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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 무술 창시자는 초우선사”

中 허난성 안양 師大 연구팀 ‘달마대사 창시설’ 전면 부정 … 10년 추적 보고서 ‘역작’

  • < 소준섭/ 상하이 통신원 youngji@81890.net >

“소림 무술 창시자는 초우선사”

“소림 무술 창시자는 초우선사”
소림사 무술의 진정한 시원(始原)은 누구인가. 중국 무공의 ‘정통’으로 추앙 받는 소림사 무술의 창시자는 그간 달마대사로 알려져 왔다. 영화나 무협지 등 소림 무술을 다루는 모든 창작물들이 그를 창시자로 인정하였고, 또 이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왔기 때문.

정설로 굳어진 소림 권법의 ‘달마대사 창시설’을 부정하려는 시도들은 추종자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이를테면 지난 1989년과 90년에도 소림사 초대 주지 ‘보투어 스님 창시설’을 두고 중국 소림 권법 학술회까지 열렸으나, 결국 달마대사 창시설을 뒤엎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불변의 진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중국의 학자들이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가지고 ‘달마대사 창시설’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기 때문.

지난 3월 소림사가 위치한 중국 허난성(河南省) 안양사범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림사 무술의 창시자는 달마대사가 아니라 소림사 2대 주지 초우선사였다는 것. 이 대학의 마아이민 교수가 지난 90년 11명의 연구원과 함께 만든 소림사 무술 연구팀은 그동안 소림사 무술의 기원을 10년 넘게 추적해 왔다. 이번 발표는 연구팀이 그간 모은 역사자료 및 문헌에 대한 분석과, 운문사, 용천사, 북제석굴, 청량산 등 소림사와 관련이 있는 전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근거해 나온 것으로, 보고서 분량만 30여만 자에 이른다. 이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중국학계는 역사학 심리학 지리학 등의 각기 다른 각도에서 분석을 진행한 ‘역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우선 달마대사가 허난성에 머물던 시기에는 ‘소림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초우선사 창시설’의 근거로 제시한다. 인도 승려였던 보리달마대사가 소림사 일대인 허난성 송루어 지방에 머문 문헌상의 시점은 북위시대 초인 효문제 10년(486년)에서 19년(495년) 사이. 하지만 당시 송루어에는 소림사라는 절은 있지도 않았고, 따라서 달마대사는 소림사나 소림사 무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더욱이 초대 주지인 보투어 스님 시절의 소림사는 오로지 불교경전을 익히는 데에만 몰두해 속세와는 완전히 단절된 경건한 불제자들로 가득했기 때문에 소림 무술이 탄생할 수 있는 자양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로써 달마대사와 보투어는 소림무술의 창시자 대열에서 탈락했다고 주장한다.



보투어 스님에 이어 제2대 소림사 주지에 오른 스님이 바로 초우선사. 보고서는 초우선사의 족보와 출생지, 성장 배경, 무술유파 등을 치밀히 추적해 그를 소림사 창시자로 지목했다. 이에 따르면 초우선사는 소년 시절부터 현재의 안양현(安養縣에) 위치한 예시아 사원에서 무술을 연마해 그의 나이 33세 때인 북위 선무제 10년(512년)에 소림사 최초의 무승(武僧)이 되었다는 것. 그가 주지가 된 뒤 소림사는 본격적인 무술 단련의 장으로 탈바꿈했고, 이후 이것이 소림사 무술로 발전해 오늘날과 같은 소림권법으로 완결되었다는 주장이다. 즉 소림권법의 원류는 따지고 보면 소림사가 아니라 안양현의 예시아 사원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소림무술이 예시아 사원에서 비롯되었다는 근거로 초우선사 이후에도 계속된 소림사와 예시아 사원과의 인적 교류를 예로 들고 있다. “곤봉만으로 수천 명의 적을 물리치고 당왕(당태종)을 구출했다는 고사에 나오는 13명의 스님 중 우두머리 스님이 소림사 주지 지조법사인데, 그도 원래 예시아 사원 운문사 출신의 무승이었지요.”

연구팀장 나아이민 교수는 이와 함께 초우선사가 입적한 후 소림사가 그의 재(災)를 소림사와 운문사에 분산 안치한 것도 바로 예시아 사원의 ‘소림 무술 발원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허난성 철학사회과학 전문위원회는 안양사범대학의 이번 연구를 소림무술의 종합적인 가치와 의미를 밝히고, 중국 무술사의 원류와 발전을 추적하는 데 큰 족적을 남긴 쾌거로 평가한다.



주간동아 2001.05.03 282호 (p60~60)

< 소준섭/ 상하이 통신원 youngji@81890.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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