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5

2002.03.14

“2012년 천지개벽…국운이 열립니다”

  • < 공주=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0-20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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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천지개벽…국운이 열립니다”
    2월28일 한바다를 만나기 위해 계룡산 동학사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의 탈당 소식을 접했다. 작년 11월, 한바다는 3월 초에 박근혜씨가 탈당하면서 정치구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현실은 하루가 빨랐다.

    한바다의 거처가 있는 공주 계룡산 자락에 도착하자마자 박부총재의 탈당이 화제에 올랐다. “3월 중순쯤 한나라당 내 비주류들이 크게 동요합니다. 최소 5~6명은 탈당합니다. 민주당도 변화가 생길 겁니다. 3~4명 빠져나가는데 이들이 연대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구도가 깨지고 새로운 3자 구도가 나타날 것입니다. 박근혜씨의 탈당이 기폭제 구실을 하죠. 5월 정치권은 매우 복잡해요. 막후에서 김종필씨, 박태준씨가 활동합니다. 영호남 화합을 위해 박근혜씨와 한화갑씨가 나설 것이고 이수성씨와 박상천씨가 일종의 대사 역할을 하겠군요.”

    한바다는 이야기 도중 잠깐잠깐 명상에 잠겼다가 본 ‘상’(象)에 대해 말해주었다. ‘김정일의 방한은 월드컵 이전인 3월 중순~4월 중순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지금 본인도 오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핵과 관련된 문서를 들고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쨌든 김정일의 방한이 이루어지면 국내 정치는 또 한 차례 큰 변화를 맞을 것이다. 월드컵은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그 열매를 거둘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가 구술한 내용을 제자들이 정리한 ‘3천년의 약속’(아름드리미디어)에는 이와 관련해 강력한 암시가 들어 있다. 우선 온국민의 관심사인 월드컵에 대해 그는 보통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답변을 했다. 한국팀의 조예선 성적 2승1무, 특히 마지막팀(포르투갈)과는 1대 1로 비긴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팀의 8강 진출 가능성을 70~80%라고 했다.

    이 같은 예상 외 결과는 연말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가 지목한 유력한 한 후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미미하지만, 봄날의 싹이 가랑비를 맞고 나면 어느 날 쑤욱 자라나듯 2002년 중반기가 되면 어느새 크게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다른 거국적인 변화나 어떤 감격적인 장면이 벌어진다면 갑작스럽게 부상할 소지가 큽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인기가 상당할 것입니다.”



    세속적인 삶과는 거리를 둔 명상가가 예측이 빗나갈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월드컵이나 대선 결과를 이야기한 것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한바다는 누구인가. 공주 계룡산 자락 상신리에 머물고 있는 한바다(43·본명 박광수)의 직함은 명상수련단체 지도자다. 그는 1996년부터 ‘해피 타오’(Happy Tao)라는 독특한 생명자각 시스템을 창안해 구도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해피 타오’란 명상과 수련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인격을 변화시키는 대오(大悟)의 경지를 가리킨다.

    한바다는 서울대 불문학과에 재학중 명상과 요가 수행을 하다 23세가 되던 해 지리산에서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본 후 구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학에 들어갈 때만 해도 그의 꿈은 직업 외교관이었다. 타고난 언어감각(7개국어를 한다)과 외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그 꿈을 받쳐주었다. 그러나 명상의 세계에 빠지면서 그는 이야기로 가득 찬 우주와 만났다.

    “2012년 천지개벽…국운이 열립니다”
    옛날 지혜로운 이들(현자)은 자기 마음을 비워 우주의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에는 인간을 살려주고 도와주며 앞길을 예시해 주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 메시지를 읽는 것을 세속에서는 예언이라고 한다. 한바다는 “예언이란 아직 물질로 나타나지 않은, 영적 세계에 있는 운을 읽어내 밖으로 드러내주는 것, 에너지 파동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읽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에너지 파동에는 과거·현재·미래가 통합되어 기록되어 있다(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 미래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념과 행위의 결과로 기록된 파동들이 현실 세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예언가들은 제3의 눈(아즈나차크라)이 열려 이것을 정확히 읽어내는 사람들이다. 한바다는 예언 대신 ‘비전 리딩’(vision reading)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스스로 비전가라고 말한다.

    그가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95년 봄 멕시코 마야 유적지를 순례하던 도중이었다. 어느 순간 마음을 비우고 무심히 있으면 불쑥 가슴으로 느껴지는 강력한 에너지와 머리에 떠오르는 상이 있었다. 처음에는 내적인 체험이거니 생각했는데 그것이 실제 외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메시지가 있으면 그곳으로 간다. 한동안 고대문명의 흐름을 읽기 위해 유럽에 있었고, 아예 미국에서 살기 위해 이민을 떠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 땅은 너무 재미가 없어 6개월 만에 돌아왔다. 96년 친구를 만나러 며칠 광주에 들렀다가 ‘이곳에서 뭔가 일어나겠다’는 메시지(이곳의 한이 풀려야 국운이 풀리고 일본 및 북한과의 관계도 열려 평화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 그는 이곳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을 직감했다)를 받고 눌러앉았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그는 계룡산으로 돌아왔다.

    지구 대변혁의 메시지를 담은 ‘3천년의 약속’이 책으로 엮어져 나온 것도 우연이었다. 2001년 2월 무렵 제자들이 “누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그의 대답이 예상 밖이자 제자들은 거듭 물었고, 질문의 내용은 점점 깊어져 갔다. “남북통일은 언제쯤 이루어질까요?” “2012년경 지구에 대변혁이 일어난다는 예언들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지구가 망하는 건가요?” 제자들이 대화 내용을 녹취하고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그가 차기 대통령이나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세상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2012년 지구 대변혁 이후 우리나라에 3000년 대운(大運)이 들어오기까지 필연적인 현상일 뿐이다. 한바다에 따르면 앞으로 10년은 가후천(假後天) 시대로 이미 후천 시대의 운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물질 차원에서 시작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 후 3000년을 진후천이라고 하는데 이때 인간의 평균 수명은 150세로 늘어나고 영성이 높아져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진후천의 3000년이 지나면 인간은 다시 400년 정도 정체기를 겪다가 두 번째 후천 시대가 열리는데 이때 보통사람도 성자급으로 진화한다. 이 시기 영적으로 강렬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당장 2012년 대변혁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느냐에 쏠렸다. 한바다는 2010년 6월경부터 전 지구적으로 천재지변이 나타나다 2012년 마무리된다고 했다. 땅이 흔들리고 일부 땅이 가라앉거나 솟아오르며 해일이 일어나는 등 천재지변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며 미국 땅의 7분의 2가 사라진다. 그리고 33인의 성자가 나타나 지구를 정화하고 14만4000명의 리더가 혼란을 수습한다는 내용이다.

    10년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니다. 곧 현실이 될 미래를 눈앞에서 보듯 읽어 내리는 한 명상가 앞에서 열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대변혁기에 인류는 어떤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가, 33인의 성자는 누구인가, 남북통일은 언제쯤 이뤄지는가.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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