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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섭 장관과 대산건설 ‘특별한 관계’

DS건설 전신 한때 사장 재임 … 비슷한 규모업체보다 관급 공사 10배 이상 수주 특혜 시비

  •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

오장섭 장관과 대산건설 ‘특별한 관계’

오장섭 장관과 대산건설 ‘특별한 관계’
오장관이 몸담았던 건설회사가 비슷한 규모의 업체에 비해 관급공사를 10배 이상 수주했는데, 공정한 장관직 수행이 가능하겠는가”(한나라당 윤한도 의원)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장섭 건설교통부 장관) .

지난 3월26일 개각에서 입각한 오장섭 건교부 장관은 4월16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3·26 개각을 ‘땜질 개각’이라고 비난해 온 한나라당 의원들이 “인사청문회에 버금가는 검증절차를 통해 문제가 있는 장관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잔뜩 벼르던 터여서 이날 신고식은 예고한 일이었다.

지금은 사촌동생이 DS건설 사장

건설업계에서는 오장관의 건교부 입성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인다. 긍정적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오장관이 건설업체 사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한다. 이들은 특히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치인 출신 장관의 역할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오장관이 한때 경영했던 건설업체가 부도를 냈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한 중견 건설업체 사장은 “건설업체 사장 출신 인사가 건교부 장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오장관의 경우 친족이 경영하는 ‘조그마한’ 회사에 들어가 사장이 되었고, 그가 떠난 이후라고는 하지만 그 업체가 부도까지 냈기 때문에 ‘성공한’ 건설인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오장관 입각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의 적극적인 추천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정설. 지난해 4월 16대 총선 이후 자민련이 원내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었을 때 총무와 총장을 잇달아 맡았던 오장관이 당을 잘 추스른 데 대한 보은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

오장섭 장관과 대산건설 ‘특별한 관계’
오장관의 건교부 장관 임명과 관련, 논란을 제공하는 업체는 충남 예산의 대산건설. 충남지역에서 도급순위 1, 2위를 다투던 이 회사는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다음날 농협 예산지점 등에 돌아온 어음 18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되었다. 대산건설의 부도는 서우주택건설의 대전 목동 서우 한사랑아파트 시공에 보증을 서주었다가 이 회사 부도로 대신 공사를 떠맡은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오장관은 지난 92년 14대 총선에서 민자당 의원으로 당선, 정계에 입문하면서 대산건설 사장직을 떠났지만 부도 당시 여전히 10%의 지분을 가진 주주였다.

대산건설은 부도 이후 화의법상 화의를 신청, 다음해 5월26일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의해 인가받았다. 다음해 8월30일에는 회사를 분할, 회사의 모든 영업권 일체를 새로 설립한 DS건설에 이전했다. DS건설의 설립 자본금은 150억원으로 대산건설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이제는 대산건설 대신 DS건설이 돈을 벌어 대산건설 빚을 갚는 방식이 된 셈이다.

오장관은 대산건설의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운 듯 3월30일 기자 간담회에서 “대산건설에 불이익이 갈 수 있을 정도로 공정히 처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장관은 이어 “지난 97년 대산건설 부도 후 화의가 이뤄지면서 당시 지분 10%에 대한 주권 포기각서를 채권단에 냈던 만큼 대산건설과 나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전히 오장관과 대산건설의 관계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지난 4월16일 국회 건교위에서 오장관을 상대로 “대산건설에서 분리하여 나온 DS건설이 창립 1년 만에 전국 건설업체 도급 순위 99위로 뛰어오른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추궁했다.

같은 당 윤한도 의원 역시 “작년 도급순위 99위인 DS건설의 공공 공사 수주액은 1040억원(대한건설협회에 신고한 수주액은 957억6900만원)인 데 반해, 97위인 신원종합개발과 98위인 동광건설의 공공 공사 수주액은 각각 63억원과 515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 DS건설의 공공 공사 수주에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DS건설은 현재 오삼근 전 회장의 아들이자 오장관의 사촌동생 인섭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DS건설 배선동 상무는 “우리 회사는 토목건축 분야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수주 물량의 100%가 공공 공사”라면서 “그러나 현재 공공 공사 수주방식은 과거와 달리 상당히 투명한 상태여서 발주기관이 누구를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 없다. 임직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뛴데다 운도 따라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오장관 입각 이후 주시하는 곳이 많아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DS건설의 막대한 공공 공사 수주 물량 못지않게 뒷말이 무성한 부분은 화의 인가 과정. 먼저 회사 관계자들도 인정하듯 건설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화의법상 화의 인가가 났을 뿐 아니라 그 과정도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일부에서는 오장관이 지난 98년 4월16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공동여당인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탄 것과 관련지어 해석하기도 했다.

오장섭 장관과 대산건설 ‘특별한 관계’
화의법상 화의는 채권자들이 화의 대상 기업의 채무 탕감이나 변제 기일 연장 등 채무 재조정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한 후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로, 법원이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인가한다. 그러나 화의법상 화의는 구주를 강제소각하는 법정관리와 달리 부실을 초래한 과거 주주나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특혜’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법원은 지난 98년 2월24일 이후 인가한 화의에 대해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경영진에게 화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들의 주식 등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오삼근 전 회장을 비롯해 오장관 등의 주권 행방은 애매한 상태.

우선 자신의 주권 포기각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고 밝힌 오장관의 말과 달리 한빛은행 등 채권단은 구경영진의 주권을 담보로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DS건설 배선동 상무는 “과거 주주들이 임직원들에게 양도했고, 이에 따라 이들의 주권 포기각서와 인감증명은 회사의 고문 변호사에게 맡긴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는 회사 임직원들에게 완전히 양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 법적으로는 임직원들에게 명의 이전을 해야 하고 바이 백 옵션(과거 주주들이 되살 수 있는 권한) 조항이 없어야 과거 주주들이 지분을 포기하고 임직원들에게 내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98년 5월 화의 인가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이런 절차를 마쳤느냐”는 질문에 대해 DS건설 배선동 상무는 “오히려 직원들이 자기 권리를 태만히 한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지난 98년 대산건설 화의 인가 당시 화의 채무는 1400억원 정도. 상거래 채무에 대해서는 3년 분할 상환, 그리고 금융권 채무에 대해서는 2년 거치 5년 분할 상환하기로 약정했다. 약정 이율은 우대금리 수준으로, IMF 사태 직후 이자율이 15% 이상 치솟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말 현재 남아 있는 화의 채무는 910억원 정도. 최대 채권자는 채권액 405억원을 갖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CRC) 별류미트인베스트먼트㈜로, 지난 98년 6월 대산건설 주거래 은행이던 충청은행 퇴출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어간 대산건설 채권을 지난해 말 인수했다. 2대 채권자는 채권액 231억원을 갖고 있는 한빛은행이다.

대산건설은 현재 화의 인가 당시 변제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 별류미트인베스트먼트 정인채 이사는 “대산건설이 화의 인가 이후 400억원 정도의 화의 채무를 갚아오긴 했지만 화의 인가 이후 갚지 못한 이자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화의 채무가 1000억원이 넘어 현재의 채무구조로는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DS건설 구조조정 차원에서 전반적인 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98년 화의 인가 당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중견 건설업체 사장의 경력으로 화려하게 건교부에 입성한 오장섭 장관. 그러나 오장관으로서는 자신과 DS건설을 둘러싼 세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과거보다 훨씬 투명하면서도 엄격한 정책 집행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01.05.03 282호 (p24~25)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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