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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식이 찾은 세계의 명품 | 프랑스 샹파뉴 지방 ‘샴페인’

입 안 가득 하얀 유혹 ‘마법의 와인’

  • 글·사진/ 전화식 다큐멘터리 사진가 utocom@kornet.net

입 안 가득 하얀 유혹 ‘마법의 와인’

입 안 가득 하얀 유혹  ‘마법의 와인’

‘앙리 4세 축제’ 가장행렬 참가자가 샴페인을 터뜨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람들의 기쁨과 늘 함께하는 샴페인. 영국 찰스 황태자와 고 다이애나 비 결혼식에서도 ‘돔 페리뇽’ 샴페인은 빠지지 않았다. ‘세기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도 ‘돔 페리뇽’을 즐겨 마셨다는 일화도 있다. 베네딕투스 수도회 수도사로 샴페인을 고안해 ‘샴페인의 아버지’로 불렸던 돔 페리뇽의 이름에서 유래한 ‘돔 페리뇽’은 샴페인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샴페인이 발명되기 이전, 포도주 저장 창고에서 가끔 발효가 되어 굉음을 내며 터지는 병들이 있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그런 현상을 악마가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하여 굉장히 불길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 포도주들을 악마의 와인, 미친 와인이라 부르며 접근조차 꺼려하고 심지어 금기시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장님이었던 탓에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미각과 후각을 자랑했던 돔 페리뇽은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깨진 병의 와인 맛을 보았다. 그리고 그 환상적인 맛에 홀딱 빠지게 되었다. 그 맛을 잊지 못했던 그는 많은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오늘날의 샴페인을 탄생시켰다. 그 이후 샴페인은 인류의 행복과 기쁨에 늘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흔히 샴페인은 포도주와는 별개의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샴페인은 포도주와 그 원류가 같다. 샴페인은 발효를 끝낸 포도주를 유리병에 넣고 여기에 리큐어(설탕 시럽과 오래된 술의 혼합액)를 첨가한 뒤 마개를 막아 고정시킨 후 술 창고에 저장하여 만든다. 이때 첨가된 당 때문에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생긴 이산화탄소가 밀폐된 병 속의 술에 포함되어 발포성 포도주, 즉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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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크 마개가 인상적인 샴페인 병을 장식해 놓았다.

제조하면서 주의할 것은 2차 발효가 되면서 생기는 찌꺼기 제거다. 찌꺼기는 병을 거꾸로 세워놓고 매일 가볍게 흔들어주면 모두 가라앉아 코르크 마개에 달라붙는데, 이 코르크를 새것으로 갈아주고 지하창고에 저장하면 질 좋은 샴페인이 완성된다고 한다. 이렇게 코르크를 사용하고, 2차 발효를 통해 샴페인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한 이가 돔 페리뇽이다.



돔 페리뇽의 동상은 랭스의 한 샴페인 제조 공장에 세워져 있다. 이 공장에는 길이가 24km나 되는 거대한 지하창고가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은 이곳을 빠뜨리지 않고 꼭 방문, 샴페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간다. 특히 이곳에는 직원들이 지하창고를 일일이 안내하며 샴페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시음 시간이 아닐 듯싶다. 백악질의 지하창고에 저장된 샴페인 한 잔을 맛보는 순간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들로 먼 길을 달려온 관광객들의 피곤함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샴페인이라는 명칭은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품이 이는 백포도주나 분홍빛 포도주에도 붙여진다. 하지만 진정한 샴페인은 프랑스, 그것도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제조되는 것은 다른 명칭으로 불린다.

포도주나 샴페인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포도다. 게다가 포도는 산지의 지역 특성에 따라, 그리고 그 해의 수확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포도 재배는 주조 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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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 에 샹동’은 샴페인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여기서는 샴페인을 백악질의 동굴 속에 저장한다(왼쪽). ‘샴페인의 아버지’라 불렸던 돔 페리뇽의 동상은 랭스의 한 샴페인 제조 공장에 세워져 있다.

샹파뉴 지방에서 샴페인 제조에 사용하는 포도는 세 종류다. 붉은색의 피노 뫼니에, 피노 누아르, 그리고 청색의 샤르도네가 그것이다. 이중 청포도만 써서 소량 제조하는 샴페인이 블랑데 블랑이다. 샹파뉴 지방의 샴페인이 특유의 상쾌하고 강한 맛을 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역만의 포도 특성 때문이다.

포도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지역 사람들 대부분이 대대로 농장을 일구거나 샴페인을 제조하고 팔면서 살고 있고 그것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그리고 이들은 포도주에 대한 고유한 등급과 가격 체제를 확립하고 있어 훌륭한 포도주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들의 비법 중 하나인, 가장 수확이 좋을 때에만 생산해내는 방식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샹파뉴 지방의 ‘아이’라는 마을에서는 매년 수확 때나 그 해의 첫 샴페인을 공개하는 날에 잔치가 열린다. 이 포도축제 때는 많은 관광객들과 각 나라에서 온 가장행렬 인파로 작은 마을이 삽시간에 화려한 축제장으로 바뀐다. 예전에는 각 농장에서 수확한 포도를 거대한 통 속에 넣고 허벅지까지 푹푹 빠져가며 포도를 짓이기며 그들의 흥겨운 수확 파티를 했지만, 이제는 유럽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다채로운 가장행렬을 펼치며 잔치를 벌인다.

가장행렬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앙리 4세 행렬이다. 아이의 포도축제를 ‘앙리 4세 축제’라고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앙리로 분장한 사람이 가장행렬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사람들 앞을 지나가면 모두들 술잔을 높이 들어 열렬히 환영한다.

입 안 가득 하얀 유혹  ‘마법의 와인’

아이 마을은 예로부터 질 좋은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샹파뉴 지방에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이 앙리 4세를 추앙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 마을과 가까운 곳에 있는 랭스에서 대관식을 치렀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그러나 다른 왕도 랭스에서 대관식을 치렀는데, 왜 유독 앙리 4세를 따 축제 이름을 지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대대로 아이 마을 사람들이 앙리 4세에 상당한 친근감을 가졌던 것만은 분명하다.

샴페인의 향기는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이건 기적입니다. 저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라는 돔 페리뇽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톡톡 터지는 하얀 기포의 샴페인에 유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





주간동아 360호 (p90~91)

글·사진/ 전화식 다큐멘터리 사진가 utocom@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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