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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님, TV님 죄송합니다? 천만에!

신문님, TV님 죄송합니다? 천만에!

신문님, TV님 죄송합니다? 천만에!
최근 통신관련 기술의 발전은 정말 눈부시다. 일주일만 뉴스에 접하지 못해도 대화를 따라잡기 힘들 정도이다. 이동통신분야는 더욱더 그렇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IMT-2000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전에 Pre IMT-2000이라는 IS-95C(CDMA2000-1x)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CDMA2000-1X는 IMT-2000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던 144K의 속도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이 정도의 속도라면 기존의 단말기에선 불가능하던 초고속 데이터 전송, 동영상 메일, 온라인 그래픽 게임, 주문형 비디오`-`오디오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제 언제 어디에서나 휴대용 단말기만으로도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한 PC에서나 제공받을 수 있는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국내 모 이동통신사업자의 TV광고를 보면 “신문님 죄송합니다” “TV님 죄송합니다”라고 꾸벅 절하는 장면이 나온다. 무선인터넷이 시작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실생활과는 거리가 있던 것이 현실이었지만, 이제 CDMA 2000-1x 도입을 통해 생활 속의 무선인터넷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광고라고 한다. 이젠 CDMA 2000-1x 단말기 하나만 있으면 신문도 TV도 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사실 144K라면 A4 100장 정도의 정보를 6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이다. 손바닥만한 PDA형 단말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뉴스 영화 게임이 가능하니 신문이나 TV가 필요없을 것이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세상인가?

그러나 왜 나는 그 광고를 보면서도 그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 난 아직도 신문은 아침에 화장실에서 또는 내 메일로 들어오는 뉴스레터를 통해 보고 싶지 조그만 액정을 들고 다니면서 흔들리는 스크린을 통해 뉴스를 보고 싶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TV는 집에 돌아와서 소파에 앉아 주스를 마시면서 가족과 함께 보고 싶지, 돌아다니면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까지 챙겨보아야 할 어떤 정보들이 신문과 TV에 넘쳐나는 것 같지도 않다. 길거리에서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생활에 필요한 통신(메일), 지리정보, 티켓 예매나 뱅킹 같은 것들이다.



또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의 광고는 더욱 가관이다. 시장에서 생선을 고르면서 동영상 휴대폰을 들이대고 집에 있는 부인에게 묻는다. 어느 걸 사는 게 좋겠냐고. 아마 그 사람은 집에 돌아가서 부인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현재 정보통신부와 사업자간 협의중인 CDMA 2000-1x의 접속요금은 대용량 콘텐츠를 전송하는 ‘멀티미디어 요율’의 경우 1패킷(512byte)당 1∼2원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요금으로 30초 동안만 동영상을 전송하더라도 적어도 1000원 이상이 나온다.

휴대폰 아직은 불편하고 요금 비싸

생선 한 마리 사는 데 통신료를 1000원씩이나 지불하고도 성하길 바랄 남자가 있을까?

소비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서비스는 이런 게 아니다. 국내 무선인터넷서비스가 제대로 되려면 이런 비현실적인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할 게 아니라 정말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일본 NTT 도코모의 아이모드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것도 저렴한 요금과 편리한 서비스라는 상식적 컨셉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는 아무도 휴대폰이 신문과 TV를 대신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조그만 화면과 불편한 입력장치, 그리고 비싼 요금이라는 3중고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지금이라도 휴대성과 이동성이라는 휴대전화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나 제대로 해주길 바랄 뿐이다. 새로운 서비스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죄송하다고 허리를 굽혀야 할 대상은 신문이나 TV가 아니라 바로 너 무선인터넷이다.



주간동아 2001.04.17 280호 (p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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