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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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발견의 시대 外

  • 입력2005-06-15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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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00년간 우주학의 진보를 살펴보자.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태양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우리의 은하계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 우주가 아니다 등 온통 ‘아님’을 확인시켜준 ‘부정적 발견’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부어스틴은 ‘부정적 발견’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상 속의 대남대륙(남극에서 동남아시아로 뻗어 인도양을 호수로 만든 땅)이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한 쿡 선장이 콜럼버스보다 위대한 발견자라 할 수 있다.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정영목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278쪽/ 1만원

    ◇ 그대들의 자유, 우리들의 자유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민족, 민족주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던 저자가 폴란드 민족운동사에 천착한 이유는, 지리적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폴란드가 갖는 유사성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정통성이 있는 국가권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민족은 늘 이상적 대안이었고, 민족을 현실화해 기존의 국가권력을 대체하려는 열망이 민족운동으로 이어졌다. 1772년 폴란드의 1차 분할에서 1918년 독립까지 봉건제로부터 자본주의로의 이행기에 벌어진 역동적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임지현 지음/ 아카넷 펴냄/ 342쪽/ 1만8000원



    ◇ 정신의 탐험가들

    안톤 메스머(1734~1815·독일), 메리 베이커 에디(1821~1910 ·미국),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오스트리아)의 전기. 심리학 혹은 정신치료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조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질병의 치료에 물리적-육체적 부분 못지않게 인간의 정신 및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생존한 프로이트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작가는 난해한 정신분석이론을 직접 공부해가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푸른숲 펴냄/ 436쪽/ 1만3000원

    ◇ 한비자가 나라를 살린다

    경제학자가 펼치는 본격적인 한국사회개혁론. 한마디로 ‘한비자의 지혜를 빌려 개혁을 완수하자’는 의미다. 고려대 최윤재 교수(경제학)는 엄격한 상과 벌의 시행을 주장한 한비자의 사상이, 엄정한 법과 제도의 확립을 통해 나라를 경영해야 한다는 현대 경제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한다. 인정과 의리에 얽매이고 ‘높은 분’의 ‘은혜’에 감읍하는 식의 ‘유교적’ 사고방식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 바야흐로 공자의 시대는 가고 한비자의 시대가 왔다.

    최윤재 지음/ 청년사 펴냄/ 318쪽/ 9000원

    ◇ 쇼핑의 과학

    마케팅 종사자들이 그렇게 알고 싶어하던 ‘고객의 마음’을 꿰뚫는 방법을 총망라한 책이다. 그가 제시한 아홉 가지 성공법칙은 다음과 같다. ‘고객의 손을 자유롭게 하라. 고객의 동선에도 법칙이 있다. 광고의 생사는 1m로 결정된다. 고객의 본성에 섣불리 도전하지 말리. 남성은 마음 편한 쇼핑을 원한다. 여성은 고급스러운 쇼핑을 원한다. 작은 것은 불편하고 큰 것은 아름답다. 아이들을 상품과 놀게 하라. 쇼핑은 체험이다.’

    파코 언더힐 지음/ 신형승 옮김/ 세종서적 펴냄/ 336쪽/ 1만2000원

    ◇ 매미

    인간의 삶도 매미의 하루살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시선이 닮긴 소설이다. 어느 날, 인간 중에 매미가 돼버린 이가 있으니 바로 나다. 낯선 모텔방에서 눈을 떴지만 기억을 상실한 채 지갑 속의 주민등록증으로 겨우 나를 확인한다. 교통사고가 나고 차가 찌그러지고 그 와중에 어떤 여자를 만나고, 환청과 환각에 시달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인생의 각 단계였음을 깨닫는 순간 나는 허물을 벗은 매미가 된다. 울면 울수록 커지는 공허감, 그러나 새벽이 찾아오고 주위의 매미가 하나둘 바닥에 떨어져 죽듯이 나의 기억도 혼미해져간다.

    최수철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27쪽/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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