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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

진부한 공포 효과, 밋밋한 긴장감

  • 듀나/ 영화평론가 djuna01@hanmail.net

진부한 공포 효과, 밋밋한 긴장감

진부한 공포 효과, 밋밋한 긴장감
종종 시리즈물은 속편에 의해 그 작품의 가치가 평가된다. ‘에일리언’이나 ‘스타워즈’ ‘대부’와 같은 영화들을 보라. 1편에서 열어준 가능성을 확장하고 시리즈의 생산성을 높여준 영화들은 모두 2편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도 예외는 아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여고괴담’ 시리즈가 단순히 속편을 양산하는 대신 새로 나오는 작품마다 감독의 개성을 반영한 독특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였다. 1편 때까지만 해도 흥미로운 기획에 지나지 않았던 ‘여고괴담’ 시리즈는 2편이 등장하자 신인 배우 및 감독들에게 예술적인 개화를 허용하는, 생산성 높은 터전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3편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은 그 가능성을 재확인하게 하는 작품일까? 언뜻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영화는 앞의 두 편과는 전혀 다른 세계인 예술고등학교를 무대로 하고 있고 감독과 작가들이 모두 여성이다. 전혀 새로우면서도 정통성을 확보한 영화가 나올 수 있는 조건인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만다. 전설의 여우계단에서 소원을 빈 학생들이 서로의 소원에 의해 희생된다는 아이디어는 그럴싸하다. 하지만 영화는 전편들, 특히 2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떤 개성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영화 속에 나오는 수많은 공포영화 장치들은 진부하고(특히 창문에서 기어 나오는 사다코 유령은 ‘링’을 노골적으로 표절한 것이어서 실망스럽다), 공포를 제대로 이끌어낼 만큼 구성이 잘 짜여지지도 않았다. 예술학교라는 새로운 무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영화가 보여주는 비주얼은 1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세 명의 주연배우는 그럭저럭 자기 역할을 해내지만 외모에서 차별화되지 않아 인상이 밋밋하다. 지루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뭔가를 보여주는 영화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쓸데없이 남발되는 공포 효과들에 묻혀, 전편들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십대 소녀들의 위태로운 심리에 대한 묘사가 거의 살아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시리즈 중 첫번째로 여성 감독과 작가진의 작품이어서, ‘여우계단’에 대한 실망감은 더 크게 느껴진다.



진부한 공포 효과, 밋밋한 긴장감




주간동아 398호 (p84~85)

듀나/ 영화평론가 djuna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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