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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 차기 대선 주자에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 촉구

“2022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골든타임” 한목소리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제약바이오 업계 차기 대선 주자에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 촉구

2021년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개최된 ‘2021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원사 CEO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1년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개최된 ‘2021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원사 CEO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는 반도체·미래차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3대 주력 산업 중 하나다. 2021년 한국은 20조 원대 역대급 수출 규모를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강국의 신호탄을 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의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 11월 30일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 70여 명은 한자리에 모여 대선 주자들을 향해 산업계의 공통된 바람을 전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협회)는 여기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6대 정책 과제를 제안하면서 ‘보건안보 확립과 국부 창출의 새로운 길’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현실적인 약가정책을 비롯해 각 부처 정책을 조율할 통합 거버넌스 구축, 메가펀드 조성을 통한 K-블록버스터 창출, 혁신 신약 약가보상체계 마련 등 산업계 숙원 과제를 망라했다. 향후 어느 대선 후보가 얼마만큼 산업계 요구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원회목 협회 회장은 “제약주권 확립과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은 보건안보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차기 대선에 나선 각 후보가 산업계 제안을 정책 공약에 확실히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의 첫 번째 제안은 ‘백신주권 확립과 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이다. 현재 정부는 ‘글로벌 백신허브 도약’ 전략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개발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글로벌 백신허브를 만들어봤자 이미 백신을 생산 중인 다른 선진국의 생산기지밖에 안 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코로나19 백신허브 구축에 앞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얘기다. 협회는 1조 원대 규모의 백신바이오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차세대 백신 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3상 지원 확대해야”

두 번째 제안은 ‘원료 및 필수의약품 자국화 실현’이다. 현재 한국은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014년 31.8%에서 2019년 16.2%로 대폭 줄었다.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현상도 심각하다. 2018년 1933개 품목, 2019년 2982개 품목, 2020년 2989개 품목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필수의약품 공급 차질을 경험한 일부 국가는 이번 기회에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고 의약품 공급망을 자국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2월 행정명령을 통해 국방물자생산법에 의한 필수의약품 생산 역량 재건과 충분한 비축, 동맹국을 활용한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2020년부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제조하는 사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산 원료 및 필수의약품 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비롯해 허가, 생산설비, 약가, 유통, 사용 등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급 신약 창출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현재 한국이 개발한 신약은 33개에 이르지만, 이 중 연매출 500억 원이 넘는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 연간 10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과에도 제약 강국의 상징인 ‘1조 원 매출’ 혁신 신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의 글로벌 임상 3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협회 관계자는 “여기저기 퍼주기 식 대책보다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혁신성, 성공 가능성 등을 평가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합동해 5조 원 이상 메가펀드를 조성해 혁신적인 후보물질이나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후기 임상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현재 제약바이오 글로벌 시장 규모는 1400조 원대로, 한국 역시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 더욱이 한국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글로벌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다. 브라질, 러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 제약시장의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시장 정보나 네트워크 부재로 해외 진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약 개발 보상 확대 필요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글로벌 진출 통합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대륙별로 신흥 거점 국가를 선정해 현지 수요에 맞는 G2G(정부 간 거래) 전략을 수립하고, 통합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육성하는 식이다.

R&D 및 기술 혁신 결과물을 대상으로 하는 확실한 보상체계도 놓쳐선 안 된다. 현재 신약에 대한 가치보상(보험약가)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경쟁 제품과 효과가 동일한 신약 △경쟁 신약보다 효과가 우수한 신약 △경쟁 제품(대체약제)이 없는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 신약이 그것이다. 문제는 ‘경쟁 제품과 효과가 동일한 신약’에 대한 보상체계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현재 신약 가격은 제네릭을 포함한 모든 경쟁 제품 가중 평균가의 90%에서 결정된다. 이 가격으론 R&D 투자비용도 회수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따라서 협회는 신약 가격을 글로벌 시장 신약의 80~120%로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신약 등재 후 약가 인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약가 인하를 일시 유예한 후 특허 만료 시점에 이를 일괄 적용하는 방법도 제안한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 재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신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이다. 협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는 규제정책과 산업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분야”라며 “현재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정책 부서와 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산업정책 부서를 조정하는 기구가 없고 기초연구, 임상연구, 제품화 지원 사업이 연계성 없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도 촉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R&D, 정책금융, 세제 지원, 규제 법령 개선, 인력 양성, 기술 거래소 설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총괄 조정하는 정책 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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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1호 (p52~53)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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