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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의 모든 것

1만3200원짜리 ‘選良의 상징’

재질은 금 아닌 100% 순은 … 10대 국회 때 순금 제작서 금배지 유래

1만3200원짜리 ‘選良의 상징’

1만3200원짜리 ‘選良의 상징’
최근 인터넷 경매업체 코베이는 ‘대박’을 쳤다. 매물로 나온 15대 국회의원 배지가 경매 참가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 1000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4월7일 현재 53명이 참가, 200만100원까지 올라갔다.

국회의원들이 달고 다니는 배지를 보통 ‘금배지’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국회의원 배지’다. 금도금을 했을 뿐 재질은 100% 순은이다. 따라서 ‘금배지’는 실제로는 틀린 말이다. 무게는 약 1.56돈(5.85g). 지름 1.6cm의 원안에 무궁화 모양, 그 안에 한문으로 ‘국’(國)자가 새겨져 있다. 바탕은 자주색, 무궁화 꽃모양은 금색, 글자 바탕은 흰색이다. 15대 국회의원들이 달았던 배지의 공급가격은 1만3200원. 그러나 인건비를 빼고 단순하게 순은 가격으로만 따지면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면 ‘금배지’라는 호칭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금배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10대 국회(79. 3. 12~80. 10. 27) 때 국회의원들은 배지를 두 개씩 지급받았다. 동으로 만들어 금도금을 한 배지와 순금 두 돈으로 만든 금배지였다. 그러나 전두환대통령 집권 후 “국회의원들이 금으로 만든 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11대 국회(1981. 4. 11~1985. 4. 10) 때 재질이 은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국회의 권위를 낮추려는 군부세력의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국회의원들은 제헌국회(1948. 5. 31~1950. 5. 30) 때부터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제헌의원들이 패용하던 배지는 남아 있지 않다. 제헌동지회 윤상주씨는 “현재 네 명의 제헌의원이 살아 있지만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6·25전쟁 등 시대적 혼란기여서 챙길 틈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등록하면서 한 개씩 배지를 받는다. 뒷면에는 국회 대수와 번호가 새겨져 있는데 번호는 등록순서다. 배지 지급 업무를 맡고 있는 국회 총무과 박원재씨는 “보궐선거 당선자나 비례대표 승계자 등의 소요를 감안, 상당수를 더 주문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배지를 잃어버렸을 때는 사유를 신고하고 재교부받을 수 있다. 물론 재교부 비용은 본인 부담.

국회의원들이 배지를 지급받는 법적 근거는 국회규칙 70호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이다. 1973년 6월1일 국회규정 제38호로 제정돼 1981년 3월30일 입법회의규칙 7호, 1993년 2월23일 국회규칙 제70호로 바뀌었다. 1973년 국회규정 제30호가 만들어지면서 1964년에 만들어진 ‘국회규정 제6호 국회배지 규정’은 폐지됐다. 제헌부터 5대 국회까지는 ‘배지는 있었지만 규칙은 없는 시대’였다.



국회의원 배지는 아홉 번의 형태변화를 겪었다. 5대 국회 참의원들과 8대 국회의원들은 한글로 ‘국’이라고 쓰인 배지를 달았다. 헌정기념관 장주상주임은 “한글 ‘국’자를 거꾸로 보면 ‘논’자가 돼 “국회의원들이 논다”는 의미로 해석되곤 해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형태가 된 것은 14대 국회(1992. 5. 30~1996. 5. 30) 초반인 1993년 2월. 임기 중간에 모양이 바뀐 것은 1991년에 실시된 시도의회 선거와 관련이 있다. 시-도의원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본떠 자신들의 배지를 만든 것. 그러자 국회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했고 시-도의원 배지와 확실히 구분되는 현재의 모양이 만들어졌다.

국회의원 배지를 만들고 있는 곳은 서울 안국동의 동광기업(대표 이규덕). 10대 국회 때부터 20년 이상 만들어왔다. 동광에서는 새로 원구성이 될 때마다 600개 정도를 만든다. 국회의원들이 한 개씩 공급받는 것 외에 분실 등의 사유로 재교부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배지를 둘러싼 얘기들도 많다. 11대 때 한 국회의원은 배지를 지급받은지 며칠만에 재교부를 신청했다. “진짜 금배지인지 궁금해 표면을 문질러보다 손상됐다”는 게 신청사유. 여성 국회의원들은 재교부를 요구하며 “옷핀 형식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제작비를 조금 더 줘야 한다고. 배지는 상의 왼쪽에 달게 돼있는데 평소에는 달고 다니다가 술집 등에 들어갈 때는 떼는 의원들도 있다.



주간동아 2000.04.27 231호 (p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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