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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김보현 국가정보원 3차장

얼굴 드러낸 남북회담 막후 주역

얼굴 드러낸 남북회담 막후 주역

얼굴 드러낸 남북회담 막후 주역
국가정보원 내부 규정에 따르면 직원들의 이름, 얼굴, 직급 등 신원에 관한 모든 것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거기서 예외는 장관급인 원장, 차관급인 1·2차장과 기조실장 등 정무직 수뇌부뿐이다. 이처럼 익명(匿名)에의 숙명은 보안을 생명으로 삼는 ‘정보맨’의 업보다.

1급 관리관인 부서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부처에서도 비슷하지만 ‘공무원의 꽃’인 1급까지 승진하려면 통상 30년이 걸린다. 그러니 국정원 부서장들은 30년간 이름과 얼굴을 외부에 숨긴 채 살아온 사람들이다.

7월1일 국정원의 직제 개편으로 북한 및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3차장직 신설과 동시에 3차장(차관급)으로 승진한 김보현(金保鉉·57) 전 5국장(대북전략국장)도 그런 경우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사변(사건)’을 계기로 ‘공개된 비밀’이던 그의 익명도 언론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막후 물밑 접촉에서 그가 수행한 역할을 빼놓고는 정상회담의 성사 및 추진과정을 온전하게 그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는 최근호(240, 241호)에서 그가 4월8일 베이징에서의 박지원-송호경 특사 간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끈 3월9일 싱가포르 남북 비밀접촉의 막후 주역임을 밝히고, 그가 조만간 국정원 대북 업무를 총괄하는 차관급 정무직으로 기용될 것임을 ‘예고’했었다.

대북 접촉경험이 전무한 박지원 문화부장관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회담의 대표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김국장 같은 대북전략 전문가가 수행원으로 회담장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국장을 포함한 국정원 대북전략팀은 회담에 임하는 박장관에게 구체적인 지침과 회담 전략을 제공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래서 박장관은 정상회담 후 몇몇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비밀접촉의 주역들을 ‘국보급’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박장관의 말이다.



“베이징에서 회담 직전 북측이 이 얘기를 할 것이며,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그분들이 미리 한 얘기가 회담장에서 순서도 안 틀리고 정확하게 맞았다. 그래서 나는 이분들이 혹시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 아니면 점쟁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분들의 분석은 가히 국보급이었다.”

이처럼 북의 대남전략을 꿰뚫고 있는 ‘국보급’ 전문가인 김보현 국장에게 최대의 시련기는 지난해 6월 서해교전 때였다.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김국장과 함께 방북했던 한 대북 전문가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밝혔다.

“김국장은 임동원 국정원장이 통일부장관 때부터 대북 비밀접촉을 주도해왔다. 또 지난해부터는 북한의 대남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비밀접촉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 하필이면 서해교전이 터졌다. 김국장은 그때 크게 낙담했다. 그러나 김국장이 낙담한 것은 우리측 여론 때문이었다. 김국장은 서해교전을 일회적인 해프닝으로 보았다. 그래서 ‘서해대첩’에도 불구하고 북이 대화에 응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국정원은 7월1일 김국장을 3차장에 임명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근 남북관계 업무의 비중과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북한 및 남북관계 업무를 총괄하는 3차장직을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는 정권교체 후 안기부에 대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1·2·3차장제를 1·2차장제로 축소한 바 있다. 따라서 3차장제 신설은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간첩 잡는 수사기관 책임자’가 ‘통일협상’에 나섬으로써 생기는 국가정보기관의 정체성 혼란을 질타해온 야당의 논리대로라면 이같은 ‘설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작은 키에 온화한 성품인 신임 김보현 3차장은 북제주군 출신으로 국민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72년 중앙정보부에 입사한 이래 28년여간 대북 전략-정보 분야에서만 근무해왔다. 국정원은 공식적으로는 공채 기수를 따지지 않는다. 위화감이나 파벌을 조성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기수를 따지자면 김차장은 정규공채 9기에 해당된다.



주간동아 2000.07.13 242호 (p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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