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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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심판은 ‘동네 북’이 아닙니다“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5-01-12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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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심판은 ‘동네 북’이 아닙니다“
    심판이 웬 노동조합이냐고들 하지만 축구심판도 노동자입니다. 그것도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계약에 위협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지요.”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의 노조로 기록된 ‘한국프로축구심판노동조합’ 이재성 위원장(44)의 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소속 심판 20여 명으로 이루어진 이들 노조는 지난 7월9일 신고필증을 교부 받아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 6월24일 대전경기에서의 판정미숙으로 야기된 관중들의 경기장 난입에 책임을 물어 왕종국 심판이 사퇴하자 본격적으로 노조 결성에 나섰다. “그동안 잡음이 생기면 결론은 항상 심판 중징계라는 무마용 처방이었습니다. 합당한 징계라면 달게 받겠지만 연맹은 무조건 심판만 희생양으로 만들어 온 겁니다.” 7월2일 이들이 권리보호를 주장하고 나서자 연맹은 “축구협회 소속 심판들로 경기를 진행하겠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심판들이 마지막으로 꺼낸 카드가 노동조합. 노조 결성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던 데에는 열악한 근로조건도 큰 이유가 되었다. 심판 초임은 월 110만 원선.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이들에게는 상여금이나 4대 보험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납득하지 못할 것은 지난해 만든 1군 45세, 2군 40세의 정년 규정이다. “경력 10년은 되어야 제대로 된 경기운영이 가능합니다. 연맹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약관을 고치는 방식에 누가 수긍하겠습니까.”

    이위원장은 올해로 심판 경력 13년째인 베테랑이다. 학창시절 선수생활을 한 후 개인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그저 축구가 좋아’ 서른이 넘은 나이에 늦깎이 심판이 되었다. “심판들도 팬들 못지않게 축구를 사랑합니다. 노조 출범이 축구열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도 되고요. 그렇지만 이게 바른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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