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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표’ 선정 피튀기는 4파전

‘황금알 낳는 사업’ 인식…정치권 줄대기 등 로비설 무성

‘체육복표’ 선정 피튀기는 4파전

‘체육복표’ 선정 피튀기는 4파전
시장 규모 1조원’에 달하는 체육진흥투표권(일명 체육복표) 사업권 선정을 위한 업체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정치권으로 그 불똥이 튀고 있다. 벌써부터 온갖 소문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고 야당에서는 쟁점화를 노리고 있는 것.

체육복표 사업을 합법화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법률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은 99년 8월13일. 그러나 시행령은 1년 가까이 지난 올 8월에 들어서야 마련됐다. 이 때문에 업체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연택 전 총무처 장관)은 입찰공고 뒤 2개월간 희망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올 11월 초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체육복표 사업권자 선정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업체는 대략 네 개. 영국의 리틀우즈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한국타이거풀스, 미국의 복권업체인 SGI와 제휴한 한국정보통신, 뉴질랜드의 스포츠 게임 운영회사 TAB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스포츠 코, 대우정보시스템과 손잡은 미국의 지텍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만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선정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만큼 물밑에서 정치권과 결부된 공방전도 뜨겁다. 한국타이거풀스의 경우 국민체육진흥법 개정법률안이 통과되기까지 정치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권에서 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K씨의 인척을 내세워 정치권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가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한국정보통신과 관련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커지고 있는 중. ‘동교동 실세 관련설’에서 ‘자민련 유력인사 비호설’까지 온갖 말이 무성하다. 한국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정보통신 회장인 박헌서씨가 김영삼정부 시절 PCS사업과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는 얘기도 새삼 되살아나고 있다. 당시 박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넥스트웨이브사에 한국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지난 99년 경제청문회 당시 “넥스트웨이브사의 PCS 사업권이 재경매에 들어가게 돼 한국 기업들이 1억35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됐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복표 사업권자 선정에 대한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업체간 신경전은 입찰공고 시기를 둘러싸고도 벌어졌다. 8월25일 공고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던 희망업체들 사이에서는 입찰공고가 늦어지자 숱한 소문이 돌았다. “특정업체에 유리한 쪽으로 문항이 바뀐다더라” “자본금 규모가 바뀐다더라” 등등. 그러나 공단의 ‘체육진흥투표권준비단’(약칭 준비단) 관계자는 “8월 말 안에 입찰공고를 낸다는 원칙만 정해졌을 뿐 날짜가 정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체들이 워낙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자꾸 상대 업체와 관련지어 사안 하나하나를 해석해 곤혹스럽다는 것.

관련업계에서는 업체 가운데 선두 자리를 지켜왔던 한국타이거풀스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타이거풀스는 3년여 동안의 치밀한 준비를 통해 여타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때문에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타이거풀스가 별다른 장애 없이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비상이 걸렸다. 한국정보통신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온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 한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이 왜 갑자기 경쟁에 뛰어들었는지 그 배경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올 3월쯤부터 홍보이사를 영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체육복표 사업 진출을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한국정보통신측에서는 “우리도 실제 준비기간은 3년 정도 된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개최국으로 확정된 96년 10월부터 내부적으로 체육복표 사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98년 9월에는 미-영 합작사인 블랑코 트레이딩사에 연구 용역을 맡겨 한국정보통신이 축구복표 사업에 뛰어든다면 경쟁력이 있는지 등을 따져보기도 했다는 것. 한 관계자는 “60만 신용카드 조회기 가맹점과 190개 대리점 등 그동안 구축돼 있는 기본체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위의 두 개 업체는 요즘 한창 ‘기밀유지 계약서’와 관련해 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타이거풀스는 “99년 한국정보통신측에서 체육복표 사업과 관련해 한국타이거풀스와 사업을 같이 하든지 아니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밀유지 계약서를 썼다. 법적으로 문제삼으면 문제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정보통신은 “기밀유지 계약서가 아니고 컨소시엄 합류와 관련한 자료였다”고 반박했다.

사업권 확보 땐 부수 효과도 커

체육복표 사업에 진출코자 하는 두 회사의 노림수도 다르다. 한국타이거풀스는 “성공적인 한국 진출을 통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망을 갖고 있다. 한국을 교두보 삼아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 반면 한국정보통신은 체육복표사업 진출을 통해 국내 티케팅 시장의 독점권 확보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보통신은 이미 고속버스 등의 승차권과 관련한 건설교통부 통합전산망, 극장 영화관 등의 입장권 전산발매와 관련한 문화관광부 통합전산망 등의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여기에 체육복표 사업권까지 따낼 경우 전국적인 티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체육복표 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문광위 소속 한 의원의 보좌관은 “여러 말이 많아 자료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수뇌부에서도 사업권자 선정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동아 2000.09.07 250호 (p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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