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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하늘 ‘무인機’ 전성시대

군사·농업용 벌써 실용화 단계… 무선통신 서비스용으로도 개발 박차

  •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21세기 하늘 ‘무인機’ 전성시대

21세기 하늘 ‘무인機’ 전성시대

적진 깊숙이 침투해 적을 공격할 로봇전투기 ‘X-45’와(위) 통신 서비스용 무인기 ‘헬리오스’.

11월3일 예멘 사막의 한 고속도로에서 이슬람 과격단체 알 카에다의 고위 간부가 탄 차가 미사일 저격을 당해 6명이 사살된 사건이 발생했다. 놀랍게도 이 저격사건에 이용된 것은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무인기인 ‘프레데터’로 밝혀졌다. 미국의 제너럴 애토믹스사가 제작한 프레데터는 본래 정찰용 무인기로 1995년 보스니아 전쟁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올해 초 아프간 전쟁에서 미사일을 장착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에는 전투기를 무인기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2010년까지 적진 깊숙이 침투해 공격하는 항공기 가운데 3분의 1을 무인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지않아 유인 전투기 대신 전쟁을 치르는 로봇 전투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무인기는 군사적인 용도로 개발됐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던 1914년부터 군사용 무인기의 개발이 시도됐던 것이다. 이때의 무인기는 단순히 무선통신 수단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조종하는 항공기를 뜻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무인기는 스스로 항로를 찾아서 주어진 임무를 자동·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무인기의 장점은 유인기 대신 3D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공미사일이 설치된 지역을 정찰하는 위험한(Dangerous) 임무나 방대한 지역을 돌며 하루 종일 산불을 감시하는 지루한(Dull) 임무, 또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을 정찰하는 더러운(Dirty) 임무 등은 무인기가 활약하기에 적합한 일이다. 무인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인명손실의 위험을 없애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무인기 분야의 세계시장은 항공기술과 전자·컴퓨터·통신기술 분야의 급격한 발전에 힘입어 연평균 약 12%의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무인기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무인기 시장 연평균 12% 성장



21세기 하늘 ‘무인機’ 전성시대

국내에서 개발한 군사용 무인기 모형을 설명하는 임철호 단장

현재에도 무인기 가운데 군사용 무인기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군사용을 넘어 다양한 용도의 무인기가 연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98년 8월 대서양 상공을 26시간45분 만에 횡단한 기상관측용 무인기 ‘에어로존데’다. 날개 길이 2.9m, 무게 13kg의 작고 하얀 이 비행기는 측후소가 없는 바다 상공에서 각종 기상을 관측해 기상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목표였다. 최근에는 에어로존데보다 훨씬 뛰어난 후속 기종이 개발돼 기상관측뿐 아니라 어군 탐지나 해안 경비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완전 자동으로 조종되는 무인기는 아니지만, 매우 안정된 비행 성능을 지닌 농업용 헬리콥터를 개발해 농약 살포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종은 야마하의 농업용 헬리콥터다. 현재까지 1200대 이상 판매돼 민수용 무인기가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무인기가 민수용으로 크게 경제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는 통신 서비스 분야다. 여객기나 일반 유인기가 비행하지 않는 고도인 20km 정도의 성층권에서 장기간 체공할 수 있는 무인기가 출현한다면, 무선통신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개척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체공하기 위한 동력원으로는 태양전지와 재생형 연료전지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태양이 비치는 낮에는 태양전지가 만들어낸 전기의 일부를 동력으로 쓰고, 남은 전기로는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한 후 이들을 연료전지의 연료로 저장한다. 밤이 되면 산소와 수소를 연료전지 내에서 반응시켜 전력을 얻고, 사용된 산소와 수소는 다시 물이 되는 원리다.

21세기 하늘 ‘무인機’ 전성시대

미국의 무인정찰기 ‘프레데터’(위)는 본래 정찰용으로 개발됐으나 최근 미사일을 장착해 암살용으로까지 이용되고 있다.

통신 서비스용으로 개발중인 무인기의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에어로바이런먼트사에서 개발·시험중인 태양전지 무인기 ‘헬리오스’다. 헬리오스는 하와이에서 비행시험을 계속하며 운용 자료와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에어로바이런먼트사의 바이라크타르 부사장은 위성통신에 드는 비용의 100분의 1로 무선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인기는 착륙 후에 정비해 재사용이 가능하고, 인공위성에 비해 매우 낮은 고도에서 운용되므로 통신중계기의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상관없다. 무인기를 사용할 경우 통신상의 시간 지연 현상이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국내 무인기 분야의 연구개발 현황은 어떨까. 1990년대 초에 국방과학연구소와 대우중공업(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동으로 착수해 2000년 10월에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한 군 전술용 무인기 ‘비조’가 있다. 민수용 무인기 분야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1992~97년에 대우중공업이 러시아의 카모프사와 함께 개발했던 농업용 무인헬기가 있다. 1999년 말부터는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에어로존데와 유사한 급의 소형 장기체공 무인기를 개발중이다. 또한 현재 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통신 서비스용 성층권 무인비행선 개발을 위한 1단계 연구로 길이 50m, 무게 약 2.5t의 저고도 무인비행선 시제기를 제작중인데, 2003년 중반 첫 비행 시험이 있을 예정이다.

국내서도 개발 착수… 아직은 걸음마

2001년에는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사업’이 채택됐으며, 2002년 6월 말 항공우주연구원이 이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10년 후를 내다보는 미래형 무인기 기술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사업단의 임철호 단장(51)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무인기는 평범한 무인기가 아니라 똑똑한 무인기”라고 강조한다.

‘스마트 무인기’는 기존의 무인기와 차별되는 특징을 가진다. 첫째 신개념 비행체다. 사업단이 추구하는 신개념 비행체는 헬리콥터처럼 활주로가 필요 없이 좁은 공간에서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고, 제트기처럼 고속으로 전진비행을 할 수 있는 무인기다. 기존의 헬리콥터는 속도제한, 연비, 소음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스마트 무인기는 헬리콥터와 제트기의 장점을 고루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신개념 비행체 기술은 향후 유인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둘째로 민간 유인기 수준의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가진다. 무인기의 운항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중에서의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또 무인기의 경우 아직까지 국제적 인증규격이 없는 상태이므로, 앞으로 국제적 인증규격를 제정하는 데 동참하고 그 기준에 따라 설계·제작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극대화된 자율성을 가진다. 비행체와 운용시스템의 고장을 스스로 진단하고 비상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어 만약의 경우에도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갖춘 무인기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사업단에서는 열 가지 주제의 ‘스마트 기술’을 개발하는 세부과제를 선정해 1차 연도인 올해부터 연구에 들어갔다.

사업단의 연구책임자인 항공우주연구원의 구삼옥 박사는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수행될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 사업은 민수용 무인기 실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종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무인기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고, 군사용보다 민수용 무인기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362호 (p80~81)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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