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1

2003.09.11

개성공단 임차료 놓고 북한 말바꾸기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9-03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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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임차료 놓고 북한 말바꾸기

    국회 예산정책국이 한국토지공사, 현대아산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개성공단의 공기업화에 따른 연도별 예산소요액 관련 자료.

    북한측이 당초 무상임차키로 했던 개성공단 부지 100만평에 대한 임차료를 요구하고 있어 공단 개발을 둘러싼 남북 양측의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국이 이해봉 의원에게 제출한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을 공기업 형태로 진행할 경우 예상되는 연도별 예산 소요액’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북한측이 요구하는 임차료는 ㎡당 8달러. ㎡당 8달러의 임차료를 지불할 경우 1단계 공사(100만평)에만 325억원(평당 25달러, 환율 1300원 기준)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국회 예산정책국은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단계 사업연도인 5년 동안 분할(연 65억원씩) 지급을 제안했다.

    자료는 또 북한측의 임차료 요구 등으로 개성공단 1단계 공사에 필요한 예산은 당초 2200억원에서 최소 3025억원으로 대폭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개성공단의 상·하수도, 폐수·폐기물, 전력, 통신 등 내부 기반시설을 무상으로 건설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1단계에 이어 예정된 2, 3단계 개성공단 개발계획에 필요한 부지 총 800만평(2단계-300만평, 3단계-400만평)에 대해서도 북측이 평당 25달러씩 임차료를 요구할 경우 임차료 총액은 2600억원대에 이른다. 이와 관련, 이의원은 “북한측 요구대로 임차료를 지불할 경우 개성공단은 공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한 관계자는 “공단부지를 이용할 권리를 제공했으니 이용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측의 임차료 요구를 확인하고, 그러나 “남측이 분양가를 다운시키기 위해 상·하수도와 전력, 통신 등과 관련한 각종 인프라를 무상으로 지원할 계획인 만큼 북한측도 이에 동참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측이 임차료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금액이 논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 한 관계자는 “2000년 12월 남북한 실무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측이 ㎡당 8달러를 요구한 적이 있으나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북한측 요구대로 임차료를 지급할 경우 개성공단의 대외 경쟁력은 상당부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국이 이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평당 예상분양가도 30만원 선으로 중국의 톈진공단(8만2000원), 선양공단(11만9000원)보다 월등히 높다. 8월26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개성공단 평당 분양가는 1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은 평당 분양가가 5만원 안팎이나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오히려 싸다”고 말한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국은 이 자료에서 “현재 930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동 계획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지공사 및 정부는 2003년 8월 말 현재 분양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차료 요구를 놓고 북한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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