인터넷 음악제공 사이트 벅스뮤직 등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만큼 ‘저작권 소송’에 독보적인 존재다.

최변호사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 변호사로 첫발을 디딘 때는 1989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한국영화 시장 진출을 꾀하던 미국 영화사 UIP의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그가 미개척 분야인 지적재산권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를 택하자 동료 법조인들의 만류가 이어졌다. 엘리트 법조인이라면 기업의 인수 합병이나 국제통상, 금융 등의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상식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료의 염려는 어느덧 사라졌다. 영화나 음악의 저작권 문제,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거래 등 법전에 명시돼 있지 않은 새로운 분야의 저작권 소송이 늘어나면서 그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강간치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개그맨 주병진, 가수 편승엽과 길은정의 맞고소 사건에서 편승엽의 변호인으로 활약한 이재만 변호사와 ‘연예인 변호사’로 유명한 홍승기 변호사가 대표적인 연예인 전담 변호사로 손꼽힌다.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원 중 유일한 변호사인 홍씨는 영화 ‘축제’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변호사 희망자도 급증

과거 ‘딴따라 변호사’라 불리기도 했던 연예인 전담 변호사들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산업화, 다각화되면서 연예인 전담 변호사들의 활동 범위는 더욱 늘어날 추세다. 최정환 변호사는 “2명의 변호사로 출발한 법률사무소가 2년이 지난 현재 7명으로 늘어났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직을 희망하는 사법연수생의 수도 늘어, 10명이 넘는 연수생이 실습 근무를 지원했다. 특히 지원자들은 영화사 근무자, 음악 마니아, 만화책 출간자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을 ‘연예인 전담 변호사 춘추전국시대’로 부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외국의 일류 매니지먼트 회사는 각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홍보와 활동을 변호사가 직접 관리하는 등 변호사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전면에 진출해 있다. 외국의 변호사들은 스타의 이혼이나 사고를 뒷수습하는 일보다 ‘사전 관리’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한국과 다른 부분이다.





주간동아 448호 (p42~43)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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