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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일파만파 ‘국정원게이트’

위험! 정현준· 진승현 뇌관 ‘폭발 경보’

검찰 정면돌파 땐 정치권 엄청난 파문 예상 … 김형윤씨 구속 이어 국정원 전직간부들 줄줄이 수사 대상에

  • < 윤영호 기자 > yyoungho@donga.com

위험! 정현준· 진승현 뇌관 ‘폭발 경보’

위험! 정현준· 진승현 뇌관 ‘폭발 경보’
검찰이 지난해 ‘정현준·진승현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정·관계 구명 로비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않은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두 사건에는 국가정보원 김은성 전 2차장을 비롯한 김형윤 전 경제단장, 정성홍 전 경제과장 등 ‘3인방’이 개입했고 ‘이용호 게이트’에도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이 ‘3대 게이트’와 국정원의 커넥션이 의혹 대상으로 떠올랐다. 세간의 의혹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3대 게이트’에 개입해 여권의 정치자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위의 ‘3인방’이 모두 특정지역 출신인 데다 여권 실세들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은 게이트 관련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일단 검찰의 재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비 의혹 진승현 리스트는 과연 있을까

검찰은 이른바 국정원 3인방건이 언론 보도로 속속 터지고 ‘축소 은폐 수사’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만약 검찰 수뇌부가 사건의 축소 및 은폐에 조금이라도 개입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검찰 조직이 입을 상처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부담을 느낀 검찰이 ‘진승현 게이트’ 등의 재수사를 ‘정면 돌파’할 경우 정치권에 엄청난 파문이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 게이트’와 관련해 최대 의혹은 김은성 전 2차장의 수뢰 여부다. 검찰은 지난해 ‘정현준 게이트’ 수사 당시 김 전 차장에게 1000만원을 건넸고, 남편을 통해 모 의원 보좌관과도 접촉을 시도했다는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차장은 관련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경자 부회장의 진술 내용에 대한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아 국정원 관련 수사에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작년 이경자 부회장으로부터 김형윤 전 경제단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놓고도 이를 덮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샀다.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리스트’가 다시 시한폭탄으로 부각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열린금고와 한스종금 등에서 2300억여원을 불법대출받고 리젠트증권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확인하고 그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금품 로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로비 의혹을 밝히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최근 MCI코리아 회장으로 영입된 국정원 출신 김재환씨 등이 진승현 부회장 구명을 위해 정·관계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진승현 회장으로부터 받은 변호사 선임비 등 12억5000만원 가운데 4억1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올 초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재환 전 회장이 횡령 금액 가운데 일부를 여당 K의원과 국정원 정성홍 전 경제과장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그러나 정성홍 전 과장은 “국정원 후배인 정성홍 전 과장에게 4000만원을 빌려주었다”는 김재환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강력히 부인한다.

K의원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K의원은 11월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재환씨나 진승현씨를 알지 못한다”면서 “왜 김씨가 나에게 5000만원을 주었다고 진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병원에 입원,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태.

반면 진승현씨는 11월18일 검찰에 불려나와 ‘애매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씨가 ‘K의원을 모른다’면서 ‘김재환씨가 그렇게 진술했다면 사실이겠지만 그런 심부름을 시킨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진승현씨가 김재환씨를 내세워 정치권에 구명 로비를 했음을 간접 시인한 것으로 해석할 만한 진술이다.

K의원이 김재환 전 회장에게 돈 받은 사실이 검찰 재수사를 통해 확인될 경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 전 회장이 K의원에게 접근한 것은 K의원이 현 정권 실세들과 가깝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서로 모르던 관계로 알려진 K의원과 김재환 전 회장은 어떻게 해서 연결되었을까. K의원 주변 인사들은 국정원 정성홍 전 과장을 주목한다. 정씨는 K의원을 평소 ‘누님’으로 부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로선 섣불리 단정하기 힘들다. 핵심 관련자인 김재환 전 회장이 잠적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씨에게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재환 전 회장이 자신의 횡령 액수를 줄이기 위해 K의원과 정성홍 전 과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 또 다른 의혹은 진승현씨가 변호사 선임비 등으로 조성한 돈이 12억5000만원 외에 더 있었는지의 여부. 정치권에서는 김재환 전 회장이 ‘+α’를 여당 실세뿐 아니라 야당에도 ‘입막음용’으로 뿌렸다는 얘기가 퍼져 있다. 여권 관계자가 “김재환 전 회장이 검찰 수사에 불만을 품고 ‘진승현 게이트’의 뇌관을 폭로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돌았는데, 이제야 문제가 불거진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주간동아 2001.11.29 311호 (p34~35)

< 윤영호 기자 >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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