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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하게 더욱 야하게” IJ가 떴다

아찔한 몸짓·性토크로 인기 급등…과열 경쟁으로 인한 선정성 시비도 끊임없어

“야하게 더욱 야하게” IJ가 떴다

“야하게 더욱 야하게” IJ가 떴다
”여러분, 날도 더운데 저랑 수영하러 가실래요?”

여자 진행자가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어린이용 미니 풀장에 몸을 담그고 있다.

“어머, ○○님 들어오셨네요. 방가, 방가(반가워요).”

유저(user)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행자는 연신 자신의 몸에 물을 뿌려댄다. 흠뻑 젖은 수영복이 그녀의 ‘아찔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채팅방에 들어온 회원들이 앞다투어 환호의 멘트를 올린다.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옷 벗는 미녀 MC가 진행하는 생방송이 인기다. 이들의 이름은 IJ(Internet Jockey). 인터넷 성인방송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음악 방송의 웹 자키, 채팅 방송의 NJ(Net-work Jockey) 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신종 직업이지만, 사회적인 관심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IJ는 25세 미만의 젊은 여성들. 이들 중에는 16mm 에로 비디오 배우 출신이나 누드 모델-내레이터 모델 출신도 있지만,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들도 꽤 많다. 이들은 화상 채팅 사이트나 길거리에서 인터넷 방송국 관계자의 눈에 띄어 캐스팅되거나 방송국별로 주최하는 선발대회에 응시하여 방송에 입문한다. 얼마 전 ‘바나나TV’가 인터넷과 신문 광고를 통해 IJ 모집 공고를 냈을 때는 응시자가 500명 가량 몰렸는데, 대학생은 물론 전직 간호사, 백화점 사원, 학원 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여성들이 포함돼 있었다.

인터넷 성인방송국은 지난해 10월 ‘엔터채널’ 개국 이래 계속해서 생겨나 현재는 ‘바나나TV’ ‘69타임’ ‘스타2000’ ‘WXYTV’ 등 10여개 방송국이 있으며, 개국을 앞두고 있는 곳도 많다.

이들 성인방송국이 서비스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미모의 여성 IJ가 진행하는 ‘화상 채팅’인데, 일종의 토크쇼 형식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노출 토크쇼’라고 할까. 시청자들은 한편으로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여성 진행자의 노출을 감상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화는 성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IJ들은 에로영화의 한 장면 같은 야한 동작이나 표정을 실감나게 중계하기도 하고, 케이블TV의 홈쇼핑처럼 성인용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올 6월 개국한 성인방송국 ‘바나나TV’를 찾았을 때는 밤 11시. 대부분의 사무실이 어둠에 잠겨 있을 시간이지만 이곳은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고, 직원들은 바쁘게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는 한 여성 IJ가 여학생 교복 같은 의상을 입고 앉아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동안 카메라는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그녀의 온몸을 더듬듯 생중계하고 있었다. 얼마쯤 지나자 ‘가슴을 보여달라’는 유저들의 요구가 올라왔는데, IJ는 그때마다 상의의 단추를 하나씩 풀고 스커트를 살짝 들어올리는 등의 제스처를 취했다. “저번 일요일에 신고식을 했는데, 못 보신 분들이 있나봐요” 하고 능청스럽게 대꾸도 한다.

‘유라’라는 이름의 이 IJ는 “처음 가입한 사람들은 무조건 ‘벗어라, 벗어라’ 하지만 그 단계가 지나면 스스로 자제를 하고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줍니다. 심한 요구나 욕설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들끼리 ‘나가라’며 내쫓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IJ들은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시청자들과의 쌍방향 의사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 일의 매력으로 꼽는다. 보수는 보통 등급제로, 인기도 및 출연 횟수에 따라 달라진다. 신인의 경우 회당 출연료는 10만∼15만원 선. 일주일에 다섯 번 가량 출연한다면 월 300만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은 공중파 생방송이라면 당연히 내보낼 수 없는 NG까지 그대로 방영한다. 가령 IJ가 진행 도중 화장실에 가야 한다면 입구까지 따라간다. 어떤 IJ는 방송 중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떠는 것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다.

방송 도중 시청자들은 IJ에게 “첫경험 때 어땠느냐” “수술한 가슴 같다”는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연애, 성경험 등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방송국마다 회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IJ들을 둘러싼 선정성 시비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성인방송국에서는 여성 진행자를 묶어놓고 옷을 가위로 잘라 벗기고, 깃털로 여성 진행자의 신체 부위를 건드려 성적 반응을 체크하거나 몸에 글자를 써넣는 행위 등을 벌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은 일이 있다.

인터넷 성인방송국 관계자들은 “성인방송이 지나친 노출 위주로 일관된다면 금방 싫증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엔터채널의 차영철 대표이사는 “인터넷 방송의 경우 현재 뚜렷한 관련 법규가 없지만 인쇄, 영상매체의 노출 수위를 넘지 않으면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본다. 현재는 흥미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성인이라면 남녀 구별 없이 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건강한 성인문화에 기여하도록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성인방송은 ‘골방에 갇혀 있던’ 수많은 에로비디오 마니아들을 공개적인 커뮤니티로 묶어내고, 과거 외국 포르노 사이트나 불법 사이트를 찾았던 성인 네티즌들의 욕구를 합법적인 공간 안에서 조절할 수 있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성인방송이 정말로 건전한 성인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지금처럼 여성의 신체 부위를 이용한 호기심 자극이나 남성들의 욕구를 해소하는 쾌락적 도구로만 이용된다면 건강한 성인문화 장르로 인정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주간동아 2000.07.13 242호 (p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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