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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피플 | 김각영 신임 검찰총장

‘위기의 검찰’ 긴급구조 성공할까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위기의 검찰’ 긴급구조 성공할까

‘위기의 검찰’ 긴급구조 성공할까
‘충청 인맥의 대부’로 불리는 김각영 신임 검찰총장은 포용력이 뛰어난 ‘화합형 인물’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검찰을 추스를 적임자로 그를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디를 가나 적이 없다는 것은 지금처럼 갈갈이 찢겨진 검찰 조직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안성맞춤이다. 청와대가 검찰총장 내정자를 발표했을 때 선거를 코앞에 둔 한나라당이 별다른 반발을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

겉으로는 조용한 ‘관리형’으로 알려진 김총장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발도 넓다. 그를 잘 아는 한 인사는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등 정계에도 지인이 많다”고 전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이팔호 경찰청장은 그와 같은 충남 보령이 고향. ‘보령 3인방’이 검찰과 경찰, 그리고 ‘경제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수장인 셈이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지검장, 대검 차장, 법무부차관 등 법무부와 대검, 일선 검찰청의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초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1975년 대구지검 검사로 출발한 김총장은 7년여 동안 계속 지방을 돌다 임관 8년 만인 82년 처음으로 서울지검 본청에 입성했다.

요직 두루 거친 화합형 … 85년 금품수수 전력 ‘약점’

그런 그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바로 89년 광주에서 발생한 이철규군 변사사건을 맡으면서부터. 당시 검찰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수사를 벌였지만 타살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여전히 학생운동을 하다 숨진 이군이 공권력 등에 의해 타살됐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이때 김총장의 실력이 발휘됐다. TV 방송에서 마련한 시사토론 프로그램과 국회 청문회 등에 나가 ‘검찰이 왜 실족사 했다고 보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함으로써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었던 것. 국회는 당시 타살 혐의가 짙다고 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조사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없자 조사보고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공안부장 때는 전임 진형구 부장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파업 유도 발언 사건’을 원만하게 처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칫 잘못하면 노사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뻔했던 위기국면을 잘 수습해 산업현장에 다시 평화가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대기만성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친화력과 효심은 유명하다. 항상 넘치는 유머로 대화를 주도한다. 서먹서먹한 자리마저 끝날 때는 자연스러워진다는 것. 그를 아는 주변 인사들은 그를 ‘정당 대변인’이라고 놀린다. 92년 남북대화 때도 그의 ‘언변’은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통일부 관계자들은 전한다. 김총장의 부인 조중순씨(55)는 “다정다감하고 정이 많다”며 “결혼기념일을 한 번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줄 정도로 자상한 분”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치매로 고생하는 노모의 변을 직접 받아낸 그의 효심은 아직도 검찰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노모가 세상을 뜨기 6년 전부터 거동을 못하게 되자 그는 매일 노모를 목욕시켜 드리고 대변을 직접 받아냈다는 것.

이런 그의 포용력과 친화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김총장의 전력을 문제 삼기도 한다. 부실 수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재수사로 이어진 ‘정현준, 진승현 게이트’의 지휘책임자였고, 다섯 번이나 수사를 벌인 ‘이용호 게이트’ 역시 그의 책임이 크다는 것.



또 85년 마산지검 충무지청장(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시절엔 밀수사건으로 구속된 세관직원의 석방과 관련, 지방 세관장으로부터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문제가 돼 대구고검으로 전보된 전력도 있다.

물론 ‘3대 게이트’에 대해서는 김총장의 책임을 묻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오히려 당시 대검의 수뇌부에 더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전력은 11일 부임한 김총장에게는 큰 부담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가 이런 부담을 벗어버리고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만신창이가 된 검찰 조직을 추슬러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360호 (p16~16)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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