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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에 만병통치’ 가장 비싼 약 해프닝

  • 최영철기자

‘관절염에 만병통치’ 가장 비싼 약 해프닝

‘관절염에 만병통치’ 가장 비싼 약 해프닝
한 번 투약하는데 770만원 하는 국산 최고가 약품이 탄생했다. 화제의 약품은 국내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S사가 자체 개발한 무릎 연골 치료제 ‘콘드론’.

지난 1월6일 보건복지부는 이 약품의 건강보험 약가 상한액을 770만원(1회 투여 기준)으로 확정했다. 이로써 콘드론은 국내 보험적용 1만8000여개 약품 가운데 가장 비싼 약품으로 등록됐다. 이와 함께 ‘최고가 약은 당연히 외국 제약사 제품’이라는 제약계의 오랜 관행도 무너졌다.

그런데 최근 이 약품을 둘러싸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산 최고가 약 탄생에 흥분한 일부 언론이 “이제 770만원의 20%(본인 부담금)만 내면 1000만원이 넘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고 고통도 덜할 뿐 아니라 부작용도 전혀 없다”며 마치 이 약이 관절염에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한 것. 때문에 각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은 밀려드는 문의 전화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사실 콘드론은 먹거나 주사하는 일반 약품과 달리 환자의 무릎에서 떼어낸 정상 연골세포를 배양하는 데 쓰이는 희귀 약물일 뿐이다. 콘드론을 사용해 정상적으로 배양된 연골세포는 환자 자신의 연골에 다시 이식하는데(자기연골 배양 이식술), 이 과정에서 연골세포 배양에 실패할 경우 이식술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콘드론을 써서 연골 배양이 가능한 환자군은 무릎에 퇴행 징후가 없는, 건강한 연골을 가진 사람 중 외상으로 연골조직에 손상을 입은 일부 환자에 한정된다는 것. 따라서 관절염 환자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나 연골에 심하게 염증이 생긴 환자는 이 약품을 사용해도 효과가 전혀 없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콘드론을 ‘인공관절 수술 대체품’이라며 호들갑을 떤 것이다.



가천의대 정형외과 이수찬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관절에 심한 염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연골조직을 배양할 수 없다. 따라서 콘드론은 인공관절 수술 대상자들을 위한 대체약품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간동아 2002.02.07 321호 (p77~77)

최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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