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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JP, 그 ‘러브 콜’의 꿍꿍이

서로 지렛대 삼아 정치 활로 찾아나설 듯 … 신당 가능성도 배제 못해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YS·JP, 그 ‘러브 콜’의 꿍꿍이

YS·JP, 그 ‘러브 콜’의 꿍꿍이
지난 9월12일로 계획됐던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JP)의 회동은 미국 테러사태 영향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JP의 측근은 “취소한 것이 아니라 연기한 것이다”고 말했다.

상도동의 한 관계자는 JP의 ‘밀사’ 역인 전직 자민련 의원이 8월과 9월에 걸쳐 상도동을 찾았다고 확인해 줬다. 12일 회동계획은 그 이틀전 YS가 전직 장관급 인사를 신당동 JP의 자택에 보내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DJP 공조 파기 이후 JP와 YS 사이엔 사람의 왕래가 많아지고 덕담이 오가는 등 전례 없는 좋은 분위기 속에 만남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때 두 사람은 ‘3당 합당’을 통해 공동으로 정권을 잡기도 했으나 YS가 JP를 민자당에서 사실상 축출하면서 서먹한 관계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 JP는 이런 서운함을 털어냈다고 한다. 장관 출신 자민련 한 의원은 “YS가 회고록에서 ‘JP를 내보낸 것은 내 실수였다’고 인정한 부분을 김명예총재는 좋은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관심의 초점은 YS와 JP의 ‘우호적 관계’가 정치적 연대로 발전할지 여부로 모아진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자민련의 역학구도상 두 사람의 연대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하고 대선에서의 역할 수행을 선언한 YS에게 가장 위협적 존재는 바로 ‘3김 청산론’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YS의 입장에선 JP의 퇴장 내지 무력화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DJP 공조 와해로 ‘퇴출위기’에 빠진 JP를 자신이 나서서라도 ‘건져낼’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치생명까지 위협 받는 JP 입장에서도 물 불 가릴 처지는 아닌 상황이다. “김명예총재도 YS를 ‘돌파구’로 생각할 것이다. 실수(공동정권 철수)를 만회할 돌파구로 YS와의 연대는 당장 거대 양당이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자민련 고립화’ 전략에 대한 대항전선이 될 수 있다”(자민련 당직자). YS와 JP 모두 상대를 지렛대 삼아 각각 정치 재개와 정국 반전을 노릴 것이라는 셈법이다. 상도동 한 관계자는 “두 분의 경우 결심만 선다면 신당을 창당하는 데 한 달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JP 섣불리 손잡지는 않을 것” 시각도

이와 관련 자민련의 다른 당직자는 “자민련은 두 가지 정국 대처전략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15명 의원이 똘똘 뭉쳐 정기국회 동안 ‘캐스팅 보트의 파워’를 두 거대 정당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 그 하나. 그와 동시에 정기국회 이후 자민련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선정국이 조성되도록 회기중에도 여러 정치 세력과 물밑 정지작업을 활발히 해나가겠다는 것. 자민련 당직자는 “YS와의 연대 가능성도 그때를 대비한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거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민련은 자의든 타의든 한나라당과의 연대는 물론 공조 파기한 민주당과의 재결합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다. 자민련 일각에선 3김연합론의 원조인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YS나 민주당과의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자민련 한 의원은 이총리 잔류선언 당시 ‘비사’를 공개했다. “그 당시 당에선 이총리에 대한 강력한 성토가 이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 한 의원은 이총리측에 ‘나중에 양쪽(DJ-JP) 사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지금 남겨두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 메시지를 전달한 후 이총리는 ‘말보다 행동으로 해명하겠다’ ‘훗날 내 뜻을 알 것이다’고 말했다.” 만약 이총리가 DJP 화해의 중개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잔류 선언 당시 이총리가 던진 말은 총재직 잔류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고 DJP 화해의 모양새도 그럴듯하게 만드는 사전 포석으로 평가 받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노련한 JP가 섣불리 YS와 손잡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정략적 야합을 밥 먹듯 한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과의 연대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정황과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JP는 지난 9월11일 “내년 일이 훤히 보인다”고 말했다. JP와 YS는 지금 서로에게 ‘러브 콜’을 보내면서 때가 무르익기만을 기다리는것 같다.



주간동아 2001.09.27 303호 (p24~24)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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