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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무너지는 산업정책

지방정부 앞장세워라!

IMF사태 이후 중앙 집중도 더욱 심화… 장기적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절실

지방정부 앞장세워라!

지방정부 앞장세워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산업분야의 중앙집중도가 가장 높은 몇 안 되는 나라로 꼽힌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국 사업체 수의 55%, 총생산의 46%가 집중되어 있다(97년 통계). 문제는 사업체의 숫자뿐만이 아니다. 실물 경제활동의 토양이 되는 인력과 자본의 중앙 집중도는 더욱 높다. ‘서울에서 아무리 수준이 낮은 대학도 지방 유수 대학보다 낫다’는 그릇된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앙집중화 현상은 양적 팽창 위주의 압축적 경제 성장 과정이 낳은 필연적 산물이었다.

IMF사태 이후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더욱 심화되었다. 하나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외국계 기업들이 금융, 정보 인프라가 탄탄한 서울 등 수도권만을 선호했고, 정보기술(IT) 산업 진흥을 타고 급속하게 늘어난 벤처업체들이 주로 수도권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중앙과 지방의 경제 격차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돌아섰다. ‘서울=첨단산업, 지방=전통산업’의 등식도 자연스레 성립되어갔다.

김대중 정부의 지역산업 활성화 정책은 지방의 전통산업 분야에 돈을 쏟아부어 이를 고부가가치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불가피한 정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눈에 띄는 성과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대구시를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취지 하에 시작한 밀라노 프로젝트도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는 정작 기업인들의 참여가 적어 정부 차원의 전시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섬유산업의 국제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당장의 경기 부양 효과는 적은 편이다. 따라서 섬유산업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리가 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도 이러한 실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업인들을 상대로 꾸준히 설득작업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 정책적 지원 등 중장기 대책 마련해야



뒤늦게 정부는 각 지역별로 2∼4개의 주력산업을 선정해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부산에 자동차와 신발, 대구에 섬유와 메카트로닉스, 광주에 광산업과 가전, 대전에 생물산업과 소프트웨어 등이 지원 대상 주력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선언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식 이사는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서는 외국기업에 준하는 특혜를 주고 장기간에 걸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지원은 대부분 단기적 처방에 불과한 것들이다. 지역 관계자들은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 중장기적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 직접 개입해 지방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은 시장경제의 원칙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WTO(세계무역기구)에서도 특정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WTO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보조금 대상에서 지역 개발 목적의 보조금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방정부를 앞세우는 산업화 전략이야말로 WTO시대에 맞는 방식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주간동아 2001.01.18 268호 (p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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