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4

2001.07.26

배꼽 빼는 ‘동물 뉴~스’ 아시나요

신랄한 사회풍자와 비틀기 … 4회로 그쳤지만 네티즌 폭발적 반응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5-01-12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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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꼽 빼는 ‘동물 뉴~스’ 아시나요
    출산 후 허리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는 캥거루, 생쥐와 원조교제를 하다가 붙잡힌 집쥐…. 동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풍자유머 ‘동물뉴스’(총 4편)가 네티즌들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월부터 PC통신 나우누리를 통해 공개된 이 ‘친근한 웃음들’이 나우누리 유머란에서 기록한 조회수는 이미 2만 회 이상. 그러나 인터넷의 각 게시판과 친구들끼리의 이메일을 통해 확대, 전파하는 통신 유머의 속성상 공식조회 숫자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작가 황보용씨(33, ID 타바스코)는 애니메이터 출신의 아마추어 유머 작가. 지난해 가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 ‘가을동화 고스톱 버전’, ‘허준 고스톱 버전’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날마다 반복하는 방송뉴스의 패턴을 응용하면 재미있겠다고 착안해 동물뉴스를 구상했다”는 황씨는 “게재 이후 하루 수백 통씩 쏟아지는 메일과 쪽지 세례에 통신 접속이 겁날 지경이었다”며 ‘인기작가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웹상에는 다양한 버전의 동물뉴스가 있지만 황씨의 동의를 얻지 않고 무단 짜깁기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은 물론 라디오며 스포츠 신문 등 대중매체에 자기가 쓴 것처럼 기고하는 사람도 많아 마음이 상했다고 황씨는 말한다. 애초에 10편까지 구상한 동물뉴스를 4회에서 접은 것도 ‘가짜 작가’들이 난무해 기운이 빠졌기 때문이라는 것.

    1편이 말장난을 통한 평면적인 웃음이 많은 데 비해 뒤로 갈수록 구체적 대상에 대한 풍자와 비틀기 같은 고차원적 웃음의 장치들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TV나 라디오 뉴스 아나운서의 멘트를 그대로 활용한 문체야말로 ‘동물뉴스 시리즈’의 가장 큰 강점. 자, 그럼 동물사회에서 물의를 빚은 범죄자들을 만나 그들의 파렴치한 행각과 변명을 들어보기로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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