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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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큰손’, 지난해 대전 유성구 집중 매수했다!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제주 노형동, 경남 진주 충무공동에서도 매수 이어져… 시장 공포 역이용한 5년 이상 장기투자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3-05-2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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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서울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대전 유성구, 제주 노형동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지난해 서울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대전 유성구, 제주 노형동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대한민국 부동산 큰손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떠오르는 답은 서울 ‘강남’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강남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일컫는 것일까.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통틀어 ‘큰손’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부동산 데이터가 풍부하지 않던 과거에는 말로써 논쟁이 붙었을 법한 이슈지만, 이젠 명실공히 부동산 빅데이터 시대다. 즉 명확한 팩트로 ‘큰손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은 2020년부터 부동산소유권이전 관련 세부 정보를 대중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제는 누가 어느 지역(시군구뿐 아니라 읍면동 단위까지), 어떤 종류의 부동산(토지·집합건물·건물 등)을 언제 매입했는지까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 대한민국 부동산을 이끄는 선도 세력을 가려낼 수 있게 됐다.

    부동산 큰손은 강남구 거주자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 빅데이터는 강남 3구에서도 단연 ‘강남구’가 대한민국 부동산의 독보적인 큰손이라 밝히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 신청 건수 중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 총 2130만 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강남구 거주자의 토지·집합건물·건물을 망라한 부동산 매입 건수는 33만 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송파구(24만7000건)와 3위인 서초구(21만3000건)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인구 1000명 대비 매입 건수로 따져봐도 강남구 53건, 서초구 40건, 송파구 29건을 압도함으로써 ‘강남 3구’가 아닌 ‘강남구’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큰손임을 입증하고 있다.

    지역 범위를 넓혀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서울과 경기 거주자의 매입 건수가 전체의 41%를 차지해 서울과 경기 거주자의 투자 움직임이 대한민국 부동산 방향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방만 따로 놓고 보면 경남과 부산 거주자의 매입 건수가 다른 시도를 압도해 경상권 부동산 매입자의 움직임이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방향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통상 지역 거주자는 거주 지역에 소재한 부동산을 매입하기 마련이다. 만약 거주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매입자라면 부동산을 활용한 자산 축적에 관심이 클 뿐 아니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경제력도 갖췄다는 것을 방증한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9년간 지역 간 부동산 매수세를 비교해 ‘순매수 지표’를 발표했다. 어느 지역의 순매수 건수가 높은 ‘양(+)’의 값을 가질수록 ‘해당 지역 거주자가 다른 지역 부동산을 매수한 건수’가 ‘해당 지역에 소재한 부동산이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팔린 건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높은 순매수를 기록한 지역은 대한민국 부동산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선도 도시’라 할 수 있다. 지난 9년간 수도권의 부동산 누적 순매수량 1등 도시는 역시 강남구로, 순매수 12만2000건이었다. 순매수 톱 10 지역 중 유일하게 경기에서는 ‘성남분당구’가 이름을 올렸을 뿐, 나머지는 모두 서울 자치구가 차지했다. 반대로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팔린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많은 도시는 경기 화성시와 평택시였다. 두 도시 모두 누적 순매수량이 높은 ‘음(-)’의 값을 보였다. 화성시는 약 12만 건, 평택시는 약 7만 건의 부동산이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순매도됐다.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팔린 부동산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화성과 평택 부동산이 매력적인 투자처였음을 입증한다. 화성과 평택은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확장돼온 도시로, 지금도 이 두 도시는 ‘반세권’으로 불리며 많은 투자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남구와 함께 수도권 순매수 톱 3 도시에 이름을 올린 곳은 서초구(6만6000건)와 분당구(6만4000건)다. 수도권 순매수의 장기적 흐름을 감안한다면 강남구, 서초구, 분당구 거주자들이 반세권 가치를 미리 내다보고 9년 전부터 화성과 평택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제주 노형동 매입 증가

    서울연구원의 순매수 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 거주자는 ‘반세권’ 도시 외에도 경기 김포시와 양평군을 2014년에 집중 매수했다. 2014년 김포 부동산시장을 살펴보면 미분양이 역대 최고치인 4000채를 기록해 공급 충격 공포가 절정에 달하던 시점이다. 시장 공포의 절정을 역이용해 김포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1년 후인 2015년 약 10%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김포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경험했다. 그 후 2021년까지 김포 아파트는 72% 누적 상승률을 기록해 시장 공포 한가운데에서 대담하게 투자한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에게 화끈한 수익률을 안겼다. 2014년 양평군 부동산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재개되고, 수도권2순환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화도~양평고속도로’가 착공했다. 그리고 5년 후인 2019년부터 양평군에 역대 최다인 5000여 채 아파트가 집중 공급돼 양평군의 ‘정주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반세권과 김포·양평의 투자 사례를 통해 강남구 부자들의 투자 스타일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1~2년이 아닌,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사이클을 바라보고 시장 공포의 절정을 철저히 역이용해 투자한다. 지난해부터 급속히 전염된 부동산 공포 심리에도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대전 유성구를 집중 매수하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 강남구 거주 투자자의 대전 부동산 매수 건수는 평년치의 9배에 달하는 749건을 기록했다. 특히 대전 유성구 학하동과 봉명동에 화력이 집중됐다. 해당 지역은 도안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곳으로, 총 3단계로 개발이 진행되는 도안신도시는 1단계 개발이 완료됐다(지도1 참조). 현재 2단계 개발이 진행 중인데, 연내 왕복 10차선 ‘도안대로’가 개통되면 도안신도시 교통 여건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또 2027년 충청권 유니버시아드가 개최될 ‘서남부스포츠 타운’과 ‘도안생태호수공원’ 개발이 확정됐다. 향후 도안지구 3단계 부지는 ‘제2대덕연구단지’ 개발이 기대된다.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도안신도시의 가치를 미리 내다보며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이 대전 다음으로 많이 매입한 곳은 제주시 노형동과 구좌읍이다. 구좌읍은 제주 관광 0순위로 꼽히는 함덕해수욕장, 만장굴, 비자림이 인근에 위치할 뿐 아니라, ‘제주 제2공항’ 개발 직접 수혜지라는 점이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의 마음을 훔친 것으로 보인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내륙 중 경남 매수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진주혁신도시가 있는 충무공동과 청정 관광지로 떠오르는 남해군이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진주혁신도시는 중앙동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혁신도시 정주환경 만족도 평가에서 71.1점을 기록해 전국 혁신도시 중 2위를 기록했다. 총 509개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전국 혁신도시 중 기업 유치 최고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거주 인구의 평균 연령이 33세인 충무공동은 경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며, 향후 남부내륙철도 개통 시 3시간 넘게 걸리던 수도권 이동 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되는 등 진주혁신도시의 우수한 ‘주거+일자리+미래 비전’이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의 마음을 진주로 향하게 했다. 남해군은 두곡·월포·사촌해수욕장과 바래길, 홍현해라우지 등 체험마을이 자리한 남면의 부동산이 강남구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차세대 ‘힐링 부동산’으로 떠올랐다.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의 지난해 수도권 매수 동향을 살펴보면 김포풍무동과 하남망월동 등 고점 대비 20~30% 급락한 수도권 2기 신도시에 화력이 집중됐다. 김포와 하남 지역 매수 사례에서 ‘시장 공포의 절정’을 역이용하는 강남구 거주자들의 투자 스타일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 해당 지역 아파트는 올봄부터 거래 회전율이 급증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서울은 강남 집중 매입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서울에서는 어느 지역을 집중 매입했을까. 지리적 인접성에 따라 강남구와 송파구 부동산이 1, 2등을 차지했으며, 강남과는 거리가 먼 구로구, 금천구, 용산구가 뒤를 이었다. 이는 이 3개 지역의 중장기 개발 청사진이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로, 이들 도시의 미래 투자 포인트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사진2 참조). 향후 20년간 서울 발전 청사진을 담은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광화문-서울역-용산-여의도-구로-가산G밸리’는 ‘국제경쟁혁신축’으로 지정됐는데, 해당 축은 국가 중심 공간으로서 위상을 가지며 ‘금융·벤처·IT’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서울도시기본계획은 비단 ‘국제경쟁혁신축’뿐 아니라, ‘청년첨단(바이오/의료), 감성문화(방송/문화/미디어), 미래융합(AI/R&D/로봇)’ 등 총 4대 혁신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압도적으로 ‘국제경쟁혁신축’의 비전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등기정보광장 빅데이터는 가파른 하락이 눈앞에 펼쳐졌던 지난해 공포 국면에서도 강남구 거주 투자자들은 철저히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에 따라 움직였음을 확인케 해준다. 이들이 집중 매입한 지역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확정된 미래’ ‘힐링타운의 잠재력’ ‘낙폭과대 자산’이다.

    여전히 부동산 하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시기다. 이럴 때 긴 호흡으로 장기 수익을 거둔 강남구 거주자들의 투자 키워드를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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