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1

2000.04.27

‘개혁 돌격대’ 정치권 영파워

30, 40대 중심 초선만 111명… “정치개혁 우리 손에”

  • 입력2006-05-19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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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 돌격대’ 정치권 영파워
    역시 16대 총선 결과의 화두는 세대교체다. 역대 총선 사상 이번 총선처럼 30, 40대 젊은 정치 신인들이 ‘주연배우 교체’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역동적으로 등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집단적 출현은 그것이 정당 핵심부의 의도된 기획에 따른 것이었든,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유권자 운동에 따른 것이었든 앞으로 우리 정치권에 행사할 영향력이 작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우선 당선자 273명(비례대표 포함) 중 초선은 모두 111명(40.6%), 재선이 82명으로 초-재선을 합치면 무려 70.6%에 달한다. 정당별 초선의원 분포는 한나라당 35.3%, 민주당 47.8%, 자민련 23.5%의 분포. 민주당은 두 명에 한 명 꼴로 초선인 셈이다. 그만큼 물갈이 폭이 컸다. 지역구에 출마한 15대 현역의원 207명 가운데 낙선자는 86명(41.5%).

    신인 파워는 연령 분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30대 초선이 10명으로 15대(5명)의 배로 늘어났다. 전체 당선자 중 30대는 13명으로 4.8%, 40대는 65명으로 23.8%에 달한다. 30, 40대를 합치면 28.6%. 이는 30대가 7명, 40대가 54명이었던 지난 15대에 비해 크게 증가한 셈이다. 50대는 106명(38.8%), 60대 이상은 89명(32.6%)이었다. 15대 총선의 50대 당선자 비율이 56.1%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정치권의 평균 연령이 하향 조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윤환 이종찬 김상현 황낙주 김수한 이기택 박찬종 오세응 신상우 서석재 김봉호 양정규 한영수 이세기 박철언 박준병 등 중진들이 모두 낙선했다.

    초-재선 193명 전체 70.6%



    이제 16대 국회를 말하는 자리에서 이들의 이름은 사라질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공천 단계에서부터 탈락했고, 일부는 선거에서 무너져 내렸다. 어차피 장강(長江)의 뒷물은 앞물을 밀어낸다.

    4·19 세대의 퇴조도 두드러진다. 신상우 최형우 이기택 김정수 문정수 이세기 김중위…. 이들도 한때는 정치권의 ‘젊은층 수혈론’ 대상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4월19일 4·19 40주년 기념식’장에는 정치의 중앙 무대에서 밀린 쓸쓸한 얼굴들로 나타나게 되었다.

    4·19 세대의 후배들인 6·3 세대들은 어느덧 정치권의 선두 그룹으로 자라났다. 특히 조홍규 박범진 박정훈 등 민주당의 이들 세대는 뒷전으로 물러난 반면, 한나라당 ‘6·3 그룹’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약진했다. 김덕룡 이부영 홍사덕의원이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한나라당의 ‘체질 개선’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한나라당에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386 세대’ 영입도 이들의 작품이었다. 같은 세대인 김문원전의원과 김도현 전문체부차관은 원내 입성에 실패했지만, 안택수의원이 재선 고지에 올랐고 현승일 전국민대총장이 새롭게 진입했다.

    이들 바로 밑의 민청학련 세대도 이번 총선으로 허리를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민주당의 경우 기존의 김근태 이해찬의원 외에 심재권씨(서울 강동을)가 새롭게 당선됐다. 한나라당은 김문수의원과 손학규전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이 대열에 서상섭씨(인천 중-동-옹진)가 합류했다. 반면 이철 유인태전의원은 재기에 실패했고, 민국당의 장기표 최고위원도 온갖 모색을 했지만 끝내 제도권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들 6·3 세대와 민청학련 세대는 소위 ‘모래시계 세대’나 ‘긴조(긴급조치) 세대’라 불리는 ‘475 그룹’(40대, 70년대 학번, 50년대 출생)과 ‘386 파워’의 등장과 비교하면 오히려 초라한 감이 있다. 그동안 민청학련 세대와 386 그룹 사이의 ‘낀 세대’로서 정치권에서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은 모래시계 세대는 민주당에서 김영환 설훈의원과 배기선 신계륜전의원 등 대표 주자들이 재선에 성공하고, 한나라당에서 김부겸 심재철 이성헌 안영근 등 ‘원외 명망가’들이 오랜 장외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원내에 진입함에 따라 매우 두터워진 그룹을 형성하게 됐다.

    386 세대의 경우 민주당에서 임종석 장성민 김성호 송영길 등이, 한나라당에서 김영춘 원희룡 오세훈 박종희 윤경식 등이 대거 진출했다. 이번 총선에서 386 세대의 ‘정치 실험’은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전 선거구에 걸쳐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등 그야말로 몇십표 차이의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 곳이 많아 이들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30, 40대 신진 인사들의 여의도 의사당 대거 입성은 오는 5월 개원할 16대 국회가 그만큼 ‘젊은 국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해준다. 그러나 이들이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희망대로 단단하기 그지없는 제도권 현실정치의 각질을 깰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475나 386 그룹의 제도권 진입은 유권자들의 ‘바꿔‘ 분위기에 편승한 ‘정치 마케팅’의 성공으로, “정치력 없는 거품”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한림대 전상인교수(사회학)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신선한 ‘문화혁명’을 선도한 386 세대의 공헌을 인정하면서도, 유독 정치권의 이들은 “권력을 향해 가는 과정 자체가 특정 정당이나 보스로부터 간택 내지 견인당하는 모습”으로 “‘앞으로 두고 보라’는 주장이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한다. 결국 “기성 정치인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정치 신인들이 낙천-낙선운동의 소나기를 피해가려는 정치권의 정략에 기능적으로 영합”했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386 대표주자의 한 사람이자 삼민투 위원장으로 서울미문화원 점거농성사건의 주역이었던 함운경씨(이번 총선에서 군산 출마, 낙선)는 “정치적인 포장으로 386 세대란 말만큼 상품성이 있는 단어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선배 세대와 다름을 주장할 만한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의욕 실천 멍석을 깔아줘야”

    성공회대 김동춘교수(사회학) 역시 “이들은 과거 정치권에 들어갔던 민주화운동 경력자들이 그러했듯이 그 세대의 수많은 이름없는 동료들이 감수했던 고통과 헌신, 열정의 몫을 충분히 챙기려 하지 않고 ‘그 세대의 대표자’임을 자임하여 지나치게 헐값으로 자신을 팔려 한다”면서 “벌써 직업정치가가 된 것일까, 아니면 이제 과거의 정신을 버린 것일까”라며 의문을 던지고 있다.

    물론 이들 신진세력이 하나의 세대 집단으로 성취하고 있는 많은 미덕들을 외면하기도 힘들다. 그들은 군부 독재의 바리케이드를 맨몸으로 넘었던 행동의 세대로서 개혁의 당위성과 급격한 정보화와 세계화에 따른 전문성을 함께 습득한 보기 드문 세대다. 따라서 서울대 송호근교수(사회학)는 “별다른 개혁 대안이 없는 현 상황에서 투지와 의욕에 찬 참신한 인물을 발탁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한국정치의 고질적 장벽을 무너뜨릴 전사로서는 그런 대로 괜찮은 셈”이라고 평가한다. 그리하여 “이들을 중요 포스트에 전진 배치해서 의욕과 패기를 실현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 신진인사들의 대거 진출은 21세기 신세대에 걸맞은 세대감각과 세대의무를 결합한 집단이 세력화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제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에 서게 됐다. 이제 시민들이 할 일은 그들이 초발심(初發心)대로 의정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냉정하면서도 차분하게 지켜보는 일이다.

    16대 총선 초선 당선자 111명 명단(지역구)

    지역 이름 나이 주요경력 차점자

    서울 종로 정인봉(한) 46 변호사 이종찬(민)

    용산 설송웅(민) 57 용산구청장 진 영(한)

    성동 임종석(민) 33 전대협 의장 이세기(한)

    광진갑 김영춘(한) 38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상우(민)

    동대문갑 김희선(민) 56 여성특위 위원 한승민(한)

    노원갑 함승희(민) 49 변호사 최동규(한)

    서대문갑 이성헌(한) 41 청와대 정무비서관 우상호(민)

    양천갑 원희룡(한) 36 변호사 박범진(민)

    강서을 김성호(민) 38 한겨레신문 기자 이신범(한)

    구로을 장영신(민) 63 애경그룹 회장 이승철(한)

    금천 장성민(민) 36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이우재(한)

    강남을 오세훈(한) 39 변호사 이평수(민)

    송파을 김성순(민) 59 송파구청장 최한수(한)

    강동을 심재권(민) 53 정당인 김중위(한)

    부산 부산진을 도종이(한) 58 부산시의장 황백현(민)

    북-강서을 허태열(한) 54 충북도지사 노무현(민)

    해운대-기장갑 손태인(한) 55 정당인 김운환(민)

    해운대-기장을 안경율(한) 51 정당인 김동주(국)

    사하갑 엄호성(한) 44 변호사 서석재(무)

    연제 권태망(한) 46 부산시의원 이기택(국)

    대구 동 강신성일(한) 62 영화배우 안원욱(민)

    남 현승일(한) 58 국민대 총장 이정무(자)

    수성갑 김만제(한) 65 경제부총리 박철언(자)

    인천 중-동-옹진 서상섭(한) 50 시민운동가 서정화(민)

    남갑 민봉기(한) 64 남구청장 유필우(민)

    남을 안영근(한) 42 시민운동가 이강희(민)

    남동을 이호웅(민) 50 시민운동가 이원복(한)

    부평을 최용규(민) 44 변호사 정화영(한)

    계양 송영길(민) 36 변호사 안상수(한)

    서-강화을 박용호(민) 52 KBS 아나운서실장 이경재(한)

    광주 동 김경천(민) 58 광주YWCA사무총장 이영일(무)

    남 강운태(무) 51 내무부 장관 임복진(민)

    북을 김태홍(민) 57 광주시 정무부시장 손민영(무)

    광산 전갑길(민) 42 광주시의회 부의장 나병식(무)

    대전 서갑 박병석(민) 48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원범(자)

    유성 송석찬(민) 47 유성구청장 이창섭(자)

    울산 남 최병국(한) 58 대검 중수부장 윤인섭(노)

    북 윤두환(한) 45 구의회 의장 최용규(노)

    경기 수원 장안 박종희(한) 39 동아일보 기자 김훈동(민)

    수원 권선 신현태(한) 53 경기도의원 김인영(민)

    성남 분당갑 고흥길(한) 55 중앙일보 편집국장 강봉균(민)

    성남 분당을 임태희(한) 43 재경부 과장 이상철(민)

    안양 만안 이종걸(민) 42 변호사 박종근(한)

    안양 동안 심재철(한) 42 MBC 기자 이석현(민)

    평택을 정장선(민) 42 경기도의원 이자헌(한)

    고양 덕양갑 곽치영(민) 58 데이콤 사장 이국헌(한)

    고양 덕양을 이근진(민) 57 유한전자 대표 김용수(한)

    고양 일산갑 정범구(민) 46 방송진행자 오양순(한)

    고양 일산을 김덕배(민) 45 경기부지사 홍기훈(한)

    남양주 조정무(한) 59 한국일보 기자 이성호(민)

    오산-화성 강성구(민) 59 MBC 사장 정창현(한)

    시흥 박병윤(민) 58 한국일보사장 장경우(한)

    군포 김부겸(한) 42 정당인 유선호(민)

    하남 유성근(한) 50 서울대 강사 정영훈(민)

    이천 이희규(민) 45 경기도의원 황규선(한)

    용인갑 남궁석(민) 61 정보통신부 장관 박승웅(한)

    용인을 김윤식(민) 52 무역협회 이사 김본수(한)

    안성 심규섭(민) 41 안성발전연 자문위원 이해구(한)

    광주 박혁규(한) 45 경기도의원 문학진(민)

    가평-양평 정병국(한) 42 대통령 부속실장 김길환(민)

    강원 원주 이창복(민) 61 민주당지도위원 함종한(한)

    태백-정선 김택기(민) 49 동부화재 사장 박우병(한)

    홍천-횡성 유재규(민) 66 홍천 횡성 군수 황영철(한)

    영월-평창 김용학(한) 43 농민후계자연합 고문 염동열(민)

    충북 상당 홍재형(민) 62 경제부총리 한대수(한)

    흥덕 윤경식(한) 38 변호사 조성훈(자)

    충주 이원성(민) 58 대검차장 한창희(한)

    보은-옥천-영동 심규철(한) 42 변호사 이용희(민)

    충남 천안갑 전용학(민) 47 SBS 앵커 성무용(한)

    공주-연기 정진석(자) 41 한국일보 기자 임재길(민)

    아산 원철희(자) 61 농협중앙회장 이진구(한)

    서산-태안 문석호(민) 40 변호사 한영수(자)

    전북 남원-순창 이강래(무) 47 청와대 정무수석 조찬형(민)

    전남 나주 배기운(민) 49 보훈복지공단 사장 이재근(무)

    광양-구례 정철기(민) 62 평통자문위원 신홍섭(무)

    담양-곡성-장성 김효석(민) 50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기노을(한)

    보성-화순 박주선(무) 50 청와대 법무비서관 한영애(민)

    해남-진도 이정일(무) 52 전남일보 발행인 김봉호(민)

    함평-영광 이낙연(민) 47 동아일보 국제부장 장 현(무)

    경북 포항북 이병석(한) 47 청와대 정무비서관 허화평(국)

    구미 김성조(한) 41 경북도의원 김윤환(국)

    칠곡 이인기(한) 47 변호사 이수성(국)

    경남 창원을 이주영(한) 48 부산지법 부장판사 권영길(노)

    진해 김학송(한) 47 경남도의원 김우석(무)

    사천 이방호(한) 55 삼천포수협조합장 김태웅(무)

    산청-합천 김용균(한) 58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권해옥(자)

    제주 북제주 장정언(민) 63 제주도의회 의장 양정규(한)

    서귀포-남제주 고진부(민) 53 조선대의대 교수 변정일(한)

    *한=한나라당 민=새천년민주당 자자유민주연합 국=민주국민당 노=민주노동당 무=무소속


    16대 총선 초선 당선자 명단(비례대표)

    이름 나이 주요 경력

    ●한나라

    이연숙 65 정무장관

    전재희 51 광명시장

    윤여준 61 청와대 공보수석

    이한구 55 대우경제연구소장

    김낙기 59 한국노총부위원장

    이원창 58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원형 49 대구시의원

    손희정 62 경북도의원

    ●민주

    서영훈 79 한국적십자 사무총장

    최영희 60 이화여대 교수

    장태완 68 수도경비사령관

    한명숙 56 여성운동가

    김운용 69 IOC 부위원장

    박인상 60 한국노총위원장

    박상희 48 중소기업협회장

    이재정 56 성공회대 총장

    허운나 51 한양대 교수

    김방림 60 연수원 부원장

    조재환 51 사무부 총장

    유삼남 58 해군참모총장

    ●자민련

    조희욱 54 ㈜MC테크 대표이사

    안대륜 60 동진그룹 회장

    ●민국당

    강숙자 55 부산시교육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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