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7

2001.03.29

비만과 성욕은 반비례 고개 숙인 ‘배 둘레 햄’

  • < 강경훈/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

    입력2005-02-21 15:3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비만과 성욕은 반비례 고개 숙인 ‘배 둘레 햄’
    대학 시절에 별명이 ‘기름끼’인 친구가 있었다.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던 그 친구에겐 다소 가혹한 별명이었지만, 어쨌든 그 시절 친구들은 모두 그를 그렇게 부르곤 했다.

    비만한 사람들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단연 복부 비만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일단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똥배는 인격’이라는 우스갯소리로 어색하게 낯가림을 하지만 그래도 나온 배는 어쩔 수 없다. 남성 비만에서 가장 심한 상황은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자신의 성기가 보이지 않는 경우다.

    남성들은 일단 배가 나오면 섹스할 때 배우자 성기와의 밀착이 어렵게 되고 서로 상대방을 꼭 껴안고 하는 정상체위는 더군다나 힘들다. 따라서 섹스 행위 그 자체보다는 의외로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많기 때문에 성욕이 감퇴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도 민망하다. 흔히 성행위 때는 상대의 몸을 꼭 껴안게 마련인데, 비만한 사람을 껴안을 때 잡히는 것은 단단한 근육이 아니라 흐물흐물한 지방질이기 때문이다. 성욕이 떨어지기 딱 알맞다.

    뿐만 아니라 비만은 중풍,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장혈관의 순환기질환을 비롯해 간장병, 당뇨병, 담석증, 관절염, 피부병 등 갖가지 질병을 쉽게 유발한다. 사망률도 일반인보다 20%가 더 높다고 하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 심한 것은 살이 찔수록 식욕이 성욕을 앞서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가 과도한 식사로 이어지고, 나아가 보다 심한 비만 체형을 갖게 한다. 이른바 ‘성적 악순환’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안나 마치 박사는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는 여성들보다 무절제하게 폭식하는 여성들이 성생활에 더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니 이를 풀기 위해 폭식하게 되고, 그 결과 인체에 무리가 오게 되므로 성욕까지 감퇴한다는 것이다. 자연히 섹스를 기피하게 되고 그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남자든 여자든 날렵하고 섹시한 몸매에 눈길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연구에 의하면 금연과 금주를 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들은 70대에도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건강한 성생활의 적인 비만을 효과적이고 빠른 시간 내에 퇴치해야 성욕도 높아진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