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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사이버 인맥이 뜬다

‘온라인의 악수’ 세상 바꾼다

시간·공간 뛰어넘어 손쉬운 만남…전세계 네트워크 연결 엄청난 영향력 발휘

‘온라인의 악수’ 세상 바꾼다

‘온라인의 악수’ 세상 바꾼다
사람들(人)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네트워크(net)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게 바로 인터넷이 아닌가 싶다. 요즘 인터넷을 人터넷으로 표기하는 이유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인맥을 형성하는 현상은 이미 네티즌들에겐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혈연 학연 지연 등에 빗대어, 인터넷을 통해 인맥을 형성하는 경우를 일컬어 넷연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소 어색해 보이는 언어 조합이기는 하지만 요즘의 디지털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코드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디지털 인맥이라고 하면 전혀 관계의 끈이 없었던 사람을 인터넷을 통해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좀더 넓게 생각해보면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 인맥을 강화하는 것, 그것 역시 디지털 인맥 쌓기의 커다란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 회사의 한 대리는 인터넷을 통해 초등학교 시절의 짝을 만나 지금 열애 중이다. 본인 또한 인터넷에 대학 동기들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이를 통해 친구들과 자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 서비스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도 사람들의 인맥 쌓기에 대한 요구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인맥 쌓기 현상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활용하면 기존 인맥을 훨씬 쉽게 유지할 수 있고, 새로운 인맥을 좀더 수월하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 형성이 확대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네트워크(脈)에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 지인들을 다시 찾는 기쁨, 새로운 지인을 만드는 즐거움을 마다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 테니까. 물론 인간관계에 대한 요구는 세계 공통적인 것이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터넷은 세계인들과의 교류에서도 크게 한몫 해낼 것임이 분명하다.

디지털 인맥을 제대로 잘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얼굴을 맞대야 신뢰가 쌓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온라인 쇼핑몰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동네 슈퍼마켓이 유지되는 것처럼, 디지털 인맥과 아날로그 인맥은 공존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넓고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사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두 영역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마치 마블링의 자연스런 문양처럼 말이다.

이러한 디지털 인맥은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관계 형성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무역 전문 사이트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다든지,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난다든지 하는 것을 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비즈니스를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 공간은 물론 시간이라는 거리감마저 없애준다. 인터넷이 인간관계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러한 강력한 힘을 빌려 전세계 네티즌들을 하나의 테제로 묶을 수도 있다. 인터넷이 시민운동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처럼, 전세계 네티즌들이 힘을 모아 에티오피아 난민 돕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나갈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직접적인 인맥 형성은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을 네트워크로 이어줌으로써 인류의 협력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매우 좋은 모델이다.

물론 디지털 인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만 이용하면 오히려 인간관계를 더 소원하게 만들지 않겠느냐는 점에서다. 만약 네티즌들이 그저 컴퓨터에만 매달려 채팅이나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만 탐닉한다면 이런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음지와 양지는 항상 공존하는 법이다. 다만 인터넷을 통한 인맥 형성은 음지보다는 양지의 영역이 훨씬 넓을 것임을 확신한다. 오프라인의 모임을 온라인을 통해 강화하고 온라인의 모임을 오프라인을 통해 긴밀히 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인맥 형성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어질 것이다.



주간동아 2000.07.13 242호 (p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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