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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컴백 홈’…정계재편 불붙을까

민산 재건 통해 정치세력화 도모…여권 대통합론, YS신당설 등 시나리오 무성

YS ‘컴백 홈’…정계재편 불붙을까

YS ‘컴백 홈’…정계재편 불붙을까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권에 돌아왔다. 그는 9월8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일의 반민족적 범죄행위를 규탄하고 고발하는 2000만 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민주주의 수호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YS는 그동안 재건 작업을 추진해 온 민주산악회(민산·회장 오경의 전 의원)는 물론 보수세력까지 아우르는 정치세력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는 벌써부터 YS의 정치세력화를 전제로 한 ‘정계재편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돌기 시작했다.

YS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1회 아시아 정당회의’에 참석키 위해 출국한 지난 16일 아침. 김포공항 제2청사로 YS를 배웅나온 사람들 대부분은 민산회원이었다. 이처럼 ‘민산’이야말로 YS가 정치재개를 결심한 ‘믿는 구석’인 것으로 보인다. YS에 이어 민산의 오경의 회장과 부회장단, 임원들이 차례로 서명운동에 동참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YS의 정치세력화 성공여부는 일차적으로 민산의 재건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0월25일쯤으로 예정돼 있는 민산의 ‘팔공산 산행’이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산의 오경의 회장은 “김 전 대통령이 7년 만에 민산행사에 참석하는 이날부터 실질적인 서명 작업이 펼쳐지고 민산 전국 지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상자 기사 참조). YS측은 이때부터 서울역 등에서 가두서명도 펼칠 계획이다. 정가에서는 현역 의원의 민산 동참 여부가 YS 정치세력화의 성공을 가름할 중요 요소라고 보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

민산은 지난 5월17일 북한산 산행에서 재건을 결의한 이래 한 달에 두 번씩 산행을 하며 조직작업을 해왔다. 일차 조직점검을 한 것은 지난 8월3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정식집 ‘청류관’에서 열린 ‘오경의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만찬회’였다. YS가 주최한 이날 모임은 초청자가 150여 명이었지만 참석자는 그 두 배를 넘어 성황을 이뤘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모임을 시발로 민산의 움직임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8월28일에는 대구-경북지역 민산 대표자 53명이 상도동을 방문했다. 9월25∼26일에는 민산 대표 100여 명의 거제도 YS 생가 방문, 10월 중순에는 500여 명 참가가 예상되는 경기도 화성의 민산 수도권 단합대회 등이 예정돼 있다.



YS는 민산 재건을 통한 하부 조직화작업과 함께 상층부의 연대전선 형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상도동 사정에 정통한 한 민주계 인사는 “YS가 상도동에서 정치권은 물론 종교 문화계 보수단체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만나 연대를 추진하며 전체적인 틀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이미 탈북자난민유엔청원운동본부 본부장인 김상철 전 서울시장이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YS의 정치세력화 시도가 실패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어쨌든 YS의 움직임은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한 민주계 인사는 “현 단계에서 YS를 큰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여야는 YS의 행보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때문에 그가 점점 정치적 변수로 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한 측근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영남 민심이 YS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일단 무시하면서 내부를 다잡고 YS쪽에 정치재개 명분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야권분열로 이어질 수 있어 결국에는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은 YS의 김대중 대통령 비판은 환영하면서도 지지기반인 영남권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려한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YS의 행보를 비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지지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민주당의 이인제 최고위원 모친상 빈소에서 만난 민산 관계자들과 이최고위원쪽 인사들은 “민산 재건이 이최고위원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9월11일 이위원 부부가 상도동을 방문, YS와 오찬을 함께 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민주당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난파하는 배에서 깃발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해도 다 같이 난파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전직 대통령의 정치 재개는 이해득실을 떠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YS의 현실 정치권 진입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정치 지형의 변화를 점치는 다양한 시나리오들로서 대략 다섯 갈래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상도동 주변 사람들이 최근 “극적 타협 가능성이 있다”며 이른바 ‘DJ-YS의 민주대연합’을 거론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현상이다. 또 YS가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보수세력들과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점은 YS와 JP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예상케 하는 측면도 있다. 이 두 가지를 아우르는 것이 ‘3김 합작론’이다. 차기 대통령은 3김의 양해를 얻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상도동 사정에 밝은 한 민주계 인사는 “3김간 타협에 의해서라기보다 밑에서 그렇게 만들어가려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김 합작론’은 ‘여권 대통합론’과 맞물려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 나아가 한국신당 민국당까지 포괄하는 ‘여권대통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이 시나리오는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이 무산될 경우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나라당 일부, YS까지 힘을 보탤 경우 정치권에는 엄청난 격변이 몰아칠 수 있다.

YS가 정치세력화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한다는 ‘YS 신당설’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역적으로 영남, 세력은 민산+한나라당 일부+민국당 일부 등 구체적인 그림도 곁들여진다. 영남지역 민국당 위원장 일부는 벌써 민산 가입원서를 쓰고 있다. 그러나 명분을 중시하는 YS가 야권 분열의 주역이라는 소리를 들을 신당 창당에 나서겠느냐는 점, YS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 등 때문에 신당 창당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와 함께 거론되는 것이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이다. 지난 6일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이 “야당이 강경 일변도로 갈 경우 온건세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주목받은 시나리오다. 한나라당 일부가 이탈해 YS와 손잡을 가능성, 온건세력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세력화 가능성 등이 점쳐지고 있다.

YS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YS가 일정하게 정치세력화에 성공한다 해도 영남권 민심이 이총재에게 가 있다면 YS의 선택도 민심을 벗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YS는 이총재로부터 나름의 지분을 인정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YS의 정치재개는 대선 고지의 선점을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때 이르게 촉발시키고 있다.





주간동아 2000.09.21 252호 (p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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