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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미국서 잠적

출국이후 행적 오리무중… 초청 주선한 컬럼비아대 교수도 ”행방 모르겠다”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미국서 잠적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미국서 잠적
정현준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 ‘고위층 비호설’의 주인공으로 지목됐던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뉴욕에서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뉴욕행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컬럼비아대학 프레드릭 미시킨 교수는 최근 이 전 위원장의 소재를 묻는 질문에 “그가 컬럼비아대학에 도착했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답변해 이 전 위원장이 컬럼비아대학 초청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금감원측의 발표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금감원측은 동방금고 사건과 진승현 게이트 사건 이후 이 전 위원장이 야당 등에 의해 ‘고위층 비호설’의 배후로 지목되자 ‘이 전 위원장이 컬럼비아대학 초청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고 진승현 게이트 배후 의혹이 제기되자 ‘11월 귀국해 결백을 밝히겠다’고 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JJ게이트 관련설로 잠적 배경에 관심

이 전 위원장은 퇴임 후 주변의 권고에 따라 외국행을 결심한 뒤 본인이 스스로 뉴욕행을 원했다고 한다. 이 전 위원장은 80년대 말 재무부 뉴욕 재무관을 지낸 바 있어 현지에 상당한 지인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금감위 자문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최범수 박사가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을 소개했고 금감위 국제자문위원을 지내면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프레드릭 미시킨 교수를 통해 연구원 초청장을 받았다고 한다. 최박사는 “프레드릭 미시킨 교수가 ‘세계은행 초청 연구원으로 떠나 연구실이 비게 될 것이므로 내 연구실을 쓰면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프레드릭 미시킨 교수는 이 전 위원장의 뉴욕 체류 여부에 대해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미시킨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한 관계자는 “컬럼비아대학의 에이펙(APEC)센터와 동아시아연구소가 공동으로 이위원장을 초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 역시 “지난 학기 내내 어떠한 행사에서도 이 전 위원장을 보거나 소식을 들은 바 없다. 그가 뉴욕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뉴욕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도 “현직이 아니더라도 장관급 인사 방문시 의전 차량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 전 위원장의 경우 아무에게도 소재를 알리지 않아 소식을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의 소재를 모르기는 국내 금감원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이용근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금감원 김모 과장 역시 “이 전 위원장 출국 당시 공항에도 안 나갔으며 소재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이 살고 있던 압구정동 아파트의 전화번호도 이미 바뀌어버린 상태. 이위원장은 슬하에 3녀가 있으나 출가, 유학 등으로 본인과 부인 단둘이서만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볼 때 현재까지 이전 위원장이 컬럼비아대학의 초청을 받은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전 위원장은 컬럼비아대학에서 연구활동을 수행하지 않고 있으며 뉴욕에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금감원 주변에서는 동방금고 사건과 열린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위원장이 섣불리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자칫하면 세풍사건의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나 PCS 사업자 선정 의혹과 관련한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같은 또 한명의 장기 유랑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주간동아 2001.01.18 268호 (p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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